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AI가 사람보다 나을까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AI가 사람보다 나을까

심효준 경제부 기자

  • 승인 2024-06-10 14:40
  • 신문게재 2024-06-11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중도일보 심효준 증명사진
심효준 기자.
며칠 전 친구들과 AI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주제는 대충 'AI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정도였던 것 같다. 대화를 나누던 대다수가 'AI가 이제는 사람보다 믿을 만하다'고 주장했는데, 한 친구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최근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를 사용하고 AI 기술 발전 속도에 실망했다는 그 친구는 간혹 AI가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이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일례로 그는 일본 여행의 코스를 짜기 위해 챗GPT를 활용했지만, 보기에만 그럴듯한 코스일 뿐 자세히 뜯어보면 존재하지 않는 장소도 하나씩 껴 있었다고 불평했다. 일본을 자주 다녀온 본인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깜빡 속았을 것이라며, 결국 AI는 맹신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은 아니라는 점을 어필했다.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AI가 우리 삶 속에 접근하는 속도는 이제까지와는 한 차원 다른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정확도나 효율이 필요한 곳, 그리고 자주 논란이 일었던 분야일수록 AI가 정착하는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만 봐도 그렇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도 시행 초기엔 정확도와 신뢰성을 두고 크고 작은 잡음이 일었지만, 관중들은 적어도 사람의 눈보다 정확하고 일관된 판정을 하고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보내고 있다. ABS도 가끔 오류가 생기긴 하지만, 그보다 자주 오판을 남기는 인간 심판보다는 더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미 이런 기류가 형성한 이상 심판들이 야구장에서 사라지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중들에게 AI는 어느덧 사람보다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모습이지만, 나는 AI에 실망한 내 친구처럼 아직 맹신하기 어려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베테랑 류현진과 황재균 선수가 본인들의 경험에 빗대 ABS의 판정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던 것과 같이, 내 능력과 경험이 아직 AI보다는 낫다고 판단해서 내리는 결론일 수도 있다. 사실 요즈음 언론사들의 사정도 야구계와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친구들과의 대화가 끝난 후 나는 가만히 챗GPT에게 심효준 기자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나의 기사 동향을 전부 파악하고 있던 그는 내 기사들을 분석해 장단점, 향후 개선 방향까지 모두 일러줬다. 이에 크게 충격을 받은 나는 마지막 질문으로 "너가 기사를 쓰면 심효준 기자보다 잘할 수 있어?"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짧은 시간 내에 너무 많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오류가 해결될 동안 잠시 기다려주세요"라고 답변이 돌아왔다. AI라서 그런가 눈치가 참 빠르다.
심효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동래구, 제3회 온천천 빛 축제 개최
  2. 김포시농기계임대사업소, 노후농기계 불용품 매각
  3. 상명대 간호학과,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4. 천안 벽산 블루밍 파크포레, 사업계획 승인 및 도급계약 모두 마쳐
  5. 천안시보건소, '생명존중 안심마을' 4곳 지정
  1. 한기대 STEP, '열정 가득' 온라인 서포터즈 3기 출범
  2. 나사렛대, 기아자동차 정주훈 상무 초청 '경영인의 날' 성료
  3. 충남창경센터, 'The Future with AX Forum' 개최
  4. 한기대, 충남경제정책 경연대회 우수상·장려상
  5. 천안법원, 만취상태로 차 들이받아 상해입힌 50대 여성 벌금형

헤드라인 뉴스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유성복합터미널을 운영할 주체가 최근 결정되면서 대전 시민들의 고속·시외버스 운송체계가 동구 용전동과 유성구 구암동의 두 개의 복합터미널의 양강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대전교통공사는 11월 19일 주식회사 루시드 및 금호고속주식회사와 유성복합터미널의 공동운영사로 결정하고 5년에 추가 5년 연장 가능한 계약을 체결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은 2010년부터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4차례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2020년 대전시의 공영개발로 전환됐다. 시가 사업비 449억 원을 투입해 버스 15대가 동시에 승객을 승하차하는 플랫폼을 갖추고..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부터 전국에서 누리호 관련 행사가 진행되며 4차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다. 23일 우주항공청·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전 12시 54분에서 1시 1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은 이날부터 12월 4일까지며 이 기간 중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이번 발사는 기존과 달리 늦은 시간 진행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기의 궤도 진입을 고려한 시간이다...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고환율에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국제유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은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 주목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고환율로 인한 원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ℓ당 25.80원 오른 1729.72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38.54원 오른 1636.5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4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기름값도 10월 넷째 주를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