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걸어보고서] 황량한 대덕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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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걸어보고서] 황량한 대덕특구

  • 승인 2017-05-31 16:49
  • 신문게재 2017-06-01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잘 가꿔진 출연연 내부는 관상용 불과
대덕특구 올레길 있지만, 단절된 출연연 개방한 ‘과학동네 둘레길’ 확대 필요



▲ 도룡동과 문지동, 신성동, 어은동 등 대덕특구 중심
▲ 도룡동과 문지동, 신성동, 어은동 등 대덕특구 중심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대전에서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만 해도 유성구와 대덕구에 걸쳐 모두 32개의 법정동이 모두 대덕특구에 포함될 정도다. 석ㆍ박사급만 7만명에 육박할 만큼, 대한민국 대표 두뇌들이 모여 있다.

대덕특구 중에서도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도룡동과 문지동, 신성동, 어은동 일대다. 웬만한 정부가 출연한 연구기관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곳곳에 입주해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대로와 이면도로 등 곳곳에 멋스러운 기관 건물들이 즐비함에도 이 일대를 걷다 보면 사람 구경하기가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렵다.

‘앉아서 연구에 몰입하는’ 특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담장 밖을 좀처럼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통신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등 보안등급(가급)이 높은 기관일수록 더 심하다.

출연연에 근무하는 한 행정직원은 “연구원 내에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어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출연연은 저마다 담장 안에 드넓은 녹지를 자랑한다. 조경도 잘 꾸며 자체적으로 걷기 좋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걷는 사람이 많은 건 아니다. 녹지는 ‘관상용’에 불과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말단연구원은 “사무실에서 연구에만 집중하는 이들이 많고, 걷거나 자전거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원이 더 많다”고 했다.


▲ 대덕특구 올레길
▲ 대덕특구 올레길

대덕특구는 걸어다니기 좋은 곳이다.

이미 주요 산과 공원, 산책로를 하나로 연결한 대덕특구 올레길이 조성돼 있다.

1코스(매봉-우성산이길)는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우성이산, 화봉산, 화암4가, 태전사, 대덕대 뒷산(고개), 표준원(정문), 매봉공원, 교육과학연구원 등으로 11.2Km다.

2코스(신성-성두산길)는 중앙과학관, 원자력안전기술원, 구성산성, 과학고 입구, 탄동천, 지질박물관, 특구운동장, 시민천문대, 신성공원, 충남대 농대, 궁동공원, 유성구청, 중앙과학관 구간으로 10Km다.

기존 등산로와 차별해 과학 관련 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코스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 대덕특구 전경
▲ 대덕특구 전경

하지만,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 평일이나 휴일은 물론, 낮이나 저녁에도 마찬가지다. ‘황량하고 썰렁한’ 대덕특구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다.

담장으로 단절된 출연연들이 문을 더 많이 여는 게 먼저다. ‘보안’을 내세우겠지만, 단절된 출연연을 연결해 소통하면 대덕특구가 고립된 과학동네로만 비춰지지 않을 수도 있다.

걸어서 출ㆍ퇴근하는 한 과학인은 “걷는 환경은 대전에서 가장 좋다고 보는데, 여기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는 것같다”며 “출연연마다 특성을 살린다면 좋은 과학동네 둘레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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