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지역자본이 뒷받침할 때 충남발전 일념"

[검색에 없는 대전충남史] "지역자본이 뒷받침할 때 충남발전 일념"

  • 승인 2021-06-30 17:05
  • 수정 2021-08-08 10:56
  • 신문게재 2021-07-01 1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컷-검색에




신용남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1967년 대전은행 설립추진위 사무소 직원
충청은행 상무 및 감사 1994년 퇴직 '증인
'


"대전은행 설립추진위 간판을 들고 세 번을 이사했지, 지역자본이 뒷받침돼야 발전할 수 있다는 일념은 변하지 않았어" 신용남(81) 세무사는 1967년 5월 당시 중도일보 사옥 1층에 마련된 가칭 대전은행 설립추진위원회 사무실에 근무하며 충청은행 탄생을 돕고, 은행에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충남대학교 재학 시절 이웅렬 중도일보 사장과 인연을 맺고 그가 주도하는 지방은행 설립 운동에 뛰어들었다.

신 세무사는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를 꿈꾸던 진로를 완전히 전환해 이웅렬 사장에게서 일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지"라며 "은행 설립추진위 사무실이라고 해봐야 은행원 출신 직원과 내가 전부였으니 대단하진 못했어"라고 설명했다.



신용남 세무사 1
1967년 충청은행 설립추진위에 참여해 지방은행 설립을 이끈 신용남 세무사.
그가 일을 시작한 때는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지방은행 설립을 언급한 직후였으며, 대전에서 기업·상공인들이 모여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은행에 뜻을 모았으나 자본금 모금에서 어려움을 겪던 때다. 신 세무사는 "지역 상공인과 기업인들도 지방은행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누구도 500만 원 또는 1000만 원을 투자하지는 못하던 때"라며 "언론인이 주체가 돼 이끄는 사업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 다들 걱정하는 눈치였다"라고 회상했다.

중도일보사 1층 사무실에서 처음 시작한 대전은행 설립 추진위사무실은 발기인 중 일원인 신원보 씨가 운영하는 대전역 앞 상가에 사무실을 만들어 옮겼고, 다시 대전상공회의소에 방 한 칸을 빌려 이주했다. 충남과 충북까지 아우르는 영업권을 갖는 지방은행이 되고자 이름을 충청은행으로 바꾸고 그해 연말부터 지방은행 설립에 서서히 힘이 붙기 시작했다.

KakaoTalk_20210626_165146886
1967년 충청은행 설립 발기인들이 한국은행 대전지점에서 회의를 갖고 있다.

신 세무사는 "은행을 세우는 데 필요한 자본금이 예상만큼 모이지 않다 보니 밖에서는 시기도 하고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라며 "지방은행은 꼭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비록 젊은 나이였지만, 다른 데 한 눈 팔지 않고 더욱 매달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대전에 상업, 조흥, 제일, 한일은행이 대전역 앞 원동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여기에 맡겨진 예금이 대전에 풀리는 게 아니라 서울기업에 대출되는 형국이었다"라며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일으키고 싶어도 돈을 구할 수 없고 은행원을 만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현실에서 지방은행이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룡건설이나 유성호텔처럼 대전에 뿌리를 내리고 기업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충청은행이라는 지역은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신 세무사는 "계룡건설처럼 설립자가 경험을 가지고 기업을 일으키고 지금까지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 지방은행의 효과"라며 "지역을 발전시킬 때 지역자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확실한 의지가 있었고,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만들어낸 것이 충청은행이었고,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개업했다는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문화동 국방부 땅 매각 검토될듯…꽃마을엔 대체부지 확보 요청도
  2.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3. 지역정책포럼 '이재명 정부 출범과 지역과제' 잡담회 개최
  4.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5. [월요논단] 대전 야구.축구, 흥행은 성공, 결과는 불만
  1. 대전교육청 리박스쿨 관련 단체 민간자격증 소지자 16명 확인
  2. [홍석환의 3분 경영] 잘할 수 있다는 믿음
  3. [편집국에서] 안전 이별 했어?
  4. [오늘과내일] 대전 칼국수와 나가사키 짬뽕의 인문학적 교류 가능성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5년 6월16일 월요일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제9회 지방선거를 흔드는 메가톤급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탈(脫) 세종이 현실화되면 직접적 타격을 입는 충청권을 넘어 인천, 호남까지 연쇄 충격파가 우려되면서 전선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앞으로 5년간 국정 청사진을 제시할 국정기획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PK 대표 공약이었던 해수부 부산 이전도 조만간 구체화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에선 경제성장수석 산하에 신설되는 해양수산..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선 올해 입주한 서구 용문1·2·3구역 '둔산더샵엘리프' 재건축 사업이 적용대상으로 꼽히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부담금 부과 예상 단지는 전국 58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전에선 용문1·2·3구역이 유일하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대 절반을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용문1·2·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재초환 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2025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학과와 교대 정시 합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로 인해,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인문계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본격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종로학원 분석결과 수도권 주요 17개 대학(서울대·고려대 등 비공개)의 인문계 학과 340곳 중 정시 합격생 가운데 55.6%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으로 나타났다. 수학..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