그들을 관리하는 내 책임은 마치 손과 발에 족쇄를 채운 것처럼 무거웠다. 너무 힘이 들어 한때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감성의 힘으로 세상과 소통하라 - 마음 Touch! 감성소통> (저자 박신덕)의 P.131에 등장하는 문맥이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던가. 이 대목에서 나는 지난날을 잠시 회고하게 되었다. 영업직에 뛰어들어 남보다 두 배 이상 열심히 뛰었다. 덕분에 전국 최연소 사업소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리하게 된 직원들이 십인십색인 데다가 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깔보기도 다반사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그것은 강한 카리스마의 구축과 함께 조직의 일원화를 위한 화합의 도모였다.
한데 이러한 '경험자'의 실천이 이 책에서도 발견되었다. "(팀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내가 한 일은 잘 들어주고 인정하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잘 이해하여 주는 사람을 따르기 마련이다.
이 책은 타인과의 소통에서 불편을 겪는 사람들에게 어떤 방법이 해법인지를 알려주는 마인드 콘트롤의 역작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늘 다른 사람들도 만나야 한다. 그런데 만약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면 어찌 될까?
이 책에서는 또한 복이 되는 말로 씨를 뿌리면 복이 되는 말의 열매가 열린다고 강조한다. 반면 세 살 먹은 아이가 TV를 보다가 국회의원들이 나오니까 "아빠! 저 새끼들 또 나왔어!"라고 한다면 어찌 될까!(P.138)
그런 말은 평소 그 아이의 아빠가 그리 했기에 아이도 자연스레 배운 것의 부메랑이다. 따라서 그처럼 '죽은 말' 대신에 '살아있는 말'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역시 저자의 주장이다. 그럼 살아있는 말엔 무엇이 있을까.
그건 칭찬해 주는 말이고, 웃으며 인사하는 말이다. 이어 인정해 주는 말과 공감해 주는 말에 더하여 감사와 "잘 될 거야!" 라는 등 격려의 말이 이에 포함된다.
저자는 또한 오래 전 친한 지인의 보증을 서는 바람에 몇 억이나 되는 빚을 져 마음고생까지 심했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분노를 품고 사는 것은 마음의 독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교훈으로 받아들였다.
더불어 저자 본연의 신앙생활 더욱 충실과 함께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마인드의 치환으로 그 고비를 이겨냈음까지를 '고백'하고 있다. 스페인 속담에 '늑대와 살면 늑대처럼 우는 법을 배운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자녀를 올바르게 기르자면 늑대처럼 우는 법을 보여줘선 안 된다. 그 대신 힘이 되는 말과 기가 사는 말, 그리고 인정하는 말과 축복의 말은 천 번 만 번을 해도 부족하다고 강조함을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배운 스페인 속담 얘기를 하는 김에 보너스(?)로 일본 속담 하나를 첨언하고자 한다. 물론 이 또한 이 책 안에 들어있다.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세 번의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
#2. 위 #1의 글은 지금부터 '이실직고' 하는 내용과 부합되기에 서평(書評)으로 추가했음을 밝힌다. 이제 본론이다. 지난 8월, '국민추천포상' 제도에 관한 안내문을 보게 되었다.
국민추천포상은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헌신·노력해 온 숨은 공로자들을 국민들로부터 직접 추천을 받아 포상하는 제도이다.
그럼 어떤 사람 또는 단체가 추천될까? = 1. 사회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사람 / 2. 재산 또는 재능을 기부한 사람 / 3. 인명 구조 또는 생명 보호에 헌신한 사람 / 4.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데 힘쓰는 사람 / 5. 역경을 극복해 주변에 희망과 용기를 준 사람 / 6. 국제구호 등으로 대한민국을 빛낸 사람 / 7. 따뜻한 가족애 또는 통합(화합)을 실천해 귀감이 된 사람 = 이를 보고 심사숙고한 뒤 나는 한 사람을 추천했다. 그것도 흔쾌히.
그 대상자는 다름 아닌 내 사랑하는 아내였다. 팔불출이라고 흉을 볼 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요즘은 소위 'PR시대'라고 한다. 아이도 울어야 엄마가 젖을 준다.
이런 맥락처럼 가슴 속에 꽁꽁 감춰 두고 혼자만 알고 있는 미담이나, 국민추천포상의 골자처럼 '역경을 극복해 주변에 희망과 용기를 준 사람'의 휴먼스토리 역시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제아무리 신출귀몰의 홍길동이라 한 들 이를 알 턱이 없다.
그럼 나는 왜 감히 아내를 추천했던 것일까? 단언컨대 아내는 진정 현모양처의 길만을 오롯이 걸어온 존경의 여성이었다. 그럼 왜 그런가를 가감 없이 피력하겠다.
우선 우리부부는 자녀로 남매를 두었다. 아들은 글로벌기업의 과장이고 딸은 국립대학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한다. 그래서 지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식농사에 성공했다며 부러워한다.
한데 아니 땐 굴뚝에선 연기가 날 리 없다. 이처럼 아이들이 잘된 것은 오로지(!) + 전적으로 아내의 공(功)이다. #1의 저자 글처럼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종일관 힘이 되고 기가 살며 인정하고 축복하는 말과 행동만을 천 번 만 번 이상 실천한 덕분의 귀결이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늘 그렇게 허투루 돈벌이에, 술만 탐하는 박봉의 곤쇠(나이는 많아도 실없고 쓰잘 데 없는 사람)가 바로 나라는 위인(?)의 초상이다.
이처럼 한심한 남편에 반(反)해 아내는 두 아이를 사랑과 칭찬, 격려와 응원으로만 키웠다. 오늘 저녁 관할 동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아내가 서류심사에 합격하였으니 내일 동사무소로 나오라는 내용이었다.
접수된 서류는 이제 행정안전부로 올라가 심사위원들의 서류심사와 미팅 등을 거쳐 공적심사에서 포상이 결정될 모양이다. 그렇긴 하되 솔직히 큰상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도 고삭부리 아낙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내가 웃을 수 있을 만큼의 명예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만족하겠다. 하여간 이제 공은 행안부로 넘어갔다. 그야말로 'it's up to you'이다.
딱히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아내의 입장에서 만약에 국민추천포상자로 선정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는 분명 가문의 영광까지 될 것이 틀림없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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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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