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국어진흥위원회 설립… 행정용어, 외래어, 한자어 남용 실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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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국어진흥위원회 설립… 행정용어, 외래어, 한자어 남용 실태는?

한남대 국어문화원 보도자료 등 공공언어 사용실태 조사
외국어 번역과 일제 잔재인 개조식 문장 다수, 순화 제안

  • 승인 2022-01-30 11:44
  • 수정 2022-01-31 08:39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대전시는 2021년 12월 21일 국어진흥위원회를 설립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행정용어 순화와 시의 주요 정책사업 명칭에 대한 자문과 심의하는 위원회로, 대전 사회 전반의 국어발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시는 국어진흥위원회 설립에 앞서 대전시 기관 및 부서의 공공언어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이 자료는 공공언어의 실태 파악 후 2024년까지 중장기 공공언어 개선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남대 국어문화원이 사업을 맡아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기안문, 공지문, 보도자료에서 언어의 품격이 지나치게 낮거나 한자어와 외국어 남용이 빈번하게 나타났음이 확인됐다. 공공언어는 생활과 매우 밀접해 개선 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시민과 소통하는 언어 표현을 위해 반드시 순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용역 결과 중 대표 사례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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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자리경제국의 경우 관련 부서 특성상 '메이커 스페이스', '허브', '플랫폼', '네트워킹' 등 외국어가 다수 사용됐다. 과학산업국도 클러스터, 메타버스, 거버넌스, 매칭, IR 등이 남용됐다. 문화체육관광국도 마찬가지다. 컨소시엄, 코로나 블루, 프로젝트, 버스킹 등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지만, 관습적으로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어 쉽고 친근한 의사소통 언어 사용이 요구됐다.



자치분권국과 시민공동체국은 외래어보다 전파나 필히, 향후, 반출기간, 舊(옛 구), 旣(이미 기) 한자어 남용이 주를 이뤘다. 또 조사의 지나친 생략으로 문장의 호응 오류가 보였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통건설국의 경우 행정용어를 공공언어로 고쳐 쓰지 않았다. 과표값은 과제 표준값으로 관급자재는 관공급 자재, 표준약관은 표준규정으로 이면도로는 뒷길, TF팀은 특별팀으로 순화를 제언했다.

국립국어원은 2019년 '개정 한눈에 알아보는 공공언어 바로쓰기'에서 '만전을 기하여'는 '허술함이 없도록'으로 고쳐 쓸 것으로 권고했다. 어렵고 상투적인 한자 표현을 피하고 쉬운 표현으로 쓰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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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수도사업본부는 업무 특성상 한자어가 많았고, 대전시립미술관은 문장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고 여러 ‘안은문장’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받았다. 한밭도서관의 경우는 국어와 관련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관으로 띄어쓰기를 잘못하면 파급효과가 크다고 지적됐고,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만큼 모두에게 쉽게 뜻을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분석됐다.

대전시와 산하기관, 직속기관 사업소 전반의 사용실태 오용 빈도를 정리해본 결과, 표기 39.4%, 어휘 36.3%, 표현 16.7%, 문장 7.6%로 나타났다.

국어문화원은 글 속의 문장에서 외국어 번역 투나 일제 잔재인 개조식 문장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한국 사람들의 생각 방식과 호흡이 맞지 않아 우리말답게 고쳐 쓸 것을 권유했다. '~에 의해', '~을 통한'은 영어 번역 투 문장이고, '~에 있어', '~로부터의', '~어지다'는 일본어 투 표현으로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이라 문장이 어색하고 의미 전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어문화원은 올해 1월 공공언어 쓰기 관련 개선안을 각 기관에 통보했고, 연말까지 개선체계 구축과 교육 강화, 직무국어 관련 자격제도 시행, 국어 사용 우수기관 지정을 통해 개선안을 찾겠다는 의지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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