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의 날] 기후위기 넘어 기상선진국으로… 기상청 관측·예보 고도화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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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의 날] 기후위기 넘어 기상선진국으로… 기상청 관측·예보 고도화 매진

세계기상기구(WMO) 설립 '3월 23일' 기념
한국형수치예보모델 세계 9번째 상용화
천리안위성·전문직 제도 통해 정확도 향상
산업 키우고 국민생활 혁신하는 기상으로

  • 승인 2022-03-22 17:33
  • 신문게재 2022-03-23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도심에 거세고 강한 비가 사정없이 쏟아진다. 이날 관측된 강수량은 시간당 102.5㎜, 1995년 대전에서 기상을 관측한 이래 짧은 시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날이다. 2020년 7월 30일 서구 정림동 침수를 부른 폭우를 말한다. 반대로, 3달간 17.7㎜ 빗방울에 그친 2021년 겨울 충남·세종은 역대 가장 심한 겨울 가뭄으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 설립일을 기념해 제정한 '3월 23일' 세계기상의날에 기후변화 시대 기상 관측과 예보의 중요성을 생각해본다. <편집자 주>



위험기상대응 고층특별관측3
대전지방기상청 직원들이 위험기상 대응을 위한 고층특별관측 장비를 가동하고 있다.  (사진=대전지방기상청 제공)
매년 여름철 장마 때면 하루 사이에 비가 200~300㎜ 오는 일은 매번 겪는 일이고, 한겨울 20㎝ 정도의 폭설을 경험하는 서해안 지역과 달리 부산처럼 몇 년간 눈을 구경하기 힘든 지역도 있다. 2018년 7월 경북 영천의 낮 기온이 40.3도까지 오르고 1981년 1월 경기 양평에서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져 같은 생활권을 누리는 한 국가에서 70도까지 기온 차가 발생한다. 그만큼 한반도 기상·기후 현상이 다양하고 남북이 긴 지리적 특징은 지역 간 기상학적 차이를 만들고 있다. 겨울이면 한반도 크기의 100배쯤 되는 차고 건조한 아시아 대륙의 영향권에 들고, 여름이면 한반도의 300배쯤 되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후에 들어간다. 변화무쌍해 종잡을 수 없는 기상현상을 오랜시간 경험하며 적응한 우리나라는 그만큼 기상을 관찰해 예측하는 기상 발전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

▲머지않은 기상 선진국



기상청은 상세하고 정밀한 기상관측, 우수한 성능의 수치예보모델 그리고 이를 종합해 판단하는 예보관의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레이더와 위성 등 첨단 관측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촘촘한 입체관측망을 구성해 예보에 활용한다. 기상위성 천리안 2A호는 적도 상공 3만6000㎞ 고도에서 지구와 동일한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면서 24시간 기상관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지형과 기상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을 9년에 걸쳐 직접 개발해 2020년부터 예보에 활용한다. 2011년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개발해 2020년 4월부터 실전에서 사용함으로써 세계에서 9번째 자체 수치예보모델을 보유하게 됐다. 이러한 기상기술 발전을 토대로 공적개발원조(ODA) 등 국제적 기여도 또한 키워나가는 중이다. 라오스·캄보디아 등에 자동 기상관측시스템, 태풍 감시예측 통합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고, 연수 과정 등을 제공한다. 예보관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준별 예보관 교육훈련과 기상예보 분야 전문직 제도를 시행해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예보 분야에서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은 기상·기후 환경변화를 우리나라 특성에 적합하게 반영할 수 있고, 모델에 개선점이 있을 때 즉각 수정할 수 있어 수치예보기술의 완전한 자립과 지속발전이 가능해졌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라며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매일 마주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동안 기상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 산업으로 미래로

기상청이라 하면 전통적인 예·특보 업무만 떠올리지만, 기후정보는 도시가스 기업은 사고발생을 예방하고 급식업체는 품질관리와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기상청이 보유한 막대한 양의 기상기후 데이터로부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경제·산업계의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이 있다. 도시가스 시설 업체들은 날씨에 따른 도시가스 수요를 예측하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날씨 정보와 사고이력 데이터를 결합해 가스 사고 예측시스템을 운영한다. 또 백화점과 마트 등의 유통업체는 날씨 정보를 활용해 민감상품 판매량을 예측해 폐기율을 줄이고, 연간 음식쓰레기 처리비용을 절감하는 급식업체도 있다. 기상청은 미래형 기상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5년까지 제3차 기상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기상 분야 밖의 정보를 융합해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상기후데이터 허브' 구축사업이다. 100년 전 기상관측 자료부터 100년 후 기후변화 예측자료에 이르기까지 기상청의 모든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기상센터
기상청이 국가기상센터에서 기상변화를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기상청 제공)
또 기상정보가 3차원 공간(GIS)정보와 융합될 수 있도록 '기상기후 디지털 트윈'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지형도와 건물을 포함한 3차원 GIS지도에 데이터베이스화된 기상기후 관측자료를 융합해 우리가 사는 이 세계와 매우 유사한 쌍둥이를 만들어 기상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현상과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을 상상하는 것에서 벗어나 가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사회 각 분야에 적용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된다"라며 "기상청이 제공하는 정보가 단순히 일상의 예보를 넘어 디지털 세계와 호흡하는 삶의 예보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삶 살피는 기상

국민의 80% 이상이 도시에 사는 오늘, 여름철 도시 열섬효과와 빌딩풍은 새롭게 개척할 기상 분야로 꼽힌다. 기상청은 스마트시티 기상기후 융합기술 개발을 통해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을 접목한 도시폭염 피해 저감과 바람길 예측을 연구 중이다. IoT 센서와 CCTV 영상 등을 활용해 홍수와 폭염을 관측하는 상세기상정보 제공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도심의 에너지 관리나 돌발홍수 대비에도 활용될 수 있고 바람길과 열섬효과 연구는 폭염과 유해물질로부터 도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도심항공교통(UAM)은 기상정보가 산업 성장과 더불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이바지하는 바가 클 것으로 주목되는 분야다. 1~2인용 도심형 항공기가 다니는 고도 300~600m는 기상변화가 크기 때문에 바람과 시정 등 기상조건에 대한 정확한 기상정보가 중요하다. 이착륙장의 시정이나 바람, 항로의 안개가 건물 주변의 바람 등에 대한 기상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상청은 민·관 합동 협의체인 UAM Team Korea에 참여해 2025년 UAM 초기 상용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 지원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안전하게 UAM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상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환경과 사회적 책무를 실현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ESG)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날씨 정보를 기업경영에 활용하는 날씨경영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상청은 2012년부터 '날씨경영 우수기업' 선정제도를 시행해 기후환경 변화와 탄소중립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게 되면 발전량 예측에 있어서 정확한 기상정보의 중요성도 체감하고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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