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세 아이 엄마, 제빵으로 ‘장애 극복’

  • 경제/과학
  • 기업/CEO

키 작은 세 아이 엄마, 제빵으로 ‘장애 극복’

  • 승인 2016-10-06 16:55
  • 신문게재 2016-10-06 6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 한국타이어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설립한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 베이커리센터에서 직원들이 빵을 포장하고 있다.
▲ 한국타이어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설립한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 베이커리센터에서 직원들이 빵을 포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서 제빵 꿈 키우기도

“키 크다고 빵 잘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작은 키에 손도 작아 보여 ‘힘들지 않으시냐’ 물었더니 돌아온 말이다.

“그거야…그렇죠”라며 말을 얼버무리는 사이 빵 반죽을 치대던 그녀가 발판에서 내려온다. “키가 작아서 힘든 건 작업할 때 이 발판을 써야 한다는 것 정도예요.”

지상으로부터 136㎝. 기자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반죽할 게 좀 많아서요”라며 그녀가 작은 새처럼 사뿐히 발판에 날아올랐다.

올해로 마흔다섯 김경희 씨는 저신장(왜소증) 장애를 안고 태어나 키가 136㎝에서 멈췄다.

선천성 장애와 비장애인의 편견으로 한동안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지만 20년 전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세 아이를 뒀다.

다만, 건강한 몸과 성실함에도 어느 일터에서나 고용은 불안했고 노동의 대가는 턱없이 모자랐다.

실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15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취업자 비율은 34.8%로 전체 근로자 취업률인 61.9%의 절반 정도다.

뇌병변이나 지적·자폐성 장애 등을 가진 중증장애인 취업률이 18.4%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은 기대난망이다.

한국타이어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설립한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대표이사 최창희)의 장애인 채용은 그래서 경희씨에게 기다리던 단비 같은 것이었다.

경희 씨는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 베이커리센터가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제공하는 6개월간의 실습 등 교육과정을 거쳐 올해 4월 취업에 성공했다.

그녀와 장애인, 비장애인 동료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빵은 하루 2300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직원들의 간식이다. 작업강도가 만만치 않지만, 일자리는 안정적이고 급여는 예전 직장보다 훨씬 높아졌다.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의 직원은 81명으로 절반가량인 43명이 장애인이고 이중 중증장애인은 33명에 이른다. 이들의 불편함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빵을 만들거나 세탁을 하고 있다.

경희 씨는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면 때로 남편이 저녁상을 차려주고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며 “앞으로 한국동그라미파트너스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제빵기능사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경희씨를 만나고 돌아서는 길, 그녀가 즈려밟고 선 저 발판 속에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키 20㎝가 사실은 몰래 숨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평통 대전 동구협, 한반도 평화공존 대내외 정책 모색
  2. 세종시 '상권' 고립무원…새로운 미래 없나
  3. 대전 진보교육감 단일화 미참여 맹수석·정상신 후보 "단일화 멈춰야"
  4. 석유 사재기·암표상 집중 단속… 민생물가 교란 범죄 뿌리 뽑힐까
  5.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1. [사설] '차기 총선 통합론' 더 현실적 대안인가
  2. 345㎸ 입지선정위 논의 3개월 남아… 지역사회 우려 해소는 '제자리'
  3. [세상읽기]'대전 3·8민주의거' 그 날의 외침
  4. [내방] 김도완 대전지검장
  5. 대전사람 10명 중 8명 "지역치안 안전해"… 대전경찰청 안전 설문조사 진행

헤드라인 뉴스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 사안이 6·3 지방선거 여야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의 화약고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행정통합 성공에 따른 논공행상이 아닌 실패로 인한 책임공방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커 휘발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 공직선거 한 달 또는 늦어도 공식선거운동 기간을 전후해 각 당은 시도별 공약을 발표하기 마련이다. 올 지방선거가 6월 3일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초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21일께에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진다. 충청권의 경우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미 지역..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시행사가 사업설명회까지 열면서 착공의 기대감을 높였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 사업이 첫 삽을 뜨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동분쟁으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착공이 계속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예정이었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의 착공이 연기됐다. 대전역세권개발의 핵심 사업인 복합2구역 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주변 2만8391㎡ 부지에 1184가구 공동주택과 호텔·컨벤션·업무·판매시설을 집약하는 초고층 복..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인구 39만 명 벽에 갇힌 세종시. 2020년 중앙행정기관 이전기(1단계)도 미완으로 남아 표류하고 있는 현실. 행정 기능만 덩그러니 놓인 세종시의 정상 건설을 뒤흔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의 이전을 공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다. 김민석 총리와 행정안전부까지 나서 "추가 이전 계획은 없다"는 사실을 못 박았으나 선심성 약속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세종시 여·야 정치권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장 임채성)가 12일 이에 대한 규탄의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