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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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윤준호 (사)한국스마트혁신기업가협회장

  • 승인 2026-08-13 09:52
  • 신문게재 2026-08-14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윤준호(26년 하반기)
윤준호 (사)한국스마트혁신기업가협회장
얼마 전 대전시 관내 22개 경로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손을 맞잡고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에게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언제였을까.' 그래서 한 어르신께 여쭈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언제였습니까?" 그 어르신은 망설임 없이 답하셨습니다. "바로 지금이지." 이 한마디는 오래도록 제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젊은 시절을 인생의 절정이라 여기며, 그때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花樣年華)라 부릅니다. 이 표현은 2000년 왕가위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인생에서 가장 눈부셨던 시절을 떠올릴 때 자연스레 쓰는 말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어르신은, 화양연화를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서 찾고 계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 아마도 행복이란 나이나 환경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미 깨달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느라 오늘을 잃어버리고, 어떤 사람은 오늘 하루를 감사해하며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살아갑니다. 저는 어르신들을 마주하며, 화양연화란 특정한 나이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날 만난 어르신들 중에는 편안한 관상을 지닌 분도 계셨고, 따뜻한 미소와 눈빛만으로 좋은 인상을 남긴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제 마음에 가장 깊이 남은 것은, 얼굴도 첫인상도 아닌 삶 속에서 배어 나온 인품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관상은 타고나지만, 인상은 살아온 삶이 빚어내고, 인품은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배려, 삶의 가치가 오랜 세월 쌓여야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외모가 먼저 시선을 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에는 세월이 스미고, 표정에는 마음이 담기며, 말에는 품격이 배어납니다. 그래서 결국 사람은 얼굴보다 표정으로, 표정보다 태도로, 태도보다 인품으로 기억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인품과 화양연화는 서로 닮아 있습니다. 인품이 있는 사람은 삶을 원망보다 감사로 채우고, 경쟁보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가진 것보다 나눌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의 오늘은 늘 따뜻하고, 화양연화는 바로 오늘이 됩니다.

어르신의 그 한마디는, 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기업을 경영하는 태도까지 돌아보게 했습니다. 사람에게 인품이 있듯, 기업에도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는 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 어떤 기업으로 기억될 것인가는 결국 매일의 선택과 태도가 결정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 나이를 먹습니다. 하지만 아름답게 늙는 것은 세월이 아닌 인품이 결정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관상보다 인상을, 인상보다 인품을 가꾸는 삶. 그리고 어제보다 오늘을, 오늘보다 내일을 더 아름다운 화양연화로 만들어가는 삶.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이미 지나간 날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가치 있게 살아가려는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며, 저마다의 화양연화를 하루하루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당신의 화양연화는 언제입니까. 저는 이제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나 지금이며, 더 아름다운 화양연화는 오늘의 인품이 만들어갈 내일입니다." /윤준호 한국스마트혁신기업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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