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대전은 언제 재미있어 질 수 있을까?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대전은 언제 재미있어 질 수 있을까?

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작가 및 평론)

  • 승인 2023-02-08 10:35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temp_1675815918111.1019900919
조상영(미술학 박사)
취업도 힘들다! 돈도 없다! 결혼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도 낳지 않는다! 따라서 인구는 줄고 있다. 지역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지역이 사라지고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그 현실을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은 무엇으로 살릴 수 있을까? 취업과 결혼, 출산으로 이어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문화예술이 풍부한 감성 도시로 변모되어야 지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않고 취업도 결혼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문화예술을 맛보며 살아가길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다양한 문명의 결과물과 자연물은 아름다운 디자인적 형태나 색과 기능을 갖춰 존재하고 있다. 이 의미는 "나는 예술에 관심도 없고 즐기지 않는 사람이야"라고 할지라도, 자신도 모르게 예술적인 건축과 공예품, 사진, 그림, 영화, 노래 등 예술적인 콘텐츠나 프로그램들에 둘러 쌓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쇠락해가는 지역을 문화예술로 살릴 수 있을까? 쉽지는 않지만 쇠락한 지역이 '문화예술'로 살아난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 그중 하나가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다. 1980년대 이후 서구의 도시들은 대규모 문화시설을 건립하거나 방치된 유휴공간을 문화공간 만들어 대형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문화 주도형 도시재생 전략을 시도했다.

그 결과 나라들은 세계화 · 국제화에 따른 도시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문화'라는 콘텐츠가 21세기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 혜택을 톡톡히 보게 되었다. 따라서 도시재생의 성공은 문화 주도형 도시재생 전략에 의존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문화예술적' 요소가 도시재생에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는 뱅크 사이드 화력발전소로 20년 동안 사용하던 곳이다. 이 지역은 가난하고 개발도 늦은 곳이었다. 한국 같으면 이런 흉물스러운 건물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물을 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테이트 재단의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뫼롱이라는 두 건축가는 발전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현대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아이디어는 적중했고, 이와 더불어 건축가 노먼 포스터도 테이트 모던 앞에 밀레니엄 브릿지를 설계해 템즈 강 남쪽과 북쪽을 이어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는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더욱 발전시켰다.

도시는 부흥도 하고 쇠락도 겪는다. 공공기관 같은 큰 건물이 이전하면 인구 유출과 상권 침체, 쇠퇴로 이어진다. 덩그러니 남은 유휴시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화, 황폐화 되면서 도시의 경관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휴시설들은 없애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다. 유휴시설은 쇠퇴의 결과물이지만 동시에 지역 재생을 위한 자원으로 잠재력을 가진 공간이 되고 있다. 문화 예술적인 눈으로 도시를 바라보아야 한다.

대전은 '노잼 도시'라 불린다. 왜 대전은 재미가 전혀 없는 '노잼'으로 불려 질까? 사람들은 예술적 경지의 자연경관과 건축물들, 공예품들, 도시의 분위기들, 다양한 공연 컨텐츠 등을 보러 다니면서 감탄하고 재미있어한다.

하지만 대전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문화예술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밋밋하다. 특히나 일제 강점기나 한국전쟁 시대에 사용되었던 과거의 유휴시설들이나 문화재를 발굴·보존하여 대전의 새로운 현재 모습과 매칭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대전시 관계자들과 지역 국회의원, 대전시의원, 5개 자치구의원 등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집행하는 관료들의 아이디어와 과정이 어떠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전은 언제 재미있어질 수 있을까?

/ 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작가 및 평론)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교 믿고 입주했는데…입주민 "교육청 중재 나서라"
  2. 대천해수욕장, 126명 안전요원 총출동
  3. [르포] 대청호 녹조 시작점 추소리 가보니…걷어내도 짙은 초록빛
  4. [교육부 하반기 업무계획] 국가인재위원회 신설… 거점국립대 3곳 성장엔진·AI 분야 패키지 지원
  5. 성남시, 1기 분당신도시 교통정책 새판 짠다
  1. '우린 비급여만'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대전 65곳 충남 31곳
  2. 세종시 '동네 의원' 2곳 폐원… 지역 사회 도마 위
  3. 충청권 공립 신규교사 1244명 사전예고… 대전 초등 34명서 4명으로
  4. 과학기술정보연구원, 1억원 상당의 신기술 기업 이전 완료
  5. 컨텍, 우주 지상국 서비스 기업 KSAT과 안테나 6기 계약 체결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2037년 전력자립도 108% 달성 관건은 `주민 수용성`

대전시 2037년 전력자립도 108% 달성 관건은 '주민 수용성'

대전시가 2037년까지 전력자립도 108%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산업계는 목표 달성의 핵심인 대형 발전소 건설이 과거 서구 평촌산업단지 LNG발전소 건설 추진 당시처럼 주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6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5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전의 전력자립도는 2.96%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력자립도가 5%를 밑도는 지역은 전국에서 대전이 유일하다. 16위 광주(9.56%)의 3분의 1에도 못..

정부 국가철도망 계획에 대전시 역량 집중해야
정부 국가철도망 계획에 대전시 역량 집중해야

철도사업의 출발점인 정부의 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6~2035년) 발표가 임박하면서 지역 철도사업 반영을 위해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의 역량 집중이 요구된다. 전국 지방정부 건의와 국정과제 등 검토사업만 300개 600조원에 달해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6일 대전시와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연내 확정할 전망이다. 당초 지난해 말 발표가 예정됐지만, 국토교통부는 발표를 올해로 미뤘다.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지역 간 갈등과 선거 전 불필요한 오해를 예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송전선로 반대 대행진, 서구청장에 "직접 나서 의견수렴·대안 제시해야"
송전선로 반대 대행진, 서구청장에 "직접 나서 의견수렴·대안 제시해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과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는 전국 대행진 참가단이 대전에 도착해 주민 의견 수렴과 보호 대책 마련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6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송전탑백지화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 등 20여 명은 유성구청에서 서구청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전문학 서구청장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서를 전달했다. 대전에서는 서구와 유성구 일부 지역을 경과대역으로 하는 345㎸ 신계룡~북천안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정 지역 주민들이 건강권과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참가단은 서구가 송전선로 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극한 폭염 속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한 선로관리

  •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폭염으로 단축 영업합니다’

  •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충청권 식수원을 보호하라’…대청호 녹조 제거하는 방제선

  •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전문 간호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