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간호·간병 서비스' 열악...개선안 없나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충청권 '간호·간병 서비스' 열악...개선안 없나

2015년 제도 시행 후 9년 지났으나 전국 최저 수준 머물러
간호사 이직률 최고치, 병원 운영비 부담 가중...현실적으로 확대 한계
세미나 참가 패널, 다양한 대안 제시...성과 기반 보상 중요

  • 승인 2024-06-26 09:10
  • 수정 2024-06-26 13:37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40625_175054533_02
이날 열린 세미나 모습. 사진=건보공단 제공.
'심부름을 시키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안해주면 민원을 제기하신다' vs '식사와 목욕, 이동 등의 지원이 부족해 불편함이 많다'.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바라보는 환자와 간호사·간호조무사 간 극명하게 엇갈리는 인식차다.

전국 최저 수준의 간호·간병 서비스에 머물고 있는 충청권 의료계 실태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는 6월 25일 오후 2시 세종시 아름동 2층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지역발전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간호·간병 서비스는 2015년 첫 도입 이후 반향을 가져왔다. 표면적으로 볼 때, 일반 병동 기준 월 411만 원의 간병비가 통합 병동 기준 급성기는 월 90만 원, 재활기는 월 60만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비스 참여 기관 비중은 높지 않아 제도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환자와 서비스 공급자 간 인식차도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정수 건보공단 본부장은 "우리 지역의 서비스 참여율이 낮다. 확대 방안을 찾아 현장에 반영해야 한다. 병상 확대를 통한 서비스 향상이 필요하다"며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간병비 부담 없이 요양과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통합 서비스 선도 지역이 충청권이 되길 희망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세미나 참가자들은 패널들의 발제부터 의견을 청취하면서, 현주소 확인과 개선 방안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서비스 개선 방향 발제에서 ▲통합 병동 내 간병 서비스 기능 강화 ▲환자 중증도와 무관한 보상 ▲병상 단위보다 병원 단위 확대에 집중 ▲성과 기반 보상체계 강화로 질 개선 유도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통합 병동 제공기관 운영사례로는 청주 의료원, 첼로 병원이 소개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대전과학기술대 간호학과 성지아 교수는 "현장에선 간호학과 학생들의 취업이 안 되고 있음을 체감한다. 현재 서비스 실태는 충청권 지역민들의 만족도를 떨어트릴 수 있는 지표"란 의견과 함께 패널 토론을 유도했다.

송영수 우송정보대 보건의료행정과 학과장은 "생활 편의시설 환경과 경제적 문제도 있다. 통합 서비스 확대를 위해선 간호 인력의 안정적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장롱 면허를 보관 중인 간호 인력(50만 명 추산)의 현장 복귀를 도와야 한다. 재교육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 지원을 기본으로 하고, 유연한 근무와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덕기 중도일보 세종본부장은 "충청권의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현주소를 보니 충격적이다. 우리 지역 지역민이 가까운 곳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라며 "수혜 대상자들이 가장 편리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정부 차원에선 5년 간 동결한 수가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일반 대비 통합 병동의 지출이 큰 문제도 있다. 간호사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귀연 건양대병원 간호부장은 "의료파업 등의 사태와 맞물려 신규 간호사 뽑을 여건이 안 된다. 전국적으로 병원 1곳만 올해 뽑는 것으로 안다"라며 "간호 인력이 부족하진 않으나 여러가지 외부 여건으로 인해 걱정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상황을 전했고, 김진석 대전충남간호조무사회 회장은 "간호·간병 통합 병동 간호 조무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간호조무사 인력을 늘리는 방안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의 한 관계자는 객석 의견을 통해 "올해 서비스에 관한 제도 개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병원의 운영비 부담이 일부 있으나 통합 병원 수가는 결코 손해보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수가는 2018년 4월 인상 후 동결된 상태다. 올해 인상 기반을 마련해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간호 인력 수급 문제가 있다. 수도권 선호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KakaoTalk_20240625_175054533
이날 세미나 참가자들이 서비스 개선 방안에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사진=건보공단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광안리 드론쇼, 우천으로 21일 변경… 불꽃드론 예고
  2. 천안시, 맞춤형 벼 품종 개발 위한 식미평가회 추진
  3. 천안시 동남구, 빅데이터 기반 야생동물 로드킬 관리체계 구축
  4. 천안도시공사, 개인정보보호 실천 캠페인 추진
  5. 천안의료원, 공공보건의료 성과보고회서'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1. 천안법원, 지인에 땅 판 뒤 근저당권 설정한 50대 남성 '징역 1년'
  2.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3. 천안시, 자립준비청년의 새로운 시작 응원
  4. 백석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력…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대
  5. 단국대병원 이미정 교수, 아동학대 예방 공로 충남도지사 표창 수상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