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충청권 초광역도시를 달리는 대전1호선을 꿈꾸며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충청권 초광역도시를 달리는 대전1호선을 꿈꾸며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 승인 2023-04-16 09:2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3022601001848500068551
이경복 연구개발원장
조선 후기 청담 이중환이 전국을 답사하고 쓴 인간과 자연환경 간의 상호 작용을 다룬 최초 인문 지리서인 '택리지'를 보면 사람이 살 만한 곳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교류에 필요한 '교통 조건'을 꼽는다. 350여 년이 지난 현재도 하나의 생활권을 공유하며 상생하는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적, 인적 자원의 빠른 교류와 소통을 위한 교통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교통 환경의 최대 수혜지역은 바로 수도권이다. 이미 구축된 풍부한 교통망을 기반으로 물적, 인적, 산업자원이 집중되고, 신규 철도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국토발전의 균형이 깨진 지 오래다.



충청권 역시 인구와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하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단순히 인구 감소만이 아닌 지역 인구 고령화, 지역 경제 쇠퇴, 지방 소멸 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날까 심히 우려스럽다.

이러한 난제를 극복하고자 국토의 중심 충청권에 협력도시 '충청권 초광역도시'가 추진되고 있다. 올 1월 31일 충청권 4개 시·도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을 설립하면서 초광역도시 건설에 첫발을 내디뎠다. 충청권 초광역도시 취지에 맞게 충청권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진정한 초광역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충청권 초광역도시 거점별 행정 중심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망 구축이다. 대전 도시철도 1호선을 연장해 대전시청과 정부대전청사, 정부세종청사, 충남도청, 충북도청을 연결하는 행정통합형 충청권 광역급행철도 (CTX: Chungcheong Train eXpress) 건설 방안이다. 현재 충청권 내 행정청사는 대전에서 약 21~ 102km로 상당한 공간적인 거리를 갖고 있어 상호 교류와 행정적인 소통에 많은 제약이 있다. 충청권 초광역도시의 첫 단추는 이러한 공간적인 거리의 단절을 빠른 대중교통 수단인 광역급행철도로 극복해 같은 동네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가 편리한 교통망을 기반으로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공동 생활권이 조성된 것과 같이 충청권 4개 시·도 또한 광역급행철도를 통해 충청권 초광역도시라는 공동 생활권을 조성해야 한다.

물론 깊숙이 들여다보면 사업성이 부족하고 교통 수요가 적어 경제성의 논리에서 배척될 수는 있다. 하지만 충청권이 하나의 생활·경제 공동체인 초광역 도시로 진정한 통합을 위해선 중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사항으로 생각된다.

대전과 세종은 밀접한 도심 지역 내 통행량이 집중된 만큼 대전 1호선을 세종까지 연장하는 사업은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 확보에 유리하다. 반면 충남과 충북은 넓은 지역에 지자체가 자리하고 있고 상호 통행량이 많지 않아 독자적인 신규 철도사업 추진이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충청권 행정 중심도시를 연결하는 행정 철도망을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산업과 관광을 연계한 광역급행철도 추가노선 건설방안이다. 행정청사 연계노선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업단지와 관광객 및 지역 특산품 활성화를 위해 향후 충남 아산, 금산과 충북 옥천, 영동을 연결해 교통과 산업, 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최근 충청권 내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산업단지롸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오송 철도클러스터, 홍성 내포 미래산업단지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막대한 산업자본이 투자되고 산업체가 입주하면 대규모 경제활동인구가 유입돼 충청권 초광역도시의 성장 동력 확보가 기대된다.

급변하는 도시 환경 변화로 인한 대규모 교통 수요를 충당하고 신규 경제활동인구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업단지 인근 신규 광역급행철도 구축으로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교통수요 부족으로 인한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크겠지만, 충청지역 특산품 생산지인 금산과, 영동, 제천 등의 지역산업을 광역교통으로 연결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충청권 국민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광역 MaaS(Mobility as a Service) 교통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초광역도시의 간선교통인 광역급행철도와 각 지역의 도심 교통을 담당하는 도시철도, 버스, PM 등을 촘촘하게 연결해 편하게 사용하는 광역 MaaS 시스템을 구축해 하나의 교통생활권을 구축해야 한다. 광역 MaaS 시스템은 지역 간의 소통 활성화뿐만 아니라 충청지역의 관광 인구와 경제 인구의 교류가 자연적으로 증가해 수도권 못지않은 거대 지역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제 새로운 국가 발전의 성장 동력은 수도권 '몰빵'이 아닌 지역 거점 초광역도시 조성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충청권 초광역도시 완성 목표는 현재 국민의 10% 수준인 500만 명의 충청 인구에서 20% 수준인 1000만 명의 인구가 상주하는 초광역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교통노선에 대한 입장 차가 있어 어려움은 있겠지만 지나친 경쟁을 지양해 충청권 초광역도시 원팀으로서 장기비전을 설정하고, 순차적으로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통팔달(四通八達)한 곳은 유사(遊士)들이 모인다'라는 말이 있다. 충청권 초광역교통망을 건설해 동서남북 네 방향이 통하고 편리하고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면 전국의 우수한 인재, 관광객 등이 쉽게 모이고 찾아와 보다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충청권이 되리라 자신한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의령군 자굴산 자연휴양림 겨울 숲 별빛 여행 개최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2.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3.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