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시작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시 무조건 보호자 동반 요구하지 말아야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시작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시 무조건 보호자 동반 요구하지 말아야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 승인 2022-12-04 09:02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박병수 소장
시각장애인이 부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고자 어느 놀이공원에 갔다. 그는 그곳 시설 중 인기가 있는 놀이기구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해당 시설 관계자가 안전상의 우려가 있다며 시각장애인은 보호자와 동반해야 한다며 혼자서는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그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기구에 탑승 시 보호자 또는 직원과 함께 탑승하도록 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과정에서 해당 놀이공원 측은 당시 시각장애인이 타려고 했던 놀이기구는 신체 부적격자가 이용하는데 제한이 있는 종목이어서 자체 마련한 안전 가이드 라인을 근거로 보호자와 동반 탑승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시 보호자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동반탑승이 어렵다고 말하여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직원과 동반하는 조건으로 탑승하게 하였다고 한다. 해당 공원 안전 가이드 라인에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놀이기구는 이동 및 탑승 시 장애물을 통과하거나 단독으로 이용이 불가하므로 반드시 보호자 동반"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국가인권위 조사관들이 현장에 가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해당 놀이시설이 상층부까지 이동하는 동안 고장이 발생하면 공중에 매달려 있는 탑승객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안전 레버가 해체되면 추락할 위험이 있었다. 공원 측도 이런 경우 승객 스스로 놀이시설을 벗어나기보다는 직원들이 비상계단으로 올라가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손님들이 비상계단을 내려갈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고 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의 보호자가 함께 탑승했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 그 보호자도 구조의 대상일 뿐 해당 시설을 안전하게 벗어나는 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기 어렵다.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이 사건을 심의하면서 놀이기구 탑승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발생 위험성은 비장애인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상존 하는 것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이러한 위험이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그리고 놀이공원을 방문했던 시각장애인이 해당 놀이시설 탑승 과정 중에 본인 또는 타인의 안전을 저해할 우려도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장애인과 달리 진정인에게 보호자 또는 직원과 동반 탑승하는 조건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하도록 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유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과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여가생활과 체육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의미를 중시하면서 해당 놀이시설 측이 시각장애인이 놀이기구를 탑승하면 안정상 위험이 초대될 수 있다는 막연한 추정을 하고 비장애인과 동등하지 않은 방식인 보호자 동반 탑승을 요구한 것은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우한 것으로 평등권 침해에 따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여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10월 말에 해당 놀이공원 대표에게 개별적인 장애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장애인 보호자 등의 동반 탑승을 요구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과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권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하였다.

우리 사회는 안전 또는 보호를 내세워 장애인의 여가생활과 체육활동을 누릴 권리를 합리적 이유 없이 여전히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사회에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참여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자신의 생활 전반에 관하여 자기 의사에 따라 선택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박병수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인권사무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찰 순환인사 내년 도입 예고… 지역 우수 수사인력 유출현상 우려 목소리
  2. 충남도청 국장급 간부 A씨 경찰 입건…부하 여직원 성추행 혐의
  3.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4. 대전 무인점포 17차례 절도·미수… 청소년 2명 집행유예
  5. 먹거리 물가 안정 총력…계란·고등어 공급 늘리고 할인행사 확대
  1. 대전혁신센터, 지역 중견기업 노하우 스타트업 전수 '밋업데이' 성료
  2. KAIST와 엔비디아 AI 공동연구소 출범…한글과 국내산업 맞춤 에이전트 개발
  3. 한기대, 폭염 속 건설현장 찾아 '안전동행 간담회' 개최
  4. 천안동남소방서, 건강한 일터 조성 위해 조직문화 개선 교육 실시
  5.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직속기관장 협의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먹거리 물가 안정 총력…계란·고등어 공급 늘리고 할인행사 확대

먹거리 물가 안정 총력…계란·고등어 공급 늘리고 할인행사 확대

정부가 계란과 고등어를 비롯한 주요 먹거리의 공급을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등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강화한다. 재정경제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와 공급망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달과 다음 달 농·축·수산물을 대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할인행사 참여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다음 달부터 기존 75곳에서 90곳으로 확대해 소비자 부담..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홈플 세종점, 정상화 수순 밟나… 운영 재개 '숨고르기'

지난 13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 홈플러스 세종점이 본사의 영업 재개 명단에 포함되면서 운영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도일보 2026년 4월 16일자 3면, 7월 10일자 5면 보도> 앞서 조치원점이 지난 4월부터 휴점에 들어간 만큼, 홈플러스 세종점의 영업 재개 여부에 세종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월 초 전국 67개 마트의 재오픈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주요 점포가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홈플러스의 진정한 '회생'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세종시에 따르면 어진동 홈플..

KAIST와 엔비디아 AI 공동연구소 출범…한글과 국내산업 맞춤 에이전트 개발
KAIST와 엔비디아 AI 공동연구소 출범…한글과 국내산업 맞춤 에이전트 개발

KAIST와 엔비디아(NVIDIA)가 한국어와 국내 산업에 특화된 차세대 에이전틱 AI(Agentic AI) 연구를 위해 전략적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KAIST(총장 배충식)는 글로벌 AI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김재철AI대학원 서울캠퍼스에 'NVIDIA-KAIST AI 공동연구소(NVIDIA-KAIST Joint AI Research Lab)'를 설립하고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기술 공동연구를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공동연구소는 대한민국의 산업과 언어 환경에 특화된 에이전틱 AI 모델과 에이전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AI 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도심 속 공원에서 즐기는 물놀이

  •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개인형 이동장치 수거차량 ‘무법 질주’

  •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 대전 동부소방서, 온열질환 예방 총력

  • ‘문제 풀고 교통안전 배워요’ ‘문제 풀고 교통안전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