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갈팡질팡 대전광역시 양성평등기금사업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갈팡질팡 대전광역시 양성평등기금사업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

  • 승인 2023-04-23 09:4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최영민
최영민 공동대표
대전광역시는 양성평등 기본조례 규정에 따라 매년 양성평등 문화 확산 및 여성권익보호를 위한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을 공모하고 있다. 올해도 2월 7일 사업공고를 냈고, 대전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이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2월 23일까지 사업신청을 받았고 사업선정 발표는 공고문에 3월 중으로 적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3월 말이 지나도록 선정결과발표를 미뤘고, 전화문의에도 담당 부서는 기다리라는 말만 하더니 4월 6일에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가 늦어진 이유가 심의위원회 구성 지연이라는 말도 이해할 수 없지만, 더 이해 불가인 것은 기금사업을 낸 단체 어느 곳도 선정하지 않은 '선정단체 없음' 결과였다. 이런 경우는 없었다.



공고 당시 올해는 공모분야를 일반공모 7~8단체, 기획공모 분야 2~3개 단체로 나누어 지원하겠다고 했다. 대전시의회 한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공모사업 신청현황을 보면 기획공모 2개 단체와 일반공모 7개 단체가 접수했다. 특히 일반 공모분야 신청 단체의 경우 대전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단체들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속해있는 대전평화여성회 경우 작년까지 양성평등기금 지원사업 지원규모도 다른 단체보다 더 많았고, 대전시 담당자로부터 사업결과보고도 우수해서 다른 단체에 모범이 된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탈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물론 공모사업은 심의위원회 심의 기준인 사업목적과 사업예산 적정성, 추진실적, 사업수행 능력 등에 따라 심의를 하기 때문에 심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음도 안다. 선정될 수도 있고, 선정되지 않을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올해 신설된 기획공모분야를 제외한 일반공모 분야는 매년 우수하게 기금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을 추진해오던 단체들이 대부분이어서 왜 전체 탈락을 했는지 납득하기가 어렵다. 오랫동안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여성권익 증진에 애써온 단체들을 전원 탈락시키고, 재공모를 하겠다는 대전광역시의 갈팡질팡 행정을 이해하기엔 담당 부서인 복지국 여성가족청소년과의 해명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심의위원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대전광역시 사업이니 여성가족청소년과에서 최종 검토했다"는 등의 말로는 탈락의 이유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곧 기금 공모사업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재공고를 하려 한다면 더욱 더 심의 기준에 따라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설명해줘야 마땅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대전광역시 양성평등 기본조례와 시행규칙에 따라 사업공모를 해왔을 테고, 사업도 선정하는 것인데 어떻게 구체적으로 내용을 보완해서 재공모를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게다가 공모사업 '선정단체 없음'의 이유가 오로지 심의위원들의 종합적 판단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이런 불친절한 행정이 없다. 대전광역시 양성평등 기본조례 시행규칙 제5조 각 호 사항에 따라 심의를 했다면, 개별 단체에게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정보를 알려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2018년부터 양성평등기금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평화그림공모전과 강연회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열어왔던 대전평화여성회는 양성평등기금사업으로 5년간 여성과 전쟁, 젠더, 인권, 평화의 의미를 숙고하고, 일상의 성차별과 폭력을 예방하며 누구나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권리와 그러한 권익을 증진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5년간 지속해온 평화그림공모전을 기다리는 청소년들을 외면할 수 없어 올해는 자체사업비를 마련해 평화그림 공모와 전시회만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광역시 양성평등기금사업 행정은 갈피를 못 잡아도 성 평등 세상과 평화로운 삶을 향한 오랜 걸음이야 멈출 수 있겠는가.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의령군 자굴산 자연휴양림 겨울 숲 별빛 여행 개최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2.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3.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