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주민참여예산과 시민주권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주민참여예산과 시민주권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 승인 2022-11-06 08:51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조원휘
조원휘 부의장
프레드리히 니체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가장 무섭다. 신념을 가진 사람은 진실을 알 생각이 없다. 강한 신념이야말로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우리의 삶에 있어 항상 성찰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장의 임기가 100일이 조금 지났다. 이 기간을 보면 이장우 대전시장의 앞으로 4년의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대전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시민공동체국과 청년가족국, 성인지정책담당관실을 폐지했다. 또 주민참여예산을 반토막 냈고 이와 관련해 대전시의 설명을 듣고자 하는 시민들의 토론회 청구 또한 거부했다.



10월 20일 열린 대전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장우 시장에게 "특정 성향의 소수 시민단체를 위한 꿀단지로 전락한 주민참여예산을 철저히 검증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시장은 "시민 혈세가 소수의 먹잇감이 돼서는 안 된다"며 "철저히 원인을 파악해 부패의 카르텔을 도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는 내가 사는 마을의 산책로 앞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해,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았던 주민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그들에게 정치색을 덧칠한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죄가 없다. 주민참여예산제는 1989년 브라질 포로토 알르그레(Porto Alegre)시가 브라질 사회의 후견 정치와 사회 불공평, 부패 근절을 위해 처음 도입해 남미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확산됐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정부의 투명성 및 재정 건전성과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의 숙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책임의식과 사회적 자본 형성 및 정부 신뢰 증진이라는 기대효과가 있다. 특히 지역주민이 지역의 의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제안해 주민의 투표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실천 현장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우리나라는 2004년 「광주광역시 북구 주민참여예산 운영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처음 도입했고 이듬해에는 대전시 대덕구가 주민참여예산제 조례를 제정해 전국 세 번째로 이 제도를 시행했다. 2007년에는 광역지자체 최초로 대전시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했으며 이후 국회에서 「지방재정법」을 수차례 개정하며 주민참여예산제 의무사항과 운영 평가 조항, 참여 범위, 주민참여예산 기구 관련 조항을 신설해 주민참여예산의 시행에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장은 출범 20여 일 만에 200억 원 규모의 주민참여예산을 100억 원으로 축소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가 주민참여예산제를 반토막 내는 동안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은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숙의 과정도, 협의도 없었다.

대전시는 주민참여예산 반토막의 이유로 대전시의 부채가 1조를 넘어 예산 절감과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사업비 집행을 위해 예산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전시 지방채무 비율은 10.4%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낮으며 주민참여예산을 200억 원으로 편성한다 하더라도 대전시 전체 예산의 0.31%밖에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납세자이며 대전시의 주인인 주민이 전체 예산의 0.31%를 주민투표를 통해 사용하고자 하는 예산을 과연 낭비라고 말할 수 있는가? 대전시의 주민참여예산 반토막 예산 축소 편성은 행정의 3대 원칙인 신뢰성과 연속성, 예측 가능성 모두를 잃게 했다.

또 「대전광역시 시민참여 기본조례」에는 300명 이상이 토론회를 청구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토론회를 개최하게끔 규정돼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민들' 385명은 조례에 따라 토론회를 청구했으나, 대전시는 이마저도 '주민참여예산제는 적법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조례에 따른 토론회 의무대상으로 볼 수 없다'며 토론회 개최를 거부했다.

민선 8기 대전시는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도, 조례도 무시하는 일방통행의 행정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가 '삼류 주민참여 도시'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먹방 유튜버 쯔양, 피고소인 신분 대전둔산서 출석
  2. 오석진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교육은 학생 위한 것… 단일화 땐 합리적·공정하게"
  3. 당진시, 봄감자 파종 관리 당부
  4. 차기 충남대병원장에 3명 입후보…이사회 12일 심사 후 교육부에 추천
  5. [사설] 석유화학 위기, 대산 단지 파급 살펴야
  1. 갈고 닦은 실력 뽐내는 세계 미용인
  2. [사설] 지방분권·행정수도 개헌도 지금이 적기다
  3. 학습 평가, 수강과목 추천도 'AI'로…대학가 인공지능 플랫폼 도입
  4. 원자력연 방사성의약품 캐리엠아이비지, 이제 진단용 고용량도 건강보험 적용
  5. 충남대병원 대전지역암센터, 암예방의 날 맞아 워킹스루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대전, 특수영상 산업 허브로’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첫삽

'대전, 특수영상 산업 허브로’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 첫삽

대전이 특수영상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융복합 특수영상콘텐츠클러스터 기공식이 11일 오후 2시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서 개최됐다. 대전 융복합 특수영상 클러스터는 총 1690억 원(국비 772억 원, 시비 918억 원)이 투입되며 지하 1층 지상 8층, 3만 3528㎡ 면적에 스튜디오 5개 실과 특수영상 기업 입주 공간 80개 실, 교육시설과 전시체험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며 완공은 2028년 10월, 개관은 2029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기공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비롯해 조원휘 대전시의장, 임성환..

꿈돌이 호두과자, 대전역 판매 개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매출 확대 기대
꿈돌이 호두과자, 대전역 판매 개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매출 확대 기대

'꿈돌이 호두과자'가 대전역에서 본격 판매된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호두과자'는 대전역 2층 '꿈돌이와 대전여행'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이번 대전역 대합실 입점은 KTX 및 일반열차 이용객이 집중되는 핵심 동선에 판매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출장·여행객 등 외지 방문객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공간에서 '대전 방문 기념 먹거리'로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 시는 3월 중 꿈돌이 호두과자와 대전시티투어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 관광·체험·소비를 결합한 마케팅으로 확장할..

정부 `국가채용센터` 2030년 세종시 누리동 노크
정부 '국가채용센터' 2030년 세종시 누리동 노크

공직자 인재 선발의 허브 '국가채용센터'가 2030년 세종시 완성기에 맞춰 누리동(6-1생활권) 입지를 노크하고 있다. 국가채용센터는 여러 장소에 분산된 시험 출제와 채점, 면접, 역량평가, 개방형 직위 선발 등 공무원 채용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게 될 인사혁신처의 핵심 업무시설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2016년 세종시 이전을 거쳐 현재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청장 강주엽)은 11일 '국가채용센터 건립 사업'의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 10일 기획예산처 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저희 동아리가 만든 자동차랍니다’

  •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개학기 등하굣길 ‘안전하게’

  • 대전 도심 곳곳 봄맞이 꽃단장 대전 도심 곳곳 봄맞이 꽃단장

  • 갈고 닦은 실력 뽐내는 세계 미용인 갈고 닦은 실력 뽐내는 세계 미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