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충청을 보다] 아름다운 풍경부터 역사유적까지 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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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충청을 보다] 아름다운 풍경부터 역사유적까지 다 있네

영화 집으로 속 옛 영동 풍경 볼거리
충청사람 특징 담은 거북이달린다도
모두가 찾던 명당 품은 예산, 새모습

  • 승인 2021-09-20 01:57
  • 수정 2021-09-20 10:32
  • 유지은 기자유지은 기자

푸르른 하늘은 점점 높아지고, 샛노란 달이 점점 차오르는 날. 전이며 송편이며, 평소 즐겨 먹지 않던 음식들이 왕왕 쏟아지는 날. 무엇보다 이곳 저곳, 각자의 일상으로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고향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긴 휴가를 어영부영 보내기도 아쉽다.

 

그래서 준비했다. 고향에 갈 순 없지만, 고향의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특히 충청권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충청의 아름다운 지역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추석 전후와 당일, 하루 한편 3편의 영화를 보며 고향의 향기에 취해보길 바란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집으로1
영화 집으로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백숙 말고 치킨이 먹고 싶다고!=집으로…(2002) 감독: 이정향 / 출연: 김을분, 유승호 / 장르: 드라마, 가족

도시에 사는 7살 소년 '상우'가 여름 동안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댁에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귀여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다. 글도 읽지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의 시골살이가 너무나도 싫었던 상우가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며 변해가는 모습을 잔잔하게 담았다. 지금은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은 유승호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기도 한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충북 영동이다.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의 시골마을로 영화의 주인공인 김을분 할머니를 비롯해 많은 조연들이 직접 현지에서 캐스팅된 주민들이라고 한다. 때문에 어떤 배우의 연기보다도 자연스러운 충청의 사투리와 풍경을 느껴볼 수 있다. 다만 첫 장면에 나오는 비포장길 위 버스는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 이후 포장도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상우와 할머니가 아웅다웅하던 시골집 역시 과도하게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인한 할머니의 이사로 사라졌다고 한다.

비록 여전히 제자리인 것들이 많지는 않지만 약 20년전의 영동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다.

집으로2
영화 집으로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줄거리: 7살 상우는 엄마의 사정으로 인해 잠시나마 외할머니와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외할머니와의 시간이 너무도 싫은 상우는 일찌감치 할머니를 무시하며 자신의 온갖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그러하듯 외할머니는 상우를 절대 나무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우의 시골 일과는 할머니 괴롭히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할머니에 온갖 때를 쓰던 상우는 치킨이 먹고 싶다 한바탕 난리를 치고 이를 백숙으로 오해한 할머니는 산 넘고 물 건너 닭을 사오다 몸살로 몸져눕게 된다. 자신 때문에 병이나 끙끙거리는 할머니를 보며 그래도 마음이 쓰인 상우는 할머니를 간호하게 되고, 상우는 점차 마음을 열어가게 되는데….

7살 상우와 77세 외할머니의 귀막힌 동거는 무사히 계속될 수 있을까.

 

 

거북이달린다1
영화 거북이 달린다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지발 잡히지 마라, 너는 내가 잡을거여!=거북이 달린다(2009) 감독: 이연우 / 출연: 김윤석, 정경호, 견미리, 선우선 / 장르: 범죄, 코미디

하는 일이라곤 지역 발전을 위한 소싸움 대회 준비뿐인 형사 조필성이 우연히 엮이게 된 탈주범 송기태를 쫓으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형사와 희대의 살인마의 대립이 주가 되는 이야기이지만 스릴러보다는 코미디에 가까운 가벼운 영화다. 이때 성과도 고만고만하고 무능함으로 찍히기까지 하는 형사 조필성의 소속이 바로 충남예산경찰서다. 범죄율 0%의 시골로 묘사되며 그로 인해 형사들의 본업이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는 배경의 개연성을 더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충청지역 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있다. 단순히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넘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 등에 충청의 정서를 녹였다. 영화의 제목인 '거북이 달린다'에서 달리는 주체가 거북이인 것 역시 대표적인 충청인의 특징인 '느림'을 구체화함이 틀림없다. 때문에 거북이의 의인화인 주인공 필성이 은근하면서도 끈질긴 기질로 끝까지 송기태를 추적하고 결국 그를 잡고야 마는 모습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말일 수 있다. 가끔은 답답하다고 우유부단하다고 무시 받기도 하지만 집념의 의지로 범인을 체포하는 주인공을 보며 의외의 몰입감과 사이다를 즐겨보길 바란다.

