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정신적 고통 호소… 간접 목격한 시민까지 집단 트라우마 우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이태원 참사] 생존자 정신적 고통 호소… 간접 목격한 시민까지 집단 트라우마 우려

"도와 줬어야 했는데 후회된다"… 생존자 극심한 정신적 피해 호소
이번 이태원 참사 '목격'에 의한 충격 커… 사회 전체 정신적 피해
트라우마 치료 받아야…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악화 우려

  • 승인 2022-11-01 17:18
  • 신문게재 2022-11-02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20221031-합동분향소3
31일 대전 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당시 옆에 있던 사람 얼굴이 떠올라요. 도와줬어야 했는데, 뭐라도 해야 했는데…."

10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벌어진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박소연(27·가명) 씨는 1일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소연 씨는 사고 당시 사람들이 몰려 있던 왼쪽 가장자리에 있었고, 다행히 인근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5분 만에 사고 현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죄책감과 충격에 휩싸여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박 씨는 "구조될 때 옆에 있던 사람이라도 같이 잡아서 끌고 나왔어야 했나 후회된다"라며 "잠을 자려 해도 그 상황만 떠오르고 며칠째 아무것도 하지 못해 회사에 병가를 낸 상태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당시 참사 현장을 바로 눈앞 혹은 근처에서 겪은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또 현장에 없던 일반 시민들까지 SNS를 통해 당시 참상을 간접 목격하면서 집단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번 이태원 사고는 국내에서 전례 없던 대규모 압사 사고 인데다 재난과 달리 '목격'에 의한 충격이 매우 크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만큼 '유사한 참사가 우리 도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영상을 지켜봤다던 이은수(30·대전 중구) 씨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태원 사고 이야기를 하니 그 영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고 호소했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 보통 한 달 이내에 회복되지만,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할 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악화되는데 유족의 경우 80%, 단순 목격자도 15% 정도다.

전문가들은 트라우마 반응을 방치하면 후유증이 크다며 빠른 치료와 상담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이 죄책감을 내려놓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제춘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는 결코 본인들의 잘못이 아니다. 미안해하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주변 지인과 병원 등을 찾아 꼭 상담을 받고 치료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복지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부상자·목격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지원 할 예정이다. 대전시도 재난심리지원센터 대전세종지사와 매칭해 시민들이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쌍용도서관, 4월 2일 시민독서릴레이 선포식 개최
  2. 천안시 한부모복지시설 2곳, 전국 평가 'A등급'…우수사례 선정
  3.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 '보합' 전환… 세종·충남은 하락
  4. 천안법원, 둔기 들고 전 직장 찾아간 30대 남성 집행유예
  5. [문화 톡] 갈마울에 울려퍼지는 잘사는 날이 올 거야
  1. [박헌오의 시조 풍경-10] 억새꽃 축제
  2. 한화 이글스의 봄…개막전은 '만원 관중'과 함께
  3. '짜릿한 역전승'…한화 이글스, 홈 개막전서 키움에 10-9 승리
  4.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5. 윤은기 백소회 회장, 웅진 사외이사 신규 선임

헤드라인 뉴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은 없다. '행정수도특별법'이 2026년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2020년 여·야 이견으로 계속 무산된 만큼, 사실상 올해가 2030년 세종시 완성기로 나아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다가온다. 이제 장애물은 수도권 기득권 세력의 물밑 방해 외에는 없다. 허허벌판이던 행복도시가 어느덧 인구 30만을 넘어서는 어엿한 신도시로 성장하고 있고,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이전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2029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33년) 건립이 법률로 뒷받침되고 있..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1차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컷오프된 구청장 후보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본선 체제 돌입을 앞두고 원팀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시기에 당내 공천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후폭풍이 우려된다. 우선 민주당에선 서구청장 5인 경선에 들지 못한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이 시당 공관위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전 전 시의원은 "대전시당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당히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겠다. 이것은 제 개인의..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건 이후 금속가공업체 등 유사한 공정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합동점검을 시작한 가운데 금속 미세입자를 포함한 가연성 분진을 유해·위험물질로 규정해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 3월 26일자 1면 보도> 29일 소방업계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가연성 분진 관련 규정이 미흡해 별도의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가연성 분진은 기타 산화물 매개체와 일정 농도 이상으로 혼합되어 화재나 폭연의 위험성을 갖는 미세 분말을 말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