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대전0시 축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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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대전0시 축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승인 2023-04-19 09:40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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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교수
3년여 만에 코로나가 끝나고 간만에 사회 전반에 활력이 돋고 있다. 사회 각 분야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지역축제도 정상 개최로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로 정치 지형이 바뀐 지자체의 경우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4년 만에 또다시 시장이 교체된 대전시도 지역축제가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12년 시작되어 그동안 어렵게 이어온 대전와인축제는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 성과의 불확실성으로 올해부터는 유통산업형 행사인 와인엑스포로 9월에 치러진다. 지난해 원도심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던 대전빵축제 '빵모았당'은 올해 4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대전시는 '유잼도시'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총력을 기울여 왔고 지난해 5월 열린 대전빵축제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제작한 필 더 리듬오브코리아-대전편 1억 뷰 달성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전빵축제의 지속성은 담보되지 못했다.

그리고 13년 만에 대전역 주변에서 자정을 전후로 펼쳐지는 '대전0시축제'는 29억의 예산으로 올 8월에 치러진다. 0시 축제는 이장우 시장이 2009년 민선4기 대전 동구청장 시절 추진한 문화사업으로 한 차례 열렸었다.

대전0시축제는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영국 에든버러 축제와 비슷한 글로벌 도심형 축제로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아 기획됐다. 또한 침체된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관광도시 대전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세계인들이 여름휴가를 대전으로 올 수 있는 여름축제,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하나돼 만들어가는 문화축제를 만들 것"이라며 "대전 0시 축제는 관광도시 대전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자 대전이 일류 경제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대표 공약사업으로 대전시의 행정력과 안정적인 예산이 뒷받침되고 있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성공 모델로 삼고 있는 영국 에딘버러 축제는 인구 50만의 중소도시에서 8월 한달 간 열린다. 50만 명의 관광객이 더해져 1백만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1일 객 단가를 최소한 10만 원(숙박비, 교통비, 식비)만 잡아도 50만 명에 30일이면 1조 2500억원이라는 엄청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축제 조직위 역시 2600개의 작품 참가비와 공연 수익료 협찬 공연 등을 통해 약 60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축제 민간조직과 지역주민, 그리고 예술가들의 역할이 크다.

무엇보다 에딘버러는 고위도 지역에 있지만 7월~8월 한여름에도 기온이 섭씨 17~20도이다. 8월 여름이면 영국왕국도 이곳에 와서 휴가를 보내고, 영국인들은 물론 많은 유럽인이 피서지로 이곳을 즐겨 찾는다.

0시 축제는 옛 충남도청부터 대전역까지 8차선이 통제된 한여름 아스팔트 위가 개최 공간이다. 대한민국은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온으로 열섬현상으로 도심의 폭염이 일상화됐다. 그리고 기습적인 폭우로 도심이 물바다가 되는 재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전시는 '대전0시축제'에 외지 관광객 100만 명을 목표로 사람과 돈이 모이는 꿀잼·심쿵도시로 퀸텀 점프하는 세계 4대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전0시 축제가 추구하는 정체성에는 물음표가 있다. 도심 퍼레이드와 문화예술공연 중심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세계 4개 글로벌 축제를 지향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어차피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대전시가 모처럼 의욕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축제가 성공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몇몇 전문가와 관 주도로는 예견된 리스크에 유기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그동안 단체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관 주도형 축제는 외견상으로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일단 충분한 예산과 행정력을 기반으로 한 물적 자원의 가용성에서 큰 강점이 있다. 그러나 단체장 임기 말에는 이러한 동력이 떨어지고, 단체장이라도 교체된다면 바로 축제가 사라지는 전례를 무수히도 지켜봤다.

대전시는 민선 전환 이후 단 한 차례도 시장의 연임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역축제는 개최 주기에 따라 도입기(5년)-성장기(5년)-정착기(5년)로 발전한다. 대전의 경우 4년마다 단체장이 교체되니 이러한 시간을 기다릴 여유조차 없다. 참 안타깝다.

임기 초 대표 공약사업으로 추진되는 '대전0시축제'에 대전시 공무원들은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 중심 주도의 축제가 대전 시민들 특히, 축제의 주 공간인 원도심 상인들을 주변인으로 밀어내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지역축제의 지속가능성은 지역주민의 공감대와 지역 문화의 고유성을 확보하고, 축제의 주체로서 지역민에게 주도적 역할이 주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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