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박영근 “대전은 문화유적 가득한 역사도시"

[초대석]박영근 “대전은 문화유적 가득한 역사도시"

대전역, 동춘당 등 가치 있는 역사 수북...야행 프로젝트 등 개발

  • 승인 2017-02-28 09:50
  • 신문게재 2017-02-28 1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중도초대석]박영근 문화재청 차장

▲ 대전 출신인 박영근 문화재청 차장은 문화재청 내에서 잔뼈가 굵은 국내에 몇 안되는 문화재 전문 행정 고위 관료다.
▲ 대전 출신인 박영근 문화재청 차장은 문화재청 내에서 잔뼈가 굵은 국내에 몇 안되는 문화재 전문 행정 고위 관료다.

“대전은 갑자기 태어난 신생도시가 아닙니다. 곳곳에 역사가 가득한 문화의 도시입니다.”

박영근 문화재청 차장(57)은 대전은 볼 것이 없다는 일반적인 편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전역을 비롯해 옛충남도청사, 신채호 선생 생가터, 동춘당과 소헌재고택, 계족산까지 익히 알려진 곳이라 지역민에게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가치 ’ 있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2017 문화재 야행 프로젝트’에서 선정되지 못했다.

문화재야행은 저녁에 문화유적에 불을 밝히고 국민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첫 시행에도 불구하고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야행을 즐겼다.

야행은 문화재가 밀집된 지역에서 추진하는 것이 좋은데, 대전의 경우 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보니 연결성 있는 이동이 어려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수준 높은 야행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군산과 순천의 야행을 추천한다.

박 차장은 대전 인근 공주와 부여에서 올해 야행을 만날 수 있다”고 아쉬운 대전시민의 마음을 달랬다.

취임 8개월을 맞이한 박 차장은 대전 지역의 문화재는 물론이고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살리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차장과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 박 차장이 매사냥 시연을 해 보이고 있다.
▲ 박 차장이 매사냥 시연을 해 보이고 있다.

▲은진 송씨 대전 이사동 분묘군 세계유산으로=박 차장은 뼛속부터 타고난 ‘대전맨’이다. 대전에서 태어났고, 오랜 시간 문화재청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왔다. 대전을 잘 알기 때문에 지역의 문화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활용과 보존에 대한 관심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제주 해녀문화,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최근 2년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은 세계적으로 보존의 이유와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아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도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 결정이 7월에 있고,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신청한 ‘씨름’도 내년 11월께 최종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대전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는 문화유적은 없는 걸까?

박 차장은 “은진 송씨 분묘 1000여기가 모여 있는 대전 이사동 분묘군은 대전에서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분묘의 조성과 재실, 마을의 형성 등 한국의 전통적인 생사관을 잘 보여주는 유산으로 현재 세계유산 등재 잠정 목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등재를 위해서는 대전시와 문화재청의 보존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해 대전시가 기초조사 연구를 실시해 대상 유산의 범위가 정해질 예정”이라면서 “문제는 묘역군을 관통하는 도로인데,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보존관리 계획은 필수”라고 말했다.


▲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왼쪽 두번째)과 함께 .
▲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왼쪽 두번째)과 함께 .

▲무형문화재의 가치, 사람이 평가할 수 없어=’매사냥’은 2010년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공동 등재돼 우리나라를 포함해 18개국이 매사냥의 보존과 계승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전과 전북에 각각 1명씩 있고 시도에서 전승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인간이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임기동안 무형문화재와 관련 제도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이 매년 매사냥 공개행사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무형문화재의 명맥이 끊이지 않도록 시연과 전승을 돕는 이유다.

대전의 유일한 국가 사적인 계족산성(제 355호)은 머지않아 휴식의 공간으로 시민에게 돌아올 예정이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 20년 동안 100억 원이 투입된 1단계 보수 정비사업을 거쳐 2012년부터는 8년간 2단계 보수 정비에 돌입했다.

계족산성은 수년간 정비를 통해 성곽과 남문지 및 집수지 복원을 마무리 했다. 올부터는 건물지와 봉수대 및 미복원 성벽, 안내판 정비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많은 시민이 찾아오는 문화유적으로 휴식과 힐링공간으로 재탄생 된다. 대전시민이 자주 찾아오는 계족산성이 되기 위해 학술대회와 산성축제가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게 박 차장의 다짐이다.

그는 “ 문화유적은 사랑받아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중구 원도심 일대의 일제강점기 흔적과 신사임당에 버금가는 호연재 김씨 고택 등 숨어있는 대전의 문화재를 찾아보는 것도 대전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며 추천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복원과 보존과 전승 업무에만 집중해왔지만, 앞으로는 문화유적을 활용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친밀한 행정을 선보이고 싶다”고 자신감과 포부를 전했다.

대담=오주영 편집부국장
정리=이해미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박영근 문화재청 차장은
▲1960년 대전 출생 ▲서대전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동국대 대학원 ▲문화재청 사적명승국장 ▲문화재활용국장 ▲기획조정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2.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3.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4.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5.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