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인류를 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고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인류를 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고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 승인 2021-08-09 08:23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2021052401001293200052041
신천식 특임교수
날이 덥다. 조금만 움직여도 흐르는 땀을 감당하기 어려운 힘든 여름을 모두가 겪고 있다. 덥고 습한 전형적인 한국의 여름을 되풀이해서 겪어내며 오랜 세월을 살아온 터이기에 이 순간이 지나기만을 묵묵히 기다릴 뿐이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어도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희망과 기대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세상 살아가는 이들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이 심상치 않다. 언제 끝날지 기약하기도 어렵다. 백신을 맞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과 돌파 감염은 일상 복귀 관련하여 어떠한 예단도 불가능하게 한다. 우리 삶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과 방식으로 진행되어야만 하는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판단이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낯설어지고, 소소한 관행이 사라지고, 당연한 일들이 위험한 금기나 타부가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하는 삶을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해야 할지 진지하게 사유하고 성찰해야 하는 결정적 순간과 마주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여기던 기존의 사고와 관점 또한 바뀌어야 한다. 세계와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만 한다.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인 인간의 무지와 무력함을 인정해야만 인간종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오랜 역사를 통해 무수한 위기와 재난을 극복하며 위대한 인류 문명사를 이어오고 있다. 전쟁과 전염병, 수많은 자연 재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우수한 유전자를 보유한 인류 집단이지만 새롭게 등장한 변종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대응 자체가 애매하고 불확실하며 결말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잠시도 미룰 수 없는 인류 생존을 위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코로나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하나는 현존 인류문명의 본질과 특성 관련한 통찰이다. 인류문명은 상호 연관되어 분리될 수 없는 다양한 구성요소 간 강력한 밀접성과 연계로 이루어진 전일적 통합체임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며,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하여는 원팀으로서 인류 모두의 진정한 협력과 연대가 절실해지고 있다는 가르침이다. 인류문명은 개인과 국가와 문명권으로 쪼개질 수 없는 거대한 하나의 체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에 존재하는 인간 구성원 모두는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덩어리이면서 유기적 생명체라는 사실이다. 코로나의 전 지구적 대유행은 인류 구성원은 긴밀히 연결된 하나라는 속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코로나의 창궐이 세계적이기에 대처 역시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연대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코로나 사태가 주는 두 번째 교훈은 인간 중심주의적이며 인류 편향적인 사고방식을 과감히 해체하고 폐기 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이다. 인류 집단은 바이러스를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와 함께 지구를 중심거점으로 삼아 공존 공생하는 생명공동체의 일개 구성 요소에 불과하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한 몸이다.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생명체이기에 한 몸으로서의 의식, 유기적으로 상호의존해야 살아낼 수 있다는 당연한 결론이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인간과 인간의 상호이해와 협력, 인간과 자연의 공생, 나아가 그동안 소홀히 대했던 바이러스까지도 의미 있는 존재로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의 대유행은 작은 성공에 취하여 기고만장한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향한 일대 경종이다. 지나친 인간 우월주의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이며 조롱이다. 이제 인간은 한없이 겸손해져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가 주는 가르침을 배우는 시간이다. 우리가 가르침에서 교훈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인류는 지구 거점의 생명공동체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명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서머나침례교회,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연말 맞아 이웃사랑 후원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