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대전, R&D도시 넘어 에이스(ACE)도시가 되는 길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대전, R&D도시 넘어 에이스(ACE)도시가 되는 길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 승인 2021-04-06 08:13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배상록-증명사진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미· 중 고위급 회담이 결렬됐다고 한다. 무엇 때문일까? 아마 국가경쟁력 우위를 점하는데 필요한 핵심사업 주도권 샅바 싸움이었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도 개인 삶, 도시나 국가번영은 항상 안정적이지는 않았고 어느 순간 변환점을 맞는다. 무역 전쟁이나 경제위기 등이 그 전환점이다.

대전도 연구개발(R&D)을 통해 4차산업 메카가 되고자 한다. 지금의 산업 변화 시기는 달리기의 바톤터치 시점과 유사하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과학 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스타트업파크 조성, 바이오랩 센트럴 유치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과학 도시가 되려면 총론적으로 ACE+DB (AI, Carbon free, E-business & Data, Bio economy: 인공지능, 친환경, 데이터 및 바이오 경제)가 선도사업이 돼야 한다. 각론에서는 시민 공감형 사업별 실현 목표가 설정될 필요가 있다.

대전이 과학 도시가 되려면 자원·인력 이외에 꼭 이룰 수 있다는 시민들의 강한 의지도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우수한 인력, 기술, 자본,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닐 수 있다. 테드(TED) 강사 사이먼 시넥(Simon Sinek)에 따르면 혁신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라이트형제보다 더 나은 여건을 가진 사람이 실패한 경우를 살펴보자. 사무엘 랭리는 하버드대학 물리학 학위, 육군성의 자금지원, 그리고 당대 최고 지식인들로 구성된 드림팀을 꾸려 비행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반해 라이트형제는 대학교육도 받지 못했고, 인력이나 재정도 열악하다 못해 개발에 착수한 인력은 그들 자신뿐이었다.

그러나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려는 라이트형제의 의지는 랭리보다 강했다. 라이트 형제는 비행 기계를 발명할 수 있다면 세계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랭리와 달리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과학자들을 만나 부족한 지식을 쌓으며 열과 성의를 다했다. 1903년 하늘을 나는 최초의 기계는 라이트 형제가 개발한 '플라이어호'라는 비행기이며 그들의 업적은 이후 전 세계에 놀라운 변화를 선도했다.

사이먼에 따르면 혁신 전파법칙이 있다. 특정 혁신제품에 대한 최초구매 인구의 2.5%는 혁신가이다. 다음 13.5% 구매인구는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 다음 34%는 초기 다수(early majority), 그다음 34%는 후기 다수(late majority) 그리고 16%는 느린 수용자(laggard)로 구성된다. 대전이 성공적인 과학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15~18%를 넘어서는 변화급가속점(tipping point)을 타 경쟁 도시보다 빨리 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전은 랭리와 라이트 형제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대전은 중소벤처기업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위치하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40개 연구기관과 카이스트를 포함한 18개 대학이 소재하고 있으며 지난해 8000억 원 이상의 벤처자금이 유입됐다.

혁신환경은 어떤가? 2020년 세계지적재산기구(WIPO) 혁신역량지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31개국 중 10위, 대전은 22위로 서울의 3위에 이어 두 번째다. 혁신역량지수가 매우 우수하다. 그런데 왜 국제적인 혁신기업이 대전에서 아직 탄생하지 않았을까? 답은 여기서 찾을 수도 있다. 대전지역 특허출원· 등록 수는 전국의 19.8%로 서울의 25.0%에 이어 2위이지만 R&D를 통한 사업화 수는 6.3%로 서울 22.1%, 경기 18.2%에 비해 낮은 편이다. 사이먼 설명에 따른다면, 과학 도시 도약을 위한 초기 수용자는 충분하다. 그러나 대전이 4차 산업 선도 ACE+DB 도시가 되는 시점은 담대한 전략수립, 꼼꼼한 집행 그리고 기필코 사업화를 이루겠다는 신념으로 가득 찬 시민이 18% 이상이 될 때가 아닐까 싶다. 뭔가 잘하는 사람을 에이스라고 한다. 대전이 4차산업에서만은 ACE(에이스)경제이길 바란다.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신보, 천안-아산 소상공인에 특례보증 지원
  2. "서산 관광 캐릭터, 가티&오슈 만나러 오세요!", 여름테마파크서 관광객 사로잡아
  3.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장에 김도경 KAIST 명예교수 선임
  4. '피지컬AI 1㎜ 에러를 잡아라' 대전창업포럼서 스타트업 '주목'
  5. 대전시 "선도지구 2차 선정 공모 또는 제안 방식으로"… 두 방식 차이점은?
  1. 세종시 교통신호, '내비게이션'으로 미리 본다
  2. 충남교육청, 학교 조리실 종사자에 방진마스크 지급 논란 확산… 정치권 "보여주기식 땜질 멈춰라"
  3. 대전보훈병원, 심평원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1등급'
  4. 대전중수청 '대전 이전' 속도… 행안부 차관 "내년 설계비 반영" 확답
  5. 중장년 재취업을 향한 열기

헤드라인 뉴스


[기획] 시립 소극장 등 건립 하세월… 시민 `문화 갈증` 해소가 우선

[기획] 시립 소극장 등 건립 하세월… 시민 '문화 갈증' 해소가 우선

'문화예술 도시 세종'을 향한 청사진은 화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예술 꿈나무들은 설 무대를 찾지 못해 인근 타 도시로 향하고, 시민들은 문화공연을 즐길 시설이 부족해 문화 향유에 목말라 있다. 여기에 재정난으로 주요 문화시설 건립까지 지연되면서, 세종의 문화예술 인프라가 도시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은 언제쯤 행정수도를 넘어 시민 누구나 문화를 누리고 예술가가 지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세종 문화예술 인프라의 현주소와 과제를 3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

무수익여신 늘어나는 시중은행... 연체율 느는 대전 기업·가계대출도 적신호
무수익여신 늘어나는 시중은행... 연체율 느는 대전 기업·가계대출도 적신호

주요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이자를 내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 비율이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대전 시중은행에서도 기업·가계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상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한계 차주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2분기 말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6조 41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말(5조 65억원)보다 28.0%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6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대 은행의 전체 여신에서..

4개국 신임 주한 상주대사, 이 대통령에 신임장 제출
4개국 신임 주한 상주대사, 이 대통령에 신임장 제출

미국과 포르투갈, 아랍에미리트, 아일랜드 신임 주한대사들이 12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장 제정식에서 신임 주한 상주대사 4명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출받았다. 신임장은 파견국의 국가 원수가 자국의 신임대사에게 수여한 것으로, 주재국 국가 원수에게 전달하는 문서다. 신임장을 제정한 대사는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와 반다 마리아 디아스 스텔제르 세케이라 주한 포르투갈대사, 자말 압둘라 모하메드 빈 압둘와합 알 수와이디 주한 아랍에미리트대사, 숀 호이 주한 아일랜드대사다. 이 대통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무궁화 축제에서 나라사랑 의미 되새겨요’

  • 폭염에 농작물도 피해 폭염에 농작물도 피해

  • 중장년 재취업을 향한 열기 중장년 재취업을 향한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