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대전의 미래 모빌리티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 대전의 미래 모빌리티

이성만 배재대 명예교수

  • 승인 2023-03-20 11:08
  • 신문게재 2023-03-21 1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이성만 교수
정말이지 가뭄에 단비처럼 봄비가 내렸다. 남부지방은 심각한 가뭄으로 호수가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 도심을 잿빛으로 물들인 미세먼지도 나름 걷힌 듯하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어제의 대전 하늘은 잿빛 그 자체였는데 오늘은 계족산도 눈앞에 있다. '(초)미세먼지'는 우리가 100여년 이상 화석연료를 사용해서 생긴 신조어다. 산업 외에도 석유가 필요한 곳은 교통이지만, 이는 기후에 독이 되기도 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양날의 칼이다. 그렇다면 우리네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을 보려면 이 화석연료는 어떻게 대체돼야 하고 어떤 운송 수단이 가장 효과적일까?

대전은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다. 13km나 되는 보문산 둘레 길도 친환경적이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뚜벅이들로 가득하다. 보문산성도 누구나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다듬어져 있다. E-산악자전거로 자연을 탐험하는 이들도 있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의 조합은 녹색 전기인 까닭에 기후 친화적이고 효율적이며 저렴해서 즐기며 사용 가능한 친환경 모바일이다.



보문산성에서 바라본 대전은 분지에 푹 빠진 모습이다. 미세먼지가 빠져나갈 통로는 없어 보인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는 소외되다시피 했다. 자동차가 거리를 막고 공기를 오염시켰다. 이제 자전거 타는 사람, 보행자, 카페와 대중교통을 위한 도시재생으로 삶의 질을 극대화한 대전으로 탈바꿈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변신의 중심에 트램이 있을 수 있다. 무가선 전기 트램은 저렴하고도 깨끗하게 달릴 수 있어서 산업혁명으로 먼지를 뒤집어쓴 유럽의 도시에서 인기 있다. 이 교통수단은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처럼 도심을 편안하고 빠르게 이동시킨다. 뉴욕에서는 1832년에 처음 트램이 운행되었고, 1927년부터는 자동차 산업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노선들이 시들해졌다. 근래에 와서야 그 진가를 알아차린 덕에 일부 도시에서 트램 르네상스를 맞았다.



언제부터인가 시내버스도 디젤에서 친환경 연료로 탈바꿈했다. 미래의 추세는 E-버스다. 전기 모터는 디젤 엔진에 비해 1/3의 에너지만 필요하다. 또한 녹색 전기인 까닭에 운행 시 조용하고 깨끗하다. 프랑스 낭트의 E-버스는 배터리 전원으로 운행한다. 다른 구간에서는 팬터그래프로 이동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러한 조합은 저렴하기도 해서 실용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소유보다 사용을 장려한 대표적인 사례가 공영자전거 '타슈' 제도일 것이다. 필요할 때 탈것을 렌트할 수 있는 공영차량 '타슈'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소유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공간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독일의 베를린 같은 대도시는 공유 모빌리티를 장려하여 교통편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곳의 렌터카는 모두 전기로 움직인다. 유럽의 경우 점점 더 많은 도시 젊은이들이 차량을 소유가 아니라 렌트하고 있다.

한때 철길 근처는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치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디젤 열차 때문이었다. 전기로 바뀐 지금 그곳은 살기 좋은 곳으로 변신했다. 참고로 1863년 빅토리아 여왕 시기에 개통된 런던의 초기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하로 다니는 증기 기관차였다. 당시 이 기관차는 지붕도 없었으니 악명 높은 매연에 시달렸을 승객들을 상상해보라. KTX는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린다. 전기 모터와 낮은 회전 및 공기 저항 덕분에 기차는 비행기보다 30배, 트럭보다 5배, 배보다는 약간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러니 대전 중심의 메가시티를 위한 광역철도망 구축은 대부분 기존 철도망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후 친화적인 모빌리티에도 중요하다.

(초)미세먼지의 배출원은 다양하지만, 자동차의 폐해를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초)미세먼지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대부분 폐포 침투로 각종 치명적 질환을 유발한다. 클린 대전을 위한다면 교통편이성과 도시재생에 특화된 친환경 모빌리티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성만 배재대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명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서머나침례교회,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연말 맞아 이웃사랑 후원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