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사랑의 품앗이

[공감 톡] 사랑의 품앗이

김소영(태민) 수필가

  • 승인 2017-10-2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낙엽1
게티 이미지 뱅크
벌써 울긋불긋 물들은 단풍이 하나 둘 바람에 떨어지는 올 가을.

사회복지를 공부 중인 나는 이번 학기 현장실습을 위해 노인전문요양원에서 15일 동안 예비 사회복지사로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

요양원에는 치매 등 노인성 병으로 인해 65세 이상에서 100세가 넘은 노인분들이 입원을 하고 계셨다. 거의 치매나 뇌경색, 파킨스 병을 앓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요양원에서 노인분들을 돌보게 되던 첫날, 뼈만 앙상히 남아 영혼없이 넋이 나간 체로 주는 대로 받아 먹으며,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닌 듯 한 노인분들을 보니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며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이곳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분들 가운데 아직은 제정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분들과 함께 지내려니 중증 치매노인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말을 보고 듣는 게 힘들 것이고 대화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5급 정도의 비교적 양호한 치매 노인들께서는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이 하루 종일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며 지내고 있었다.

그들의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해결해 가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이기에 노인들에게 말을 걸어드리며 잠시나마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그 중 몇몇 분들은 식사를 거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할머니, 식사하셔야지요?"

"아니, 안 먹을래. 이제 그만 아플래."

"그러니까. 밥을 드셔야 약을 드시죠. 그래야 안 아프죠."

빨리 생을 마감하고 싶으셔서 식사를 거부하신다는 말은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하지만 이곳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요양보호사들의 인성교육을 잘 시키는 듯했다. 다른 기관에 비해 요양보호사들이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은 사뭇 부드러웠고 정성이 들어가 있었다. 한 요양보호사가 7~8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었는데 목욕을 시키는 날이나 다른 환자가 입소할 때처럼 힘든 일이 있을 때 다른 병실의 요양보호사들이 와서 서로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예전 우리나라 품앗이를 생각나게 했다. 서로의 힘든 것을 공감하는 이들은 서로 도우며 사랑의 품앗이를 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은 어두운 기운이 가득한 병실에 밝은 기운을 불어다 주고 있었다.

긴 삶의 여정에 마지막 준비를 하고 계시는 지친 노인분들에게 사회복지사, 요양복지사의 따뜻한 미소가, 상냥한 말 한 마디, 관심어린 눈빛 하나가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활력소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치매 환자 가족들은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는 것이 불효는 아닌지 고민할 것이다. 그렇지만 재정적인 부담이 해결된다면 요양시설에는 가정에 없는 시설들이 갖추어 있고 온종일 곁을 보살펴주는 요양보호사들이 있으니 신체 상태를 자주 체크를 할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다. 가족들이 자주 찾아 뵙고 함께 웃어주고, 다리도 주물러드리며 손이라도 잡아들일 수 있다면 노인분들이나 가족 모두 불편없이 잘 모시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 실습을 통해 사회복지사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며 꼭 기관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일상에서도 서로서로 사랑의 품앗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소영 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월드 탈출 늑대 밤사이 무수동 치유의숲서 목격…"여전히 숲에 머물러"
  2. 늑대 포획 골든타임에 갑작스런 비…"탈진에 빠지기 전 발견이르길"
  3. 대전동물원 늑대 탈출 이틀째, 의문 투성… 전책·철조망 모두 뚫고 나갔나
  4. 퓨마탈출 이후 표준매뉴얼 수립했는데… 오월드 이번에도 안 지켰다
  5.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
  1. AI 더해진 교육현장, 대전 중·고 교사들 "평가 민원 때 실질적 보호 못 받아"
  2. 유치부터 정주까지… 건양대 외국인 유학생 전용공간 'KY 유니버스'
  3. 고교학점제 시행 1년…학생·교사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확인만"
  4. 대전교육청 지방선거 앞 '공직선거법' 직장교육
  5. [박헌오의 시조 풍경-12] 멈춰선 찬란한 날

헤드라인 뉴스


이춘희 캠프에 합류한 김수현… 요동치는 세종시장 선거

이춘희 캠프에 합류한 김수현… 요동치는 세종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김수현 세종시장 예비후보가 이춘희 캠프에 전격 합류하며, 조상호 예비후보와 물러섬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3일 중앙당 주최, 대전MBC 주관 양자 토론회에 이어 14~16일 경선 투표일까지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외형상 이춘희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가 기선을 제압하는 모양새다. 지난 6일 5자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3명 중 전날 고준일에 이어 김수현 예비후보까지 2명을 품으면서다. 홍순식 예비후보는 양 후보 사이에서 여전히 정중동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희·김수현 예비후보는 10일 오전..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 '이글스TV' 실버버튼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한화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중고 거래 앱 당근 마켓에 구단 유튜브 채널 명인 'Eagles TV(이글스 티비)'라고 적힌 유튜브 실버버튼 판매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 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게시자 A씨는 유튜브 실버 버튼을 12만 원에 판매한다고 올린 뒤, 'Eagles TV 채널 10만 구독자 달성 기념으로 받은 제품이다'라며 "벽걸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면에..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충청권에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까지 겹치면서, 분양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가속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져, 그 여파가 서민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충청권 3월 입주율은 57.5%로 전월(63.4%)보다 5.9%포인트 줄었다. 즉 10가구 중 4곳 이상은 입주를 하지 못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

  •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이틀째…‘열화상 드론’ 등 투입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이틀째…‘열화상 드론’ 등 투입

  • 벚꽃 엔딩 벚꽃 엔딩

  •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