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고 소신껏 투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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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고 소신껏 투표하라”

영화 '부산행' 감독 연상호

  • 승인 2017-05-03 10:33
  • 신문게재 2017-05-04 13면


누군가 돼야 한다는 마음 아니라
뽑고싶은 후보 뽑을수 있는 기회
죽기 전에 이런 대선 또 오겠나

지난 겨우내 불타오른 촛불로 꽃피운 5월 9일 조기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여정에 함께하고 있는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 길잡이가 될 만한 문화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제가 죽기 전에 이런 대선이 또 올 수 있을까요?”

이제 막 신작 '염력'을 크랭크인한 연상호 감독은 최근 바쁜 와중에 전화를 받았다. 이날은 밤 촬영이 잡혀 있어, 낮에는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했다. 두서 없는 조기대선 관련 인터뷰 요청에 수락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 그러나 연 감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흔쾌히 답변을 건넸다.

연 감독은 지난해 첫 실사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흥행을 기록했다. 화려한 스코어는 결코 우연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부산행' 이전까지 그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현실과 긴밀하게 맞닿은 판타지였다. 소외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는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전했다.

결국 뿌리 깊은 어둠은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낱낱이 드러났다. 이런 시점에서 치러지는 조기대선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사실 그 동안 선거에서는 지지하는 정치인을 뽑기보다 누군가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선택을 했어요. 이렇게 자신이 뽑고 싶은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대선이 죽기 전에 또 올 수 있을까 싶네요. 보수와 진보, 양쪽이 각자 대동단결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복잡한 양상이 사실 긍정적인 거죠. 소신대로 찍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아닐까요.”

그가 원하는 지도자는 어떤 대단한 공약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세상에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직업이 몇 개 있다고 생각해요. 원리 원칙에 부합하는 직업, 나라를 위해 충실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있어요. 대통령도 그 중 하납니다.”

만약 '사표'가 우려되더라도 절대 투표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의 마음 속에 진하게 남은 투표의 기억은 가능성이 희박한 정치인에게 표를 던졌던 때다.

“희박한데 표를 던지면 '사표'라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해요. 그 때 생각을 해보면 제 표는 사표가 된 게 맞죠, 그렇지만 당시 대세론이 있었던 후보는 지금 보이지 않고, 당선되지 않았던 정치인은 훌륭하게 성장했습니다. 투표의 의미는 당선자만을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올해는 6월항쟁 30주년이다. 우리 사회에 직접선거 문화가 자리잡은지 이제야 30년이 흘렀다는 이야기다. 연 감독은 당연했지만 쉽게 얻을 수 없었던 '투표권'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투표라는 행위가 생긴 게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어요. 너무 당연하게 우리는 투표권이라고 하지만 그걸 갖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거든요. 누구를 뽑든 간에 힘들게 쟁취한 기본적인 권리라는 걸 생각하면 좋겠어요.”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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