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도시'가 강해야 '나라'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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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도시'가 강해야 '나라'가 강하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 승인 2026-01-18 16:38
  • 신문게재 2026-01-19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정용래 유성구청장
정용래 청장
최근 막을 내린 CES 2026의 주인공은 단연 피지컬 AI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인공지능이 전면에 나선 게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챗봇 수준에서 벗어나 물리적 실체를 갖춘 AI가 이번처럼 대규모로 등장한 적은 없었다.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육체노동을 대신했다. 현장에서 목격한 피지컬 AI의 퍼포먼스는 묻고 답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의 진화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그 변화를 삼성, 현대, LG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더 없이 고무적이다.

올해 CES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지역의 혁신 기업들이었다. 스타트업 전용 공간인 유레카파크관에 참여한 20개 대전 기업 중 17개 기업이 유성구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성장기업이 참여하는 파빌리온관에 참여한 10개 대전 기업은 전부 유성구 소재 기업이다. 유레카파크, 파빌리온에 참여한 30곳 중 27곳이 유성구 소재 기업인 셈이다. 단순한 참여에 그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린솔, 에브리심, 블루디바이스, 리베스트, 딥센트 등 5개 기업이 주최 측으로부터 'CES 혁신상'을 받았다. 실력도 인정받은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도 CES의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매년 CES 기간이 되면 이곳은 세계 혁신 기업과 혁신가들로 붐빈다. 도시 전체가 혁신 기술의 경연장으로 변모한다. 동시에 기술을 실증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된다. 실제 이번 CES 기간 라스베이거스 거리에는 아마존의 로보택시 '죽스(Zoox)'가 무료로 운행됐다. 운전자는 물론 운전대, 기어, 페달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다. 앞뒤 구분 없이 양방향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만든 로보택시도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시험주행을 마쳤다.

올해로 4년째 CES를 직접 참관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고,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은 소중한 공부이자 경험이다. 전년도까지 스타트업 전용관에 있다가 성장기업 전시관으로 자리를 옮긴 지역 기업을 만나면 더없이 반갑다. 특별한 인연도 없고, 별다른 도움을 준 것도 없는데 뿌듯함까지 느낀다. 기업가와 연구자들은 물론, 미래 주역인 지역의 대학생들을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어느새 익숙해져 전시관이나 거리를 돌아다니다 만나면 하이 파이브를 나누기도 한다.

무엇보다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를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 미국 네바다주의 척박한 사막 위에 세워진 라스베이거스는 도시 경쟁력을 고민하게 하는 자극제다. 대형 호텔과 카지노의 화려한 조명 뒤에는 이곳을 대표적인 스마트 시티로 만든 첨단 기술과 시스템이 있다. 물, 에너지, 교통 등 도시의 모든 필수 조건이 기술로 운영되고 관리된다.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신호 체계, 관광객 밀집도를 예측하는 AI 분석,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스마트 빌딩 등이 이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대전시와 충남도의 행정 통합 논의가 뜨겁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돌아보며 행정 통합의 목표와 방향을 되새긴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로 분산해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고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일차적 목표다.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도시 경쟁력 강화로 모아져야 한다. AI 확산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 세계 질서와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의 파고를 넘으려면 도시 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와 권한을 갖춘 지방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행정 통합은 그 첫 걸음이다. 수도권 분산과 중앙정부 권한 이양은 그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무엇보다 행정 통합은 최대공약수를 찾아 최소공배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을 찾아 결국 궁극적인 목표를 완성해야 한다. 도시가 강해야 나라가 강하다. 강한 도시가 강한 나라를 만든다. 행정 통합의 궁극적 목표다. CES 2026를 돌아보며 다시 절감한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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