거북이달린다2
영화 거북이 달린다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줄거리: 시골마을 예산의 형사인 필성은 형사일 보단 소싸움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러던 중 강력한 우승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필성은 아내의 쌈짓돈으로 큰 돈을 따게 된다. 비록 아내 몰래 훔쳐온 돈이었지만, 난생 처음 큰소리 칠 생각에 들뜬 필성.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에게 돈을 뺏기게 되고 필성은 그가 몇 년 전 전국을 발칵 뒤집었던 탈주범 송기태라는 걸 알게된다.

희대의 탈주범이 예산에 나타났다는 걸 알게 된 필성은 잃어버린 돈과 명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에 눈이 멀어 직접 송기태를 찾아나서고, 그의 은신처를 덮치지만 되려 손가락이 잘리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운 나쁘게도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예산서 형사들은 탈주범을 놓친 무능한 형사로 전락, 결국 필성은 형사직까지 짤리게 된다.

돈에 명예, 그리고 자존심까지 모든 걸 잃은 필성은 반드시 탈주범 송기태를 잡겠다 다짐하며 느리지만 집요하게 그를 쫓기 시작한다.

 

 

명당1
영화 명당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땅을 차지한 자, 세상을 얻을 것이다!=명당(2018) 감독: 박희곤 / 출연: 조승우,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백윤식 / 장르: 시대극, 드라마

땅의 기운을 볼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왕릉을 이용해 극중 최고 권력을 차지한 장동 김씨 가문과 이들의 악행 파헤치고 파멸을 바라는 박재상, 흥선의 대립을 주축으로 한다. 영화는 그 이름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명당'에 집중한다. 전반부는 효명세자의 능이 있는 터, 후반부는 2대에 걸쳐 왕이 나온다는 이대천자지지. 결국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의 결정체이자, 탐욕스런 종착역인 이대천자지지가 바로 충남 예산의 가야사다.

극중 흥선이 기존의 권력을 깨고 왕의 가문이 되기 위해 찾는 곳이며 그곳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이장하기 위해 장동 김씨 가문과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곳이다. 무조건적으로 극 전체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인 가야사가 바로 예산에 위치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의 기슭이다. 아쉽게도 실제 촬영은 전라남도 구례에 위치한 화엄사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흥선이 자신의 아버지를 이장하기 위해 가야사를 불테워 현존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남원군묘와 가야사지 추정불전지가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인물들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와 사운드, 그리고 그 치열함을 구현한 연출을 통해 그 웅장함을 느끼기 충분하다.

역사에 의해 들푸른 언덕으로만 자리한 지역의 터가 먼 과거 누군가가 치열하게 찾아 헤메고 그 믿음대로 2명의 왕을 만들어 냈다는 놀라움에 집중하면 영화의 재미가 배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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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당 스틸컷 사진=네이버 제공

줄거리: 박재상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이 후 복수를 꿈꾸던 박재상은 몰락한 왕족 흥선과 김씨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손을 잡는다. 그러던 중 효명세자가 장동 김씨의 계략으로 흉지에 묻혔다는 소문이 돌게 되고, 재상과 흥선은 이를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는 맞아 들었고 장동 김씨를 몰아낼 기회를 얻게 되지만 끝내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박재상과 흥선은 다른 계획을 찾게 되고 장동 김씨 가문이 이대천자지지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흥선은 이들보다 먼저 이 터를 찾으려 하지만 박재상은 이를 반대한다. 박재상은 이미 그 터가 어디인지 알고 있었기 떄문. 하지만 흥선은 끝내 터 찾기에 집중, 가야사라는 것을 알게 되고 흥선보다 역시 이 사실을 안 장동 김씨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유지은 기자 yooj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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