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내 머릿속의 ‘지우개’ 건망증

  • 문화
  • 건강/의료

[건강]내 머릿속의 ‘지우개’ 건망증

‘깜박깜박’ 주부 고질병? 기억훈련으로 예방하자

  • 승인 2008-09-03 00:00
  • 신문게재 2008-09-04 10면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건망증 현상은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건망증과 치매증세 초기의 경우에는 딱 구분짓기는 어렵다. 대전선병원 신경과 남선우 과장은 "자신의 기억력이 감퇴된 것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치매에 해당되고, 기억력 상실을 의식하는 것은 건망증"이라고 말했다. 남 과장을 통해 건망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건망증의 원인= 건망증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심인성 건망증, 기질적인 건망증, 혼합형 건망증이다. 심인성 건망증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흔히 30~40대 중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주부들 대부분이 고민하는 건망증은 심인성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기질적인 건망증은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많아진다. 70세 이상 고령자의 기억감퇴증의 원인으로 기질적인 원인이 30%를 차지하고, 그 외 70%는 심인성 건망증이다.

혼합형은 심리적인 요인과 건강 문제가 합해서 발생하는 건망증이다. 이 경우도 주부들에게 흔히 나타나며, 심리적인 요인과 출산과 폐경 등의 신체 변화가 원인이다.

◇건망증의 증세= 건망증은 단기 기억장애와 단순한 가사 노동의 반복, 만성 스테리스와 피로, 출산과 폐경기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깜박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장애= 건망증이 심한 주부들은 어이없는 실수에 처음 몇 번은 웃어넘기다가 점차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주부 건망증은 심각한 질환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깜박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장애.

가스불을 끄지 않거나, 잠깐 통장 비밀번호를 잊거나, 집 전화번호가 순간 기억나지 않는 등의 사소한 실수를 일으키는 건망증세들이 이에 속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력이 회복되어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있다. 하지만 치매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잊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다. 치매는 뇌세포가 파괴돼 단순한 기억력뿐만 아니라 판단 능력 등 뇌기능 전체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가사 노동의 반복= 가사노동은 대부분 노련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무 생각 없이 해치울 수 있는 단순한 일거리들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일들이어서 뇌에 지적인 자극이 없게 되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건망증이 생기게 된다. 만약 남자도 가사를 본격적으로 맡아서 하게 되면 분명히 주부와 똑같은 건망증 증세를 호소하게 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와 피로= 건망증을 호소하는 주부 중 대부분이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으로는 점점 늙어가면서 아름다움의 상실에 대한 불안감, 가족 중에서 혼자만 낙오되는 듯한 위기감,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가사노동의 피로 등이 주요 원인.

▲출산과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 아이를 하나,둘 낳을 때마다 건망증의 증세는 더욱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이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기억장애는 관계가 있다.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을 투여 받으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호르몬의 변화뿐만 아니라, 출산 뒤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고, 또 폐경기 여성은 자신이 늙어간다는 불안감, 여성 성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 등 중압감에 시달린다.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들이 원인이 되어, 호르몬의 변화로 건망증이 되는 것이다.

◇건망증의 치료 및 건망증과 치매의 구분= 건망증을 치료할 수 있는 뚜렷한 약물은 아직 없으며 건망증을 일으킨 원인을 분석해 문제를 해결하면 치유가 가능할 수 있다. 또 건망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반복적인 기억훈련을 통한 기억력 보존이다.

건망증을 줄이는 10가지 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운동▲다양한 취미생활▲책이나 신문, TV청취 ▲과일 채소 충분한 섭취 ▲메모 습관▲소리내어 말하기 등이 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뇌세포의 손상 여부다. 치매환자의 뇌세포는 상당부분이 죽어 있는 반면 건망증은 뇌 손상이 없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건망증(Amnesia)은 단기기억 장애 혹은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 장애로

정의할 수 있다. 시간·공간적인 맥락에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리인 기억현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지만 개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대전선병원 남선우 과장은 "건망증이 모두 치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기억장애가 반복적이고 다시 생각나지 않는 부분이 종종 생기면서 가족 구성원간 또는 직장 생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면 치매로 의심해 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양수기자cooljy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연수구, 지역 대표 얼굴 ‘홍보대사 6인’ 위촉
  2.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3.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4.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1.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2.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3.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4. ‘가을 물든 현충원길 함께 걸어요’
  5. "일본에서 전쟁 기억은 사람에서 유적으로, 한국은 어떤가요?"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