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2023호-신형 엔진을 달자] 이민성 감독,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1 승격, 그 이상의 목표를 이끌다

[충청2023호-신형 엔진을 달자] 이민성 감독, 대전하나시티즌 K리그1 승격, 그 이상의 목표를 이끌다

<대전하나시티즌 수장 이민성 감독 인터뷰>
후지산을 무너뜨릴 때 보다 기뻤던 K리그1 승격
승격 이끈 선수들 K리그1 경쟁력 충분,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2023시즌 준비
변함없는 팬들의 성원이 있기에 가능했던 승격 꿈

  • 승인 2023-01-01 13:14
  • 수정 2023-01-02 15:29
  • 신문게재 2023-01-01 6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이민성 (4)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2023시즌에도 대전의 지휘봉을 맡게 됐다. 이민성 감독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23시즌 구상을 들어봤다.202시즌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경 지시를 내리는 이민성 감독(대전하나시티즌)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축구팬, 아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축구중계 멘트다.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1998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한일전에서 대한민국은 일본에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있어 가장 통쾌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후반 종료 4분을 남겨두고 결승골을 넣은 이민성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넣은 골 장면은 공중파 방송국 애국가 영상에 삽입됐고 그야말로 마르고 닳도록 활용됐다.

이른바 '도쿄대첩'의 주인공이 된 이민성 선수는 25년 후 자신의 축구 인생 두 번째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8년간 2부 리그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대전하나시티즌을 K리그1으로 승격시켰다. 대전의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이다. 1년 전 승격 문턱에서 강원에 역전패하며 좌절을 맛본 이 감독은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녔다. 부임하고 2년 만에 대전을 승격시키지 못하면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다짐에서다. 대전이 K리그1 승격을 확정 지은 순간 이 감독은 "후지산을 무너트렸을 때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축구 인생 최고의 명장면을 바꿔놓을 정도로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이제 'K리그1 평정'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최근 이민성 감독과 재계약을 통해 믿음과 신뢰를 보냈다. 2023시즌 'K리그1 평정'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이민성 감독에게 2023시즌 구상과 축구 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하나시티즌이 승격한 지 이제 두 달이 지냈다. 이 감독은 승격 직후 인터뷰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작정 쉬고 싶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12월 28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리그 종료 후 휴식기 동안 쉬고 싶다는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일주일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 없이 쉰 것 같다. 리그 시작하고 하루의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래도 모두가 염원했던 좋은 결실을 보게 되어 다행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은 K리그1 승격을 넘어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는 팀이다. 대전에 K리그1은 또 다른 시작이다. 새로운 결실을 맺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12월 초에 선수들을 소집했고 3주간 마무리 훈련을 진행했다. 아마도 기사가 나갈 시점이면 태국으로 출발했을 것이다. 전지훈련 동안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따라 한 시즌이 달라진다. 세부 일정은 구단과 협의하며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리그1에 안착한 대전은 새 시즌을 대비한 전력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대전을 포함한 각 구단도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전력 강화를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전이 겨울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민성 감독은 "기존에 우리 선수들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고, 1부 리그에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다. 큰 변화를 주기보단 기존 선수단의 내실을 잘 다지고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며 내년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며 "우리 구단의 목표는 K리그1 승격을 넘어 더 큰 곳에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올 시즌 K리그1 승격을 이뤄냈고 내년에는 우리가 K리그1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해 내야 한다. 우리 팀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포지션 보강을 위해 구단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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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승강플레이오프에서 김천 상무에게 승리하며 승격을 확정지은 이민성 감독이 구단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2023시즌 대전하나시티즌 팬들에게는 흥미를 당길 만한 다양한 경기들이 준비되어 있다. 2021시즌 승격 문턱에서 좌절시킨 강원을 비롯해 과거 K리그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수원블루윙즈, 디팬딩 챔피언 전북, 수원과의 맞대결 등 흥미 요소들이 가득하다. 이 감독은 "특별히 어떤 팀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 과거는 과거일 뿐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K리그1에 단 한 팀도 대전보다 약한 팀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으로 임해야 한다. 나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또 다른 도전의 시간이다. 우리가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1부 리그에서도 우리의 축구를 하며 대전이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축구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월드컵을 두 번이나 경험했던 이 감독 역시 이를 뿌듯하게 지켜봤다. 이 감독은 "먼저 국민에게 큰 기쁨과 환호를 안겨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참가할 수 있다는건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예선 3경기부터 브라질전까지 단 한 명의 선수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가 없었다. 그런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이 자랑스러웠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2002년 4강 신화가 결코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앞으로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16강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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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승격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이민성 감독(대전하나시티즌)
이번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는 대전하나시티즌 주장 조유민이 이름을 올렸다. 조유민은 조별예선 3차전 포르투갈전 종료 5분을 남겨두고 조규성과 교체되며 대표팀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선수 자신도 그렇지만 나 역시도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월드컵이라는 영광된 자리에 뛰는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카타르로 떠나기 전 단 1분을 뛰더라도 너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유민 자신에게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조유민이 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대전은 K리그2에 있었다. 바로 그런 부분들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됐을 것이다. 차기 대표팀에 어떤 감독이 오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 소속 선수가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은 선수 개인을 떠나 팀으로써도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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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 대전과 김천상무와의 1차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이민성 감독(대전하나시티즌)
대전은 2022시즌 프로 B팀을 운영했다. 주전급에 포함되지 못했거나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 그리고 새로 영입된 어린 선수들이 K4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 감독은 "현재는 한 해를 운영했기 때문에 큰 성과를 얘기하긴 부족하다. 다만 유망주 육성이라는 대의명분이 있었고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신인선수들을 발굴했다. 아울러 B팀 운영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팀이 연패에 빠질 때면 이 감독은 항상 '독한 마음을 가져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독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눈앞의 기회도 놓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2부 리그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조금의 방심도 놓치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정신적으로 해이해지는 순간 선수도 팀도 무너지기 때문에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대전 시민 그리고 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여러 상황들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대전의 팬들이 매우 열정적이고 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따끔한 질책도 해주셨다. 팬들 입장에서는 걱정도 되고 화도 나실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올려 수월하게 우승을 하며 승격을 했더라면 팬들이 더 좋아하셨을 것이다. 그 부분이 죄송하다. 그래도 우리가 승격까지 결실을 맺을 수 있던 이유는 서포터와 대전 시민들의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먼 거리 원정까지 찾아주신 점에 감사드린다. 나도 선수들도 원정 경기를 뛰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K리그에서 대전 서포터들 보다 열정적인 팬들이 또 있을까 싶다. 내년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이민성 감독은

▲1973년 경기도 시흥 출생 ▲문일고 ▲아주대학교 ▲부산대우로얄즈 ▲포항스틸러스 ▲FC서울 ▲용인시청(은퇴)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 대표 ▲2002 FIFA 한·일월드컵대표 ▲ 2012 광저우 헝다(중국. 코치) ▲2012-2013 강원FC(코치) ▲2013-2014 전남 드래곤즈(코치) ▲2015-2016 울산 현대(수석코치) ▲2016-2017 창춘 야타이(중국. 수석코치) ▲2018-2020 대한민국 U-23(수석코치) ▲2021-현재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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