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우리 아파트 선출직 입주자대표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우리 아파트 선출직 입주자대표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 승인 2023-03-26 07:57
  • 김기랑 기자김기랑 기자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조원희 대전시의회 부의장
각종 선거가 많다. 대통령 선거부터 국회의원 선거, 지방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신협·새마을금고 이사장, 주민자치회장 선거 등등….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농협과 산림조합 조합장을 뽑는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있었고, 심지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도 주민들이 투표로 직접 뽑는다.

최근 아파트가 점점 대형화되고 세대수가 많아지다 보니 이제 한마을이나 다름없다. 아파트에는 개인의 재산과 공동 재산이 모여 있어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해 주는 관리사무소와 주민들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시설을 오랫동안 잘 유지하고 사용할 수 있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이 중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의 입주자·사용자를 대표해 관리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하기 위하여 구성하는 자치 의결기구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는 4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입주자대표회의에는 회장(1명), 감사(2명 이상), 이사(1명 이상)를 임원으로 두어야 한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주민들이 직접 뽑은 입주자대표회장이 있었다. 유독 이 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 분이 입주자대표회장으로 선출되고 나서 아파트 단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변화로 주차면이 항상 부족한 지하 주차장을 보완하기 위해 지상의 농구장을 저녁 시간부터 오전 10시까지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귀가시간이 자주 늦는 필자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변화로 아파트 출입구 현관문에 출입 편의시스템을 도입했는데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고 다가가면 현관문이 저절로 열린다. 특히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땐 자동으로 현관문이 열려 너무 편리하다. 월 1,000원을 지불하고 엄청난 대우를 받는 느낌이다.

세 번째 변화로 아파트 단지 후문에 있던 중앙 화단과 양쪽 기둥을 없애고 차선을 추가로 만들어서 출퇴근 시간대 차량 진출을 원활하게 했다. 이것도 출근 시간 1~2분이 아까운 아침 시간대 차량 소통 흐름을 빠르게 해주니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네 번째 변화로 아파트 단지 내 유료 헬스클럽을 무료로 전환해서 주민 누구든지 언제라도 운동을 할 수 있게 했다. 필자도 요즘 일주일에 2~3번씩 무료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한다.

다섯 번째 변화로 아파트 단지 전체 외벽 도색을 새로 해서 산뜻한 새 아파트 단지가 됐다. 어디서 어떻게 선정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우수 아파트 단지로 선정됐다고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대의정치는 직접 민주주의를 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자기 자신 대신 의견을 대변하고 견제와 감시를 해 달라고 대리인을 뽑는다. 이렇게 선출된 대리인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활동한다.

필자는 예산 사용 없이 아파트 주차 공간을 추가 확보하고, 출입문 현대화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게 하고, 차량 출입을 원활하게 해 대기시간을 줄여주고, 유료로 위탁 운영하던 헬스클럽을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무료로 운영하고, 아파트 외벽 도색으로 단지를 전체적으로 산뜻하게 변화시키는 등 입주자대표회장이 관리사무소와 협의해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 행복감을 줬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선출직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여겨진다. 입으로만 민생정치와 생활정치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게 지방정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런 훌륭한 입주자대표회장은 딱 한 번만 하고 더 이상 출마하지 않았다. 사뭇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오늘도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조원희 대전시의회 부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대전 서부경찰서 멈춤봉투 눈길
  2.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3. 대전·충북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총량 축소? 환자들 어디로
  4. 충남도, 국비 12조 확보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힘 모은다
  5. 경영책임자 실형 선고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상소…"형식적 위험요인 평가 등 주의해야"
  1. 충남도의회, 학교 체육시설 개방 기반 마련… 활성화 '청신호'
  2.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3. 대전동부교육지원청,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담당자 연수
  4.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5. 충남권 역대급 더운 여름…대전·서산 가장 이른 열대야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충청권 4년제 대학생 2만 명 학교 떠나… 대전 사립대 이탈 심각

전국 4년제 대학 중도탈락자 수가 역대 최대인 10만 명에 달했던 지난해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권에선 목원대와 배재대, 대전대 등 4년제 사립대학생 이탈률이 가장 높아 지역 대학 경쟁력에서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교육부 '대학알리미'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4년제 대학 223곳(일반대, 교대, 산업대 기준, 폐교는 제외)의 중도탈락자 수는 10만 817명이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데, 전년인 2023년(10..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꿈돌이 컵라면 5일 출시... 도시캐릭터 마케팅 '탄력'

출시 3개월여 만에 80만 개가 팔린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꿈돌이 컵라면'이 5일 출시된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꿈돌이 컵라면'은 매콤한 스프로 반응이 좋았던 쇠고기맛으로 우선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1900원이다. 제품은 대전역 3층 '꿈돌이와 대전여행',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GS25 등 주요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시 기념 이벤트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꿈돌이하우스 2호점에서 열린다. 행사 기간 ▲신제품 시식 ▲꿈돌이 포토존 ▲이벤트 참여..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서산 A 중학교 남 교사, '학생 성추행·성희롱' 의혹, 경찰 조사 중

충남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남성 교사 A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일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올해 학기 초부터 해당 교사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복된 부적절한 언행과 과도한 신체접촉을 주장하며, 학교에 즉각적인 교사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사건이 접수 된 후, A씨를 학생들과 분리 조치하고, 자체 조사 및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직위해제하고 학생들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으며, 이어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학교 측은 "서산교육지원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 동구 원도심에 둥지 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대전 병입 수돗물 싣고 강릉으로 떠납니다’

  •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푸른 하늘, 함께 만들어가요’

  •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 늦더위를 쫓는 다양한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