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잠룡 ‘충청대망론 경계’ 생채기

  • 정치/행정
  • 국회/정당

충청잠룡 ‘충청대망론 경계’ 생채기

  • 승인 2017-01-17 16:11
  • 신문게재 2017-01-17 1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潘, 安, 鄭 프레임 벗기 안간힘 충청은 ‘냉랭’

지역주의 구태반복, 대선 표계산 불리 감안한 고육지책인 듯

영ㆍ호남 정권 속 인사·예산 홀대 ‘비정상의 정상화’ 인식변화 시급




충청출신 잠룡들이 충청대망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어 충청민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충청’을 내세워 국민지지를 호소하면 자칫 지역주의 구태 반복이라는 역공을 우려한 고육지책인데 이를 받아들이는 충청권의 심기는 냉랭하다.

충청대망론은 단순 지역주의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역대 정권에서 영호남보다 홀대받은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위한 시대적 과제라는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14일 고향방문에서 “(충청도에서)태어나고 자랐지만, 충청도만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대한민국 시민이고, 대한민국만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대표였다”고 선을 그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지난해 중순 서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충청대망론은 새로운 통합과 미래 지도자를 지역에 가두는 어법이라 동의하지 않으며, 사용하지도 않는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정운찬 전 총리도 최근 충청권 언론간담회에서 “충청도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화이글스가 우승한 것처럼 좋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영·호남이 했으니, 이번에는 꼭 충청도가 해야 한다는 주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주의 함몰 우려를 차치하고서라도 대선 표 계산이라는 현실적 문제도 충청대망론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충청권 표심은 여야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른 바 ‘몰표’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지난 18대 대선에서 외가와 세종시 원안고수 등 어드밴티지가 있었던 박근혜 당시 후보가 대전 50%(문재인 49.7%), 세종 51.9%(47.6%), 충남 56.7%(42.8%) 등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전남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는 89.3%(박근혜 10%), 경북에서 박근혜 후보가 80.8%(문재인 18.6%) 얻는 등 지지후보가 뚜렷한 영ㆍ호남 표심과 대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충청출신 정치인은 “표심성향과 출향인사를 포함한 유권자 수를 고려할 때 대선에 출마자가 충청출신이라고 해도 이를 강조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충청대망론 인식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충청권은 영호남에 비해 인사, 예산 등에서 홀대를 받아왔다.

실제 2년 전 발표된 ‘박근혜 정부 특정지역 편중인사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공정거래위원회 등 소위 ‘5대 권력기관’ 고위직 168명 중 42.3%가 영남권 출신이며, 호남권 17.9%, 충청권 출신은 16.7%에 불과했다.

예산도 충청홀대가 심하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최근 2년간 지역별 SOC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전체 17조 3000억원 중 영남권이 43%인 7조 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도권 21.8%, 강원 18.8%, 호남 8.8%, 충청권이 8.6%인 1조 4000억원으로 가장 적게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잠룡들이 충청대망론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이럴 경우 충청권에 상처를 준다는점도 명심해야 한다”“불균형 극복과 지역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의지가 충청대망론으로 표출된 것으로 단순히 지역주의나 표계산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2.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3.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4.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2.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3.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4.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5. 대전웰니스병원, 환자가 직접 기획·참여한 '송년음악회' 연다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