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58.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1)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58.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1)

  • 승인 2024-03-07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지지난 주 대전의 모 사립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였습니다. 요즘은 가끔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학 신입생들이어서 부담이 많았습니다. 어떤 얘기를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제를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로 정했습니다.

먼저 '시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인생의 성패는 시간의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는 얘기는 제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얘기는 많은 분에게 회자되고 있지요. 인간의 수명은 제한되어 있고, 100세를 살았다고 한들 짧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인간이 남긴 예술 작품이나 예술 세계는 시간을 초월하지요. 250년 전 사람 베토벤은 그가 작곡한 교향곡이 지금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지구촌 곳곳에서 그의 교향곡 9번 합창이 울려 퍼집니다. 예술가는 아니지만, 소크라테스는 2500년 전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의 철학은 현대인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초등학교 학생까지도 소크라테스라고 물으면 '너 자신을 알라'라고 바로 대답하지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면 오늘 하루에 많은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가 긴 시간이지요. 그러나 10년 전, 20년 전의 일을 회상하면 엊그제와 같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현재(지금)가 중요합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스터리입니다. 그래서 현재를 영어로 present(선물)라고 하는가 봅니다.

여기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관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오늘)'를 기준으로 본다면, 과거가 쌓여 현재를 만들었고, 현재가 모여 미래를 만듭니다. 따라서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 나가야" 좋은 현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미래는 오늘 써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변화시키므로 창조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대학 신입생, 즉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직업 선택이나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쉬운 것을 찾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를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견뎌야 합니다. 히틀러 시절, 유태인 수용소에서 엄청난 고초를 겪은 빅터 프랭클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인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고통이 적은 상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가치 있는 목표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젊은이들도 일상에서 즐거움도 있겠지만 고민이 있을 것이고, 장점을 가졌지만, 결점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고민과 결점이 힘이 될 수 있고 성장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민이 없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학자는 '고민하는 힘'을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고민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부족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이 있어야 오래 산다는 말이 있지요. 무언가 부족함을 인정하면 겸손해집니다. 지병이 있는 사람은 몸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결핍은 탁월한 성취를 위한 분발의 계기가 되지요. 화분의 꽃도 거름을 많이 주면 시들해지지만, 영양이 부족하면 오히려 더 화사하게 피지요. <다음 주 계속>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전 반대 "정치권 힘 있는 움직임 필요"
  2.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수두룩…"신원확인·모니터링 강화해야"
  3. 2025년 국가 R&D 예산 논의 본격화… 출연연 현장선 기대·반신반의
  4. [썰: 기사보다 더 솔깃한 이야기] 최규 대전 서구의원, 더불어민주당 복당?
  5. 학생 온라인 출결 시스템 '유명무실' 교원들 "출결 민원 끊이지 않아"
  1. 대전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 이장우 "법 어길 수 없다" 중앙로 지하상가 강경입장
  2. 감스트, 대전 이스포츠 경기장서 팬사인회… 인파 몰려 인기실감
  3. 세종시 대평동 '종합체육시설' 건립안 확정...2027년 완공
  4. 민주평통 유성구협의회, 백두산 현장견학…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길을 찾아서"
  5. [사설] 불법 홀덤펍, 지역에 발붙여선 안 된다

헤드라인 뉴스


장애인활동지원사 부정수급 만연…"모니터링 강화해야"

장애인활동지원사 부정수급 만연…"모니터링 강화해야"

<속보>=대리 지원, 지원시간 뻥튀기 등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사례가 만연한 가운데, 활동지원사 신원확인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도일보 2024년 5월 2일자 6면 보도> 2일 취재결과, 보건복지부 장애활동지원 사업으로 활동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가사, 사회생활 등을 보조하는 인력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 중구와 유성구, 대덕구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 급여 부정수급 민원이 들어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대부분 장애 가족끼리 담합해 부정한 방식으로 급여를 챙겼다는 고발성 민원이었는데, 장..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충청권 의대 389명 늘어난 810명 모집… 2026학년도엔 970명

2025학년도 대입에서 충청권 의과대학 7곳이 기존 421명보다 389명 늘어난 810명을 모집한다. 올해 고2가 치르는 2026학년도에는 정부 배정안 대로 97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전지역 의대는 199명서 156명이 늘어난 355명을 2025학년도 신입생으로 선발하고, 충남은 133명서 97명 늘려 230명, 충북은 89명서 136명 증가한 225명의 입학정원이 확정됐다. 2일 교육부는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과 함께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증원 총..

"앞으로 욕하면 통화 종료"… 민원 담당 공무원엔 승진 가점도
"앞으로 욕하면 통화 종료"… 민원 담당 공무원엔 승진 가점도

앞으로는 민원인이 담당 공무원과 전화 통화를 하며 폭언하는 경우 공무원이 먼저 통화를 끊어도 된다. 기관 홈페이지 등에 공개돼 이른바 '신상털기(온라인 좌표찍기)'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공무원 개인정보는 '성명 비공개' 등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조정한다. 행정안전부는 2일 국무총리 주재 제38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3월 악성민원에 고통받다 숨진 채 발견된 경기 김포시 9급 공무원 사건 이후 민원공무원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여론에 따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 ‘덥다,더워’…어린이날 전국에 더위 식혀줄 비 예보

  •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도심 속 공실 활용한 테마형 대전팜 개장…대전 혁신 농업의 미래

  •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새하얀 이팝나무 만개

  •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 2024 대전·세종·충남 보도영상전 개막…전시는 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