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효문화진흥원에서 쓴 ‘부모님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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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효문화진흥원에서 쓴 ‘부모님 전상서’

  • 승인 2017-03-30 16:39
  • 신문게재 2017-03-31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 31일 개원하는 효문화진흥원.
▲ 31일 개원하는 효문화진흥원.
‘효’ 보고 느끼고 체험…효 콘텐츠 ‘풍성’

조선시대 정약용부터 효자소년 정재수까지


아빠 엄마께. 저는 오늘 대전 중구 안영동에 위치한 효문화진흥원에 다녀왔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효문화진흥원이 31일 문을 연다고 해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거든요. 그곳에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는데 제가 보고 느낀 것을 나누고 싶어서 편지를 띄웁니다.

효문화진흥원은 1~5전시실로 꾸며져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효 이야기가 있는 3전시실이었어요. 1974년 1월, 당시 10살이던 정재수라는 소년은 아버지와 설 명절을 쇠러 가다가 목숨을 잃었어요. 술에 취한 아버지가 몸을 가누지 못하자 아버지를 꼭 껴안고 있던 아들이 같이 동사하고 말았대요. 발견 당시 아버지의 몸에 아들의 외투가 덮여 있었다는 설명을 보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대전 대신고 박지용 군의 사연을 보면서도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여러 체험을 할 수 있었던 2전시실도 재밌었어요. 10초짜리 동영상을 그 자리에서 찍고 바로 이메일로 전달하는 ‘가족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보냈어요. 화면 터치 몇 번으로 어렵지 않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앉으니까 할 말이 잘 생각나진 않았어요. ‘미래의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체험도 해 봤어요. 60년 뒤 주름이 자글자글한 87살 제 얼굴을 보면서 엄마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엔 ‘불효자 처벌체험’이 있는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엔 불효자를 엄격하게 처벌했다는 설명을 보고 시대를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였다면 전 전시실에 있는 것과 같은 곤장대 위에 엎드려 엉덩이를 맞거나 옥살이를 했을 거예요.

진흥원에는 ‘오륜행실도’와 ‘삼강행실도’를 비롯한 조선시대 효사상과 행실도도 전시돼 있었어요. 조선시대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도 볼 수 있고요.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관에 넣은 마지막 편지도 있어요. 연어의 모성애와 가시고기의 부성애, 양의 효심(?)도 새로 알게 됐어요.

진흥원에는 전시·체험뿐만 아니라 교육프로램도 진행한대요. 대상을 아동과 청소년, 성인, 노년으로 나눠 강의형·체험형·문화형 등으로 교육을 실시해요. 아, 효문화 진흥 연구조사와 정보제공 기능까지 한다고 해요. ‘효’에 대한 건 다 있는 곳이에요. 다채롭죠?

더 소개하고 싶은 게 많지만 같이 가서 직접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이만 줄일게요.



*이 기사는 효문화진흥원에 다녀온 기자의 시각에서 재구성한 글입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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