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다문화] 한자 문화권인데 왜 영어를?

  • 다문화신문
  • 세종

[세종 다문화] 한자 문화권인데 왜 영어를?

한국과 일본, 중국서 한자 문화와 공존 필요성 절감

  • 승인 2024-08-14 06:41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제목 없음
한자 교육의 중요성 이미지. 사진=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갈무리.
일본에 거주 중인 조카에게 보내려는 물건이 있어 급하게 우체국을 방문했다. 아주 감사하게도 '다문화가정 EMS 요금 할인' 제도가 있어 무려 10%의 할인을 받았다.

하지만 물건을 얼른 보내주고 싶은 조급한 마음으로 방문하다보니, 영어로 조카의 집 주소를 검색해서 쓰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차마 생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 하다 보니 '한국과 일본은 한자 문화권인데, 왜 영어로 써야 하냐'며 궁시렁거리기도 했다.



그 때 옛날에 시집왔을 때, 아파트 경비실에 가서 경비 아저씨에게 한자 주소를 여쭤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한자로 내 이름도 알려드릴 수도 있어 정말 같은 언어권인 나라에 시집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경비 아저씨께서는 한국은 한자로 소통이 가능하니 부모님께 편지도 편히 보낼 수 있겠다고 하셨다. 지금은 안 계시지만 아주 반갑고도 소중한 인연이었다. 현재는 일본에서도 영어로 적어야 한다고 해서 조카가 영어로 기재해 발송해준다. "한자로 된다면 엄마도 할 수 있다"고 어머니가 뭐라고 하신다.



당연히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우리 모두가 배울 것은 배우고 받아들여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한자는 하나의 문화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온 3개국의 소중하고 귀중한 문화인데, 세계 공용어로 통용되는 영어가 일상에 더 많이 보여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에 뉴스에서 '우천시'의 뜻을 몰라 물어보는 학부모가 있다고 나왔었다. 한자어를 모르는 것이다. 요즘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메뉴판이나 가게의 영업 시작 및 마감 안내판이 영어로 기재돼 있고,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한글 대신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대에 필수인 영어라지만, 우리의 문화와 함께 공존하기 위한 조금의 노력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세종=이즈미야마시가꼬 명예 기자(일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2.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3.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4.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5.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1. "천안·아산 K-POP 돔구장 건립 속도 낸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 회의 개최
  2. 충남도, 도정 빛낸 우수시책 12건 선정
  3.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4강 위기득관(爲氣得官)
  4.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파업 장기화, 교사-전담사 갈등 골 깊어져
  5. 목원대 김병정 교수, 학생들과 보드게임 정식 출시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중 충청 출신이 거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당 사무총장인 3선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으로 그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11일 실시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