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2호선 트램 착공에 대한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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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2호선 트램 착공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 승인 2023-08-06 09:09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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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 연구개발원장
2024년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었던 대전 2호선 트램이 드디어 착공을 시작한다. 빠른 의사결정과 적극적인 행정으로 예정에 따라 첫 삽을 뜨게 되는 것이다. 트램의 착공이 눈앞에 다가오니 철도 전문가로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여 깊은 사색을 하게 된다. 그동안 대전 시민은 유럽의 파리, 호주의 멜버른, 시드니 등에서 트램 중심으로 운행되는 공공교통이 도시와 어울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는 모습을 대중매체를 통해 접했을 것이다. 트램은 전 세계적으로 약 300개 도시, 2,300여개 노선, 연간 이용객이 146억 명에 이르고 교통약자 접근성과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성, 보행환경 개선 및 도시재생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해외에서 트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도심을 누비며 원하는 곳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함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과연 대전 트램도 운행하는 시점에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답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필자는 단연코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가 보아온 해외에서 운행 중인 트램은 적어도 20년 이상 운영하며 쌓아온 시민의식과 대중교통 정책, 운영 노하우가 결집되어 현재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로운 도로에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도로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자가용, 버스, 트럭, 택시 등의 운전자들과의 반발이 예상되므로 대전 시민들의 교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요구된다. 1990년대 공식화 된 '더 많은 도로를 건설하면 그만큼 교통량이 증가한다.'는 루이스-모그리지 명제에 따라 이제는 자동차 중심이 아닌 보행자 중심의 공공교통 체계를 목표로, 어떻게 하면 건설하는 동안 대전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며 가장 안전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트램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방안으로는 대전시의 대중교통에 대한 정책방향 설정과 이를 위한 홍보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대전시는 전국에서 제일가는 대중교통 중심 도시이다. 국가 철도의 중심지로서 대전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대전 1호선, 2호선 트램, 충청권 광역철도, 공용자전거 타슈, 대전형 마스(MaaS), 대전-세종-청주공항 광역철도, 3·4·5호선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등 자가용 없이도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복지를 누릴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하여 공공교통 중심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전 2호선 트램은 이러한 정책 중에 가장 중요한 대동맥 역할을 하게 될 마중물이 될 것으로, 대전시 대중교통 중심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향후 대전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트램 건설과 관련된 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 이해와 동의를 사전에 구하는 세미나와 토론 등의 홍보와 정책적 지원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트램의 효율적 건설 방안에 대한 연구이다. 장거리 순환선으로 기존 도로에 건설돼 교통체증과 도로교통의 혼잡, 소음이 발생하여, 시민의 불편이 증가하고 수많은 민원 발생이 예상되므로 선제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대전 2호선 순환선 전 구간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착공과 건설보다는 면밀한 검토를 통한 3~5개 구간을 선정하여 단계별로 추진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물론 행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순환선 전 구간에 대한 동시 착공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위험성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트램을 실제적으로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례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많은 경험과 신기술이 제시되고 있어 구간별 개통을 통하여 향후 최신기술의 집약적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전 모든 자치구를 순환하는 트램의 동시 착공은 대전 시내 전구간의 교통을 마비시키거나 우회도로 확보의 어려움 등 심각한 상황을 초래 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안전하면서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국내 실정에 맞는 최신 트램 건설 공법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여야 한다. 유럽이나 호주 등과 다른 국내 철도안전법, 기술기준, 도로교통법 등의 법령에 부합하는 공사기법과 차량제작에 대한 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공사가 진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세 번째로는 도로교통의 변화와 도시공간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트램 건설은 기존 차선을 감소시키고 새로운 신호체계가 도입돼 교차로 회전과 신호 대기시간의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기존 운전자에게 혼란과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기에, 대중교통인 트램에 신호 우선권을 부여하고 차량통행을 자연스럽게 억제하는 환경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부 선진국에서 연구 중인 트램과 도로교통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실시간 교통상황 대응 신호체계 도입도 검토해 볼만하다. 또한 도시공간에 대한 깊은 사색도 필요하다.

트램 도입은 도로 자원의 재분배 촉진을 통하여 다수의 자가용이 점유하던 도로 공간을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자에게 할당함으로써 도로와 차량이 단절시킨 구획 간 이동을 촉진시킬 수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경우 트램 도입 후 불법주차로 복잡했던 도심 거리가 넓은 보행로로 탈바꿈하였고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상권 축소 등 걱정과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유동인구가 늘어 매출이 증가하는 등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트램은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재생과 도심 균형발전의 촉진제가 될 것이며, 순환하는 구간의 자치구별 특색에 맞는 정거장 활용과 공공주거 확충, 역세권 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 트램의 착공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에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부러워하며 목표로 삼은 트램 선진국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이겨내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대전 시민 모두가 다가올 2호선 트램이 대전시 공공교통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며 대전시민의 이동을 더욱 활성화하여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금의 불편함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연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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