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당신께 행복호르몬을 배달하겠습니다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당신께 행복호르몬을 배달하겠습니다

신천식 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행정학·도시공학 박사

  • 승인 2023-07-09 09:3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2023051401000918400038951
신천식 이사장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행복을 원하십니까? 행복을 무엇으로 정의하십니까?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요? 나 혼자만의 행복은 가능할까요? 우리 사회의 최종목표는 가능한 많은 이들을 행복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까?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 모두의 행복 실현일까요? 행복을 규격화하고 정량화하여 공산품처럼 생산하고 보급하는 것은 가능할까요?

행복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자 목표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다들 원하지만,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막연한 행복을 향하여 일제히 달려가는 혼돈의 경주에서 뒤처질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행복에 대한 정의는 고대로부터 철학자들의 단골 주제였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는 행복을 최상의 좋음과 잘 됨의 인식과 실천에 연관된 것으로 정의한 후 좋음과 잘됨의 최고단계로 이루어지는 행복은 완전성 및 자족성까지 포괄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행복은 그 자체로 완전무결한 최고의 좋음이나 최고단계의 잘 됨을 말하며, 행복한 사람은 잘 됨과 좋음을 최고단계로 인지하며 누리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다수의 선택에 행복의 형식적 당위성을 부여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정량적 행복론이나, 개인의 존엄과 자율을 강요하거나 훼손하는 행복은 있을 수 없다는 반대편 시각도 동시에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행복은 정성적 가치임으로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일부의 시각에 동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현대사회는 과학이 주도하는 사회로 명명될 정도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자연계와 인간계를 포함하는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혁명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짐짓 보류한 미지의 영역과 신비의 세계에도 예외가 없습니다. 어찌 보면 인간 자신에게로 향하는 과학기술의 날카로운 분석과 연구는 오히려 더욱 가혹할 뿐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고유성을 보장하고 담보해야 할 부문도 가차 없이 까발려지고 있으며 인간의 신체적, 생리적, 심리적, 정신적 분야까지도 샅샅이 파헤치는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중 인간의 행복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존재가 밝혀지고 있으며, 행복은 호르몬 주사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과학적 진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는 행복한 세계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행복할 일만 남았을까요?

최근의 한 연구는 호르몬의 역설을 검증하여 반전에 이르게 합니다. 사랑에 빠지게 하는 호르몬 옥시토신(Oxytocin)에 반응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해도 여전히 짝을 사랑하며 배신하지 않고 새끼도 잘 키운다는 동물실험결과를 국제 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주도자는 오랜 시간 이어지는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과정은 단 하나의 분자가 맡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고 전합니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Dopamine) 이나 엔돌핀(Endorphin)의 역할도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행복은 단순한 약물투여나 일시적 자극으로 성취하기에는 복잡하고 미묘하며 난해한 개념입니다.

어찌 보면 행복은 인류의 최대 숙원이자 최고의 난제이기에 아직은 해결하지 못하는 인류의 몇 안 되는 숙제로 남겨두는 것도 행복한 인류를 위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해답을 찾기 위해 행복을 주제로 함께 고민해보는 과정조차 우리 모두의 행복역량을 높일 수 있는 행복한 좋은 기회이며 잘 됨을 향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기대는 하나가 채워지면 더 강한 자극이나 다른 목표를 향하여 전환하는 유전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고정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시대적이며 공간적 맥락과 함께 상황적 요인까지도 충족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인위적 호르몬 공급으로 행복을 얻겠다는 발상 자체가 우습기도 하고 가소로워지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모두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신천식 공공리더십연구원 이사장·행정학·도시공학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5월 7일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 22년 한풀이 하나
  2. 개혁신당 세종시당 5월 창당… 지선 제3지대 돌풍 일으킬까
  3. '세종호수·중앙공원' 명품화 시동… 낮과 밤이 즐겁다
  4. 멀틱스, 국립중앙과학관 찾은 조달청 앞에서 '누리뷰' 시연
  5. 천안법원, 근저당권 설정된 차량 타인에 넘긴 혐의 30대 남성 벌금 100만원
  1. 대전교육청 '중증장애인생상품 우선구매' 전국 교육청 1위
  2. 충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생체 간이식 형관재건 '발돋음'
  3. "아쉬운 실책"…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3연전 첫 경기 3-7 패배
  4. 송활섭 "미래 교육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
  5.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헤드라인 뉴스


서산 운산의 봄, 꽃비로 물들다…문수사·개심사 일대 `힐링 명소` 각광

서산 운산의 봄, 꽃비로 물들다…문수사·개심사 일대 '힐링 명소' 각광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일대가 봄의 절정을 맞아 '벚꽃비 내리는 힐링 여행지'로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과 고즈넉한 사찰,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겹벚꽃이 어우러지며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여유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문수사는 조용한 산속에 자리한 대표적인 치유 공간으로 손꼽힌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숲길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늦추게 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화려함을 덜어낸 소박한 사찰의 모습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전하며, 바..

대전 오월드 결국 전체 사육시설 중지명령… 당분간 재개장 어려울듯
대전 오월드 결국 전체 사육시설 중지명령… 당분간 재개장 어려울듯

늑대 탈출 사건이 발생한 대전 오월드 동물 사육시설 전체에 대해 금강유역환경청이 안전관리 조치명령을 내리고 완료때까지 운영중지를 명령했다. 과거 퓨마가 탈출했을 때는 해당 개체가 머물던 사육시설만 1개월 폐쇄 명령했던 것에서 이번에는 오월드 사육시설 전체에 대해 개선조치 완료 때까지 운영중지를 명하고 해제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한국늑대 복원종인 '늑구'의 탈출사건이 발생한 오월드에 대해 4월 20일 사육시설 안전관리 조치명령을 내렸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

5월 7일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 22년 한풀이 하나
5월 7일 '행정수도특별법' 공청회… 22년 한풀이 하나

2004년 신행정수도특별법 무산 이후 22년 간 깨지지 않은 위헌 판결의 덫은 이제 제거될 수 있을까.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성장이란 국가적 아젠다를 품은 신행정수도 건설은 매번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2018년 개헌안부터 2020년 행정수도특별법 발의 무산 과정을 포함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 맞이한 첫 지방선거 국면은 다를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3건, 조국혁신당 1건, 민주당·국민의힘 공동 1건까지 모두 5건의 행정수도특별법이 국토교통위원회에 상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 대표들도 별다른 이견 없이 '국회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4차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저렴한 주유소로 몰리는 차량들

  • 꽃밭에서 펼치는 투표참여 캠페인 꽃밭에서 펼치는 투표참여 캠페인

  • ‘장애·비장애 경계 허물고’ ‘장애·비장애 경계 허물고’

  •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 ‘에너지 절약 동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