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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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을!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

  • 승인 2023-08-13 09:19
  • 수정 2023-08-13 10:06
  • 신문게재 2023-08-14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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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공동대표
뜻깊은 광복 78주년을 맞이하는 8월 15일부터 약 보름간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전쟁연습을 한다. 자유의 방패라는 이름의 훈련은 재난과 전쟁,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응능력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번 훈련에 '미 전략자산 전략폭격기 핵추진항모, 전략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투입하여 대대적인 전쟁연습을 하겠다고 하니, 작금의 한반도 상황에 탄식과 비애감에 휩싸인다. 가뜩이나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와 전례 없이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무차별 폭력사건으로 시민의 마음이 불안하고 흉흉한 때 한미전쟁연습으로 만에 하나 무력충돌까지 일어나면 어쩌나, 심히 걱정이다.

일제로부터 벗어나 독립의 빛을 찾은 뜻깊은 광복절에 한미동맹 70주년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한미전쟁연습을 시작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지금 시급한 국가적 재난과 위기는 무엇인가? 해마다 한미연합전쟁연습은 오히려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작년에 북한은 34차례에 걸쳐 7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한다. 북이 미사일 쏘면 도발이고 우리가 하면 연습인가. 만에 하나 연습하다가 우발적으로 충돌이 일어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도 두렵다. 지난 7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전략핵잠수함에 올라 북한 핵도발 시 북정권 종말을 경고했다. 북한도 맞받아 미국전략핵잠수함 부산기항이 북한의 핵무력정책법에 의한 핵무기사용조건에 해당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혹자는 해마다 전쟁연습을 해서 평화가 유지된다고 말한다. 미국이 있어 남한이 안전한 나라라고도 한다. 과연 그런가? 1969 최초의 한미연합전쟁연습을 시작으로 팀스프리트, 키리졸브, 을지훈련, 자유의 방패, 참 많은 전쟁연습을 해왔다. 남한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을 군사적으로 침해하려 드는 행위들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저지시키기 위한 무력 대응을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하며 날선 맞대응을 경고한다. 한반도 상황을 이렇게 극단으로 이렇게 몰고 가서 어쩌겠다는 건가? 출구 없는 군비증강과 한미전쟁연습은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다.

일제 침략으로 비참한 세월을 보내고 광복을 맞았으나 하나의 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돼 두 개의 나라가 되었다. 6·25 전쟁을 겪으며 수백만 명이 죽고 다쳤다. 약 20만 명이 전쟁으로 남편을 잃었다. 10여 만 명이 넘는 전쟁고아, 1천여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족과 생이별을 했다. 적군과 아군, 피아 구분 없이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음식을 먹고 살던 민족끼리 싸웠고 부모와 형제자매 이웃의 죽음과 고통을 목도했다. 그리고 잠깐 전쟁을 멈추는 줄 알았는데 정전 70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 긴 시간 전쟁연습을 했지만, 평화는 요원하다. 70년간의 휴전과 분단체제를 풀지 못하면 온전한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도 먼 얘기다.



정례화된 전쟁연습, 징병제, 국가보안법이 일상인 된 나라, 일상 자체가 군사주의에 점령된 한반도는 원전도 군사무기도 밀집되어 있어 화약고나 마찬가지다. 어떤 전쟁도 반대한다.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있어선 안 된다.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6·25 전쟁, 전쟁의 민낯을 정확히 보아야 한다. 김준태 시 <감꽃>은 이대로 살다가 맞이할 디스토피아에 대한 경고다.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제발 전쟁연습 그만하고 평화연습을 하자. 평화가 별건가? 남북의 시민들이 서로 오가며 밥도 같이 먹고 자유롭게 왕래하면 평화 아닌가. 반영구적인 분단체제 상시적인 전쟁위협과 출구 없는 한미전쟁연습 그만하자. 대통령이 오를 곳은 핵잠수함이 아니다. 대결과 적대, 전쟁의 무대에서 내려와 평화와 자비의 연단에 올라야 한다.

/최영민 대전평화여성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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