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유는 네탓? 뇌탓!

  • 문화
  • 문화/출판

다른 이유는 네탓? 뇌탓!

인간의 차이 나누는 6가지 유형 제시

  • 승인 2012-09-12 14:45
  • 신문게재 2012-09-13 12면
  • 송윤호 백북스 상임이사송윤호 백북스 상임이사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너무 다른 사람들

저자인 리처드 J. 데이비슨은 하버드대 심리학 박사 출신으로 1984년부터 현재까지 위스콘신대의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뇌 활동에 관해 연구하는 와이즈먼 실험실과 신경과학적 정서에 관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성격과 타고난 기질을 바탕으로 인간 유형을 구분 짓던 전통 심리학에서 벗어나 인간 뇌 패턴과 연관된 정서 유형을 최초로 발견하여 인간 유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2006년 '타임'지가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07년에는 '메디슨'지가 뽑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경과학계의 선구자이자 셀 수 없이 많은 과학상을 받은 저자는 서구의 과학과 달라이 라마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대표적인 인물로도 유명하다.

▲ 리처드 j. 데이비슨 저
▲ 리처드 j. 데이비슨 저
'강사님 혈액형은 O형이지요?' 강의차 충북 지역 어느 병원을 방문했을 때 한 직원에게 받은 질문이다. 그 직원은 3시간 가량의 강의와 청중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의 혈액형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혈액형과 성격과의 상관관계에 관련해서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몇 년 전에는 'B형 남자'로 특정 지어진 캐릭터가 드라마와 영화 속 주인공으로 존재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물론 비과학적이긴 하지만 혈액형을 통해 상대방의 성격을 특정 지으려는 행동은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이렇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인간을 분류하려고 하는 연구와 노력들을 하는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을 '정서'라는 것으로 표현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어떤 사람은 며칠도 안 되어 툭툭 털고 일어나는 반면 어떤 사람은 큰 절망에 빠지며 심지어 자살을 한다. 실직을 했을 때도, 어떤 사람은 바로 구직활동에 나서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며 좌절한다. 이러한 차이를 '정서'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정서 중에서 가장 짧은 시간 단위에 속하는 것이 '정서 상태'다. 정서 상태는 경험에 의해 발생해 일반적으로 몇 초 동안만 지속된다. 선물을 받았을 때의 기쁨, 프로젝트를 완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휴일 근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분노, 친구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서운함 등이 그것이다. 반면 몇 분이나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지속되어 마음에 남는 정서는 '기분'이다. 그리고 몇 년 동안 어느 한 사람의 특징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은 '정서 특성'이다. 저 사람은 성질이 급한 사람, 혹은 작은 것에도 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이 정서 특성의 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가 핵심적으로 역설하는 부분인 '정서 유형'이다. 정서 유형은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특정 두뇌 회로에 따라 결정되며, 객관적인 실험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특정한 정서 상태, 기분을 느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서 유형'이 정서 활동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류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성격은 네 가지 혹은 다섯 가지 성격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고 하거나 혹은 셀 수 없이 많은 성격 유형이 있다며 성격 분류 체계를 마구잡이로 제시해 온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주장들의 과학적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 사고방식 등은 모두 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뇌에 근거하여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 분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의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6가지 차원의 정서 유형을 제시한다. 6가지 정서 차원의 양극단 사이에서 어디쯤에 해당하는지 책에서 공개한 정서 검사를 통해 점수를 매기고 이를 조합하면, 그 사람의 정서 유형을 찾을 수 있고, 뇌의 차이가 정서 유형의 차이를 만들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든다는 것이다. 나 자신을 비롯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던 사람들은 물론,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서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독자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3.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4.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5.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1.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2.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3. ‘몸짱을 위해’
  4.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지역 노사 엇갈린 반응… 노동계 "실망·우려" vs 경영계 "절충·수용"
  5.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