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폭우] "제방 보강시설 누락 지점서 유실" 주민들 주장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충청권 폭우] "제방 보강시설 누락 지점서 유실" 주민들 주장

제방 유실구간 콘크리트 보강시설 유무 쟁점
주민들 "없었다" 증언 지자체 "시설 있었다"
정림동 재해개선사업 2023→2026년 준공 미뤄져

  • 승인 2024-07-11 17:42
  • 신문게재 2024-07-12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제방1
대전 서구 침수피해 정방마을 주민 채홍종 씨가 유실된 제방을 복구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 서구 기성동 정방마을의 침수를 초래한 갑천 제방 유실 지점은 안전을 보강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되지 않은 지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림동에서는 2020년 수해를 경험한 후 추진한 자연재해위험 개선사업이 2023년에서 2026년으로 준공 시점이 지연된 사이 또다시 수해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찾은 대전 서구 기성동의 침수 피해 마을에서 복구작업이 가장 우선 시행된 곳은 마을에서 350m 떨어진 갑천의 제방이었다. 마을에 쏟아진 진흙을 걷어내는데 굴삭기 한 대가 동원됐으나, 제방을 다시 쌓는 현장에서는 굴삭기 3대가 동시에 작업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긴급한 현장이라는 의미다. 이곳 제방은 10일 오전 4시 20분께 붕괴되면서 폭우에 불어난 하천물이 마을을 향해 들이닥쳐 침수를 유발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지점이다. 하천의 제방은 10m가량 절단돼 사라졌고, 물살에 밀려 밭작물이 드러누운 방향에 정방마을이 한눈에 보였다.



제방2
대전 기성동 갑천 제방 유실지점에서 제방은 없고 물쌀에 휩쓸려 유입된 쓰레기가 쌓여 있다. 복구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주민들은 갑천 제방 중 이곳에만 콘크리트 블록이나 바위를 철망으로 고정한 구조물 없이 10m 가량의 제방이 순전히 흙으로 노출되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제방이 유실되는 직전의 상황을 목격한 주민 채홍종(64)씨는 "오전 4시쯤 마을 방송을 듣고 밖에 나왔을 때 문제의 지점에 도로 포장이 뜯어져 그 밑으로 하천물이 제방을 넘어 안쪽으로 유입되고 있었다"라며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망으로 제방 안쪽을 보호하고 있는데 유실 지점부터 호남선 철도 접합부까지 10m가량 단절됐었는데 둑이 터진 곳이 그곳"이라고 설명했다.

참깨·마늘 농사를 망친 홍명춘(70)씨 역시 "철망구조물으로 제방을 견고하게 보호하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유실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장소의 맞은편 제방을 확인한 결과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망구조물이 제방 안쪽에 설치돼 있었는데, 유실 지점은 호남선 철도 밑으로 도로가 관통하면서 해당 사면에 보강시설이 없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이에 서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흙으로 덮여 주민이 관측하지 못했을 뿐 콘크리트 보강시설은 유실 지점에도 있었고, 교각을 통과한 빗물이 제방을 때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림동에서는 2000년 7월 집중호우로 아파트를 비롯해 지하층과 지상 1층 상가 침수피해를 경험한 후 시작된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이 지연되는 사이 같은 피해를 다시 겪었다. 4년 전 침수위험지구로 지정한 위치와 일치한 장소에서 이번에도 물난리가 났고 빗물펌프장과 하수 저류시설 정비 등의 개선사업은 당초 2023년 12월에서 2026년으로 준공시점이 늦춰졌다.

정찬호 대전대 재난안전공학과 교수는 "불어난 물의 수압은 하천 제방의 가장 취약한 지점에서 터져 나오게 되는데 해당 구간에 보강시설이 어떤 상태였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수해 방재에서 하천의 방향이나 주변 지형, 지질에 대한 검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3.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1.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2.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3. 세밑 한파 기승
  4.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5.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