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까?

  • 승인 2017-06-05 16:06
  • 신문게재 2017-06-06 3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방대학의 로스쿨을 졸업한 후배가 얼마 전 법무법인에서 짐을 쌌다.

미래가 불투명 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고 수임 잘 받아서 그럭저럭 부유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있지만, 그 후배는 외국 유학길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경력 법관이나 경력 검사 등의 길을 묻는 질문에 후배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학부 지방대 출신이 경력 법관이나 경력 검사에 뽑히는 경우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 얼마전 법무부가 새로 임용한 경력검사 13명의 출신이나 경력 사항을 보면 이 후배의 답변이 푸념이 아닌 듯 하다.

출신 학부별로는 서울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서울대 학부 출신은 13명 중 5명이었고, 이어 한양대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인하대·전남대 출신은 각각 1명이었다.

13명 가운데 로스쿨 출신은 5명이었지만 서울대가 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강대·이화여대·영남대가 각각 1명이었다.

법무부는 경력 검사를 채용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 인재들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경력 법관과 경력 검사는 말그대로 현장에서 실무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적재 적소에서(지역에서는 지역 사정에 밝은) 적합한 인물을 선발하는 것이 경력직 채용에 의미가 있다.

사법시험으로 더 이상 법조인을 선발하지 않게 됐다. 사법시험 폐지 이전에는 사법시험 성적과 연수원 성적을 합산해 성적 가중치를 두고 법관과 검사 등을 임용했다. 주관적인 수치보다는 객관적인 수치가 선발의 주요 방식이었기 때문에 선발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연수원이 폐지되면서 법관 임용시험을 따로 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경력 검사채용 등에서는 인성검사 등의 정성평가 수치가 적용되면서 학벌주의가 공고해 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섞여 나오고 있다.

지방대 로스쿨의 경우 수도권 출신 학부생들이 80% 이상이다. 지방대 로스쿨도 수도권 대학생들에게 점령된 마당에 판사, 검사 수요까지 수도권 학부 출신 선발로 치우친다면, 지방대 생들의 법조인에 대한 꿈은 말그대로 ‘꿈’이 될 공산이 크다. 사회 전반이 학벌철폐, 지방차별 등을 외치고 있지만 법조계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듯 하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은 기적으로 남아야 하는 것인가?

김민영 사회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평통 대전 동구협, 한반도 평화공존 대내외 정책 모색
  2. 세종시 '상권' 고립무원…새로운 미래 없나
  3. 대전 진보교육감 단일화 미참여 맹수석·정상신 후보 "단일화 멈춰야"
  4.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5. 석유 사재기·암표상 집중 단속… 민생물가 교란 범죄 뿌리 뽑힐까
  1. [사설] '차기 총선 통합론' 더 현실적 대안인가
  2. 345㎸ 입지선정위 논의 3개월 남아… 지역사회 우려 해소는 '제자리'
  3. [세상읽기]'대전 3·8민주의거' 그 날의 외침
  4. [내방] 김도완 대전지검장
  5. 대전사람 10명 중 8명 "지역치안 안전해"… 대전경찰청 안전 설문조사 진행

헤드라인 뉴스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무산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방선거 화약고 불보듯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이 사안이 6·3 지방선거 여야 최대격전지 금강벨트의 화약고가 될 전망이다. 더욱이 행정통합 성공에 따른 논공행상이 아닌 실패로 인한 책임공방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커 휘발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 공직선거 한 달 또는 늦어도 공식선거운동 기간을 전후해 각 당은 시도별 공약을 발표하기 마련이다. 올 지방선거가 6월 3일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초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21일께에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진다. 충청권의 경우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미 지역..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20년 숙원 해결 기대감 높였던 대전역세권 복합 2구역, 아직 첫 삽 못떠

시행사가 사업설명회까지 열면서 착공의 기대감을 높였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 개발 사업이 첫 삽을 뜨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중동분쟁으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착공이 계속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대전시와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예정이었던 대전 역세권 복합2구역의 착공이 연기됐다. 대전역세권개발의 핵심 사업인 복합2구역 사업은 대전역 동광장 주변 2만8391㎡ 부지에 1184가구 공동주택과 호텔·컨벤션·업무·판매시설을 집약하는 초고층 복..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정부세종청사' 이전 흔들기 시도… 지역 정치권 규탄

인구 39만 명 벽에 갇힌 세종시. 2020년 중앙행정기관 이전기(1단계)도 미완으로 남아 표류하고 있는 현실. 행정 기능만 덩그러니 놓인 세종시의 정상 건설을 뒤흔드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의 이전을 공약하는 일이 반복되면서다. 김민석 총리와 행정안전부까지 나서 "추가 이전 계획은 없다"는 사실을 못 박았으나 선심성 약속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세종시 여·야 정치권에 이어 세종특별자치시의회(의장 임채성)가 12일 이에 대한 규탄의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반갑다 야구야! 반갑다 야구야!

  • 내가 최강소방관 내가 최강소방관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