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토론회 단상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토론회 단상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 승인 2022-02-02 17:45
  • 신문게재 2022-02-03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임효인
토론회를 놓고 말들이 무성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토론이 갖는 역할과 의미는 어떤 것과 견주기 어려울 정도로 지대하다. 후보의 목소리로 후보의 생각을 듣는 시간은 어떤 이벤트보다 중요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매체를 통해 일정 조건 이상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토론을 법으로 규정해 놓기도 하는 것이다. 두 유력 후보자 사이에 양자 토론이냐 다자 토론이냐를 놓고 설왕설래를 하더니 이번 명절 때 기대했던 토론이 결국 무산됐다. 누가 잘하고 못했는지는, 누구 때문에 이번 토론회가 열리지 못했는지는 국민 각자가 알 테다.

자칭 과학수도 대전에서도 대선 후보자가 참여하는 과학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미래 과학기술을 이끌어나갈 KAIST 학생을 비롯해 국내 20여개 과학기술 단체가 주최 주관한 자리다. 오랜 시간 준비한 질문을 훑어보니 그동안 과학기술계 현안이자 문제점을 요목조목 제법 잘 정리한 모양새였다. 대선 후보자들의 답변이 궁금해지는 질문이었다. 토론회가 기다려졌고 후보 입을 통해 어떤 생각과 철학이 나올지 짐짓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는 금방 무너졌다. 여야 두 후보가 토론회 자리에 직접 참여하지 않다고 일찍이 선을 그으면서다.

그렇게 진행된 토론회는 김이 샌 것을 넘어 맥이 풀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재명 후보 대신 참여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을 잊지 못한 듯 기업 지원 발언만 쏟아냈다. 애초 '대선후보에게 직접 묻고 듣는 과학정책 대화'에 대선 후보가 오지 않겠다고 했을 때부터 예측 가능한 모습이었다. 윤석열 후보 대신 참여한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비판하며 입을 뗀 후 알맹이 없는 말들만 쏟아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 중인 것을 알았을 테지만 발언 중 전화를 받는 태도도 보였다. 다른 후보와 다르게 1·2부로 진행되는 토론이 1부 없이 바로 2부로 넘어갔는데 연유를 물어보니 캠프 측이 2시간가량 소요되는 시간 단축을 요구했다고 한다. 당초 심상정 후보가 참여한다고 했던 정의당은 당시 선거 캠페인을 중지하면서 토론회에 불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신 있는 발언으로 과학기술인의 호응을 받은 것만 빼면 안타깝지만 반쪽도 안 되는 토론회였다.

토론회 이후 주요 후보에게 서운하고 괘씸하다는 정서가 팽배하다. 말로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부르짖는 게 아니라면 늦게라도 이 아쉬움을 상쇄시키기 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의 토론을 기다려 본다. 임효인 사회과학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월드 늑대 '늑구 탈출' 대전시장·도시공사 사장 사과…"재발방지 대책 수립"
  2. [인터뷰]노금선 실버랜드 원장(선아복지재단 이사장)
  3. [썰] 김제선,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 설득?
  4. [결혼]이광원 전 대전MBC 국장 자혼
  5. 김제선, 민주당 대전 중구청장 후보 확정… "중구다운 새로운 발전의 길"
  1. [현장취재]윤성원 한남대 총동문회장, 제38대 이사회 및 교류회 개최
  2. [현장에서 만난 사람]강형기 (사)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 이사장
  3. [현장취재]대전크리스찬리더스클럽 4월 정기예배
  4. "노인을 대변하는 기자 되길"… 2026년 노인신문 명예기자 위촉
  5. 박찬우 천안시장 후보, 북면 오이 농가 방문...생생한 현장의 목소리 청취

헤드라인 뉴스


종전 기대감에 `1조 클럽` 회복…코스닥 왕좌 경쟁도 `치열`

종전 기대감에 '1조 클럽' 회복…코스닥 왕좌 경쟁도 '치열'

중동 전쟁 충격으로 급감했던 국내 증시 '1조 클럽' 상장기업 수가 최근 종전 기대감의 확산으로 주가가 반등하며, 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알테오젠 등 충청권 기업 3곳이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상장사(우선주 포함)는 총 377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종목은 253개, 코스닥은 124개다. 시가총액이 10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76곳으로 조..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재건축 입안제안… 유성구 `최종 수용 결정` 통보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재건축 입안제안… 유성구 '최종 수용 결정' 통보

대전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입안 제안'을 유성구가 '최종 수용 결정'을 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엑스포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17일 유성구로부터 재건축 추진을 위한 지구지정 신청서에 대한 '최종 수용 결정'을 통보받았다. 즉, 재건축 예정 지구로 인정됐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추진준비위원회는 추진위원회 구성 신청 절차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추진위가 정식으로 승인되면 재건축 기본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공적 기구로 격상돼 사업 추진에 동력을 얻게..

"저렴한 식당 없나"... 대전서 소비 지출 최소화 거지맵 활성화
"저렴한 식당 없나"... 대전서 소비 지출 최소화 거지맵 활성화

식자재 가격 인상과 외식물가 상승으로 대전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하는 '거지맵' 사용이 20·30 세대 사이에서 붐처럼 일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상과 가장 밀접한 소비 중 하나인 외식비를 1만 원 이하에서 해결하려는 이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가격에 지출을 맞추는 소비패턴을 보인다. 19일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정보시스템 참가격에 따르면 3월 대전 주요 외식 품목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대부분 항목에서 인상됐다. 가장 큰 인상세를 이룬 품목은 김밥으로, 2025년 3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늑구 탈출 관련해 사과하는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 늑구 탈출 관련해 사과하는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

  • 열흘 만에 돌아온 ‘늑구’ 브리핑 열흘 만에 돌아온 ‘늑구’ 브리핑

  • 세월호 순직교사 故 김초원 씨의 부모가 전하는 생일 축하인사 세월호 순직교사 故 김초원 씨의 부모가 전하는 생일 축하인사

  •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 씨 없는 포도 ‘델라웨어’…전국 첫 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