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결혼을 축하합니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결혼을 축하합니다

  • 승인 2017-04-23 11:49
  • 신문게재 2017-04-24 3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결혼의 계절이다. 꽃 피는 봄과 함께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주말만 해도 대학 동기와 선배의 결혼식 두 곳에 다녀왔다. 주말마다 예식장서 ‘새 출발’을 축하해주는 게 익숙하다. 축하의 마음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으레 내는 축의금 액수를 봉투에 담아 전했다. 신랑의 진정성 넘치는 축가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부부의 탄생을 축하했다. 신부가 제공한 식사를 맛있게 먹고 돌아왔다. 두 쌍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을 많은 이들에게 축하받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새 시작을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고 정식으로 부부의 삶을 시작하는 자리다. 최근엔 작은 결혼식도 열리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결혼식 풍경은 많은 이들 앞에서 행진하고 부부의 가약을 맺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축하 풍경을 모두가 가질 수는 없는 모양이다. 오랜 시간 정성과 사랑으로 키운 자식의 결혼을 많은 사람 앞에서 축하받는 대신 최소한의 사람들과 조용히(거의 비밀에 가깝게) 치른 한 결혼식이 떠오른다. 보물과도 같은 자식을 보내며 권선택 대전시장은 오히려 이 사실을 주변에 숨겼다고 한다. 공직에 몸담고 있는 게 이유였을까. 큰 아들에 이어 작은 아들의 결혼도 가족사라며 꽁꽁 숨긴 까닭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한국의 결혼식은 대부분 닮았다. 내 결혼식에 온 하객이 결혼을 하면 나도 가서 축하해준다. 앞서 말했듯 축하의 마음을 액수로 정할 수는 없지만 축의금은 매번 거의 같다. 예식장에 다니며 ‘뿌렸던’ 돈을 다시 ‘거두는’ 일종의 품앗이다. 그래서 결혼식을 작게 치르기로 결정하는 게 어렵고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한 게 더 어려운 이유일 거다.



지역 한 인사가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수백여 개의 통(統) 통장에게까지 청접장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이들에게 축하받고 싶었던 거라 생각한다.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지만 권 시장과는 확연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공직자로서의 삶은 때때로 무언가를 포기하는 순간을 마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임이 많은 그가 누군가에게 어떠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을 법하다. 선택을 존중하고 결정에 고개를 끄덕인다.

늦었지만 이 커플의 결혼에도 축하를 전하고 싶다.

임효인 사회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2.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3.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4.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2.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3.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4.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5. 대전웰니스병원, 환자가 직접 기획·참여한 '송년음악회' 연다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