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33.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 박탈과 '수유칠덕'의 함수 관계

  • 문화
  • 뉴스 스나이퍼

[뉴스 스나이퍼 sniper] 33. 한진그룹 회장 경영권 박탈과 '수유칠덕'의 함수 관계

  • 승인 2019-04-0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중앙일보는 3월 27일자에 [조현아 땅콩회항·조현민 물컵 갑질…결국 발목잡힌 조양호] 기사를 올렸다. 기사를 살펴보자.

=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이 결국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총수가의 갑질 논란은 대한항공의 상징과도 같은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 (...)



땅콩 회항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진가는 잠시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36)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일었다. (...)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 사건까지 세상에 공개되면서 한진가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갑질 논란은 한진가의 밀수와 탈세, 배임, 횡령 의혹으로 번졌다. 한진 오너 일가는 각종 위법 혐의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의 표적이 됐고, 이 전 이사장과 조 회장의 두 딸은 포토라인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도 조 회장에게 등을 돌렸다.(후략)" =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었다. 아울러 '수유칠덕(水有七德)'이라는 교훈이 덩달아 따라왔다. 노자(老子)는 인간수양(人間修養)의 근본을 물이 가진 일곱 가지의 덕목(水有七德)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럼 물이 가진 7가지의 덕은 과연 무엇인가?

1.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謙遜(겸손) / 2.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智慧(지혜) / 3. 구정물도 받아주는 包容力(포용력) / 4.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融通性(융통성) / 5. 바위도 뚫는 끈기와 忍耐(인내) / 6. 장엄한 폭포처럼 투신하는 勇氣(용기) / 7. 유유히 흘러 바다를 이루는 大義(대의)

그러니까 모든 것에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항상 낮은 데로 임하며,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않는 물의 심성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진家의 갑질은 그동안 세인들의 거센 비판과 폄훼의 표적으로 우뚝했다.

자식농사를 잘못 지었다느니, 돈이 자식을 버렸다는 따위의 비난 역시 속출했다. '모전여전(母傳女傳)'이라더니 어머니가 형편없으니 딸들도 그를 본받아서 그 지경이 됐다는 비판 또한 무성했다.

한진그룹은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재계 서열 14위다. 따라서 이 그룹의 직장에 입사코자 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 한다. 참고로 2017년 4월에 치러진 7급 공무원 공채시험엔 전국에서 17만 명이 응시했다.

선발 예정 인원은 4910명으로서 평균 경쟁률은 35대 1이나 되었다. 합격률 역시 2.9%에 불과했다. 반면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 출신이 된 한진家의 자녀들, 특히 딸들은 그럴 필요가 애초부터 필요 없었다.

대신 매사에 조신(操身), 또 조신을 하여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재벌의 딸들에게 감히 누가?'라는 자만과 만용이 그리 만든 것이었으리라. 한데 물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수유칠덕'의 미덕만을 항상 발휘하는 게 아니다.

'군주민수(君舟民水)'의 돌변함까지를 내재한 때문이다. 이는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인데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한진家의 기업군에 딸린 직원들도 백성의 축에 든다.

또한 '민심은 천심'이란 말도 있듯 그동안 너무나 잦은 갑질에 질려버린 나머지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된 것이었다.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 뉴스에선 또한 새삼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평범한 교훈이 겹쳐졌다. 다음 달 필자의 저서 출간을 앞두고 지인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보내주고 있다. 그중 압권(?)인 별제(別題)의 '작품'을 하나 소개한다.

<도.자.기.>라는 것인데 의미심장하기에 적어두었다. = ?(도)서관 출입과 부단한 독서의 습관으로 / (자)식농사에 성공(트리플크라운 달성)한 초졸 경비원 논설위원의 / (기)적 같은 삶의 반전 이야기?=

그럴듯 하지 않은가? 아무튼 '교만은 천사를 떨어뜨려 마귀가 되게 하고 겸손은 사랑으로 천사가 되게 한다'는 겸손 명언이 새삼스러웠다. 벼도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홍경석 작가-22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명무실한 대전시·교육청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 조례
  2.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3.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4. “정부 행정통합 의지 있나”… 사무·재정 담은 강력한 특별법 필요
  5.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1.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2. GM세종물류 노동자들 다시 일상으로...남은 숙제는
  3. 한국효문화진흥원 설 명절 맞이 다양한 이벤트 개최
  4.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5.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헤드라인 뉴스


청소년 도박 막겠다더니… 대전시·교육청 조례 유명무실

청소년 도박 막겠다더니… 대전시·교육청 조례 유명무실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각각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에 대한 조례를 두고도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자체 예산 편성을 통한 사업 실행보단 외부기관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이거나 기존 사업의 일부로 취급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다. 시와 교육청 간 연계·협력 강화를 위한 고민도 부족한 실정이다. 9일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각각 청소년 도박 관련 조례를 정비하고 시행 중이다. 대전시는 2025년 6월 '대전광역시 청소년 중독 예방 및 치유 지원 조례'를 제정했으며 대전교육청은 같은 해 9월 '대전광역시교육청..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사 선정

중도일보(회장 김원식, 사장 유영돈)가 대전·충남권 일간지 중 최초로 19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이하 지발위)는 9일 2026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중도일보를 포함해 일간지 29곳, 주간지 45곳 등을 선정했다. 중도일보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돼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운영되는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대전 둔산지구 미래를 그리다' 등 다양한 기획 취재를 진행하며 지면을 충실하게 채워왔다. '둔산지구 미래를..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