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대전부르스·못 잊을 대전의 밤이여' 대중가요 속 이별과 그리움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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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대전부르스·못 잊을 대전의 밤이여' 대중가요 속 이별과 그리움의 대명사

대전시 대전역사문화 학술대회서 발표
허부문 전 교수와 이준의 평론가 토론

  • 승인 2024-09-17 18:15
  • 수정 2024-09-17 18:19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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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부문 전 교수는 대전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서 대중가요 속 대전역이 이별과 기다림 장소로써 노랫말이 되어 대중에 각인되었다고 설명했다.
1959년 발표된 '대전 부르스'부터 1963년 '못 잊을 대전의 밤' 그리고 1993년 '대전쯤에 가고 있나요'까지 대전역을 소재로 90여 곡이 대중가요로 불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별과 기다림의 장소로 대전역이 대중가요를 통해 각인되면서 '대전 부르스'의 마지막 구절 '젖어가는 목포행 완행열차'는 60년 후에 장윤정이 부른 '목포행 완행열차'라는 새로운 노래의 제목으로 재탄생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허부문 전 전주대학교 연구교수는 대전역 동광장 철도보급창에서 9월 6일 진행된 '대전역사문화 학술대회'에서 '대중가요에 나타난 대전역'을 주제로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전주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내고 지난해 친일가요와 군국가요를 연구한 '친일의 시대'를 발간했다.

허부문 전 교수는 최치수 작사가의 1959년 발표작 '눈물의 대전역'이 대전역을 배경으로 삼은 가요 중 첫 번째로 이별을 다룬 노래이면서, 서울·부산·광주로 향하는 각각의 세 갈래 철길처럼 이별 앞에서 정리되지 않는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눈물의 대전역'이 대중의 반응을 얻지 못하자 최치수 작사가는 얼마 후에 대전역을 무대로 삼은 또 한 곡의 노랫말을 발표했는데, '대전 부르스'이었다.

『대전 부르스』 작사 최치수, 작곡 김부해, 노래 안정애, 1959.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아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허 교수는 "노래가 만들어진 1959년은 4·19혁명에 의해 자유당정권이 몰락하기 1년 전으로 6·25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독재와 절대빈곤에 허덕이던 때로 암울한 당시 사회 분위기를 떠올리는 노래"라며 "노래에 나오는 열차는 밤 8시 45분 서울역을 떠나 다음 날 0시 40분에 대전역에 도착해 0시 50분 출발하는 제33열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역은 6·25전쟁 때 파괴되었다가 '대전 부르스'가 나오기 1년 전인 1958년 8월 재건되었고, 당시 목포행 호남선도 대전역에서 정차했다.

그는 '대전 부르스'를 작곡한 최치수가 실제로 대전역 승무원이었고, 14년 이상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한 후 신신레코드사의 영업부장으로 변신해 '대전 부르스'를 세상에 내놨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1950년대 말 대전역 승무원 최치수는 자정을 넘긴 시각에 대합실 청소를 마치고 플랫폼으로 나왔을 때 대전발 0시 50분 목포행 완행열차에 탑승한 남자와 남겨진 여성의 헤어짐을 지켜보면서 영감을 얻어 노랫말이 완성됐다"라며 "최치수는 훗날 아세아레코드사를 설립해 대중가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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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1월 대전역 선로와 플랫폼 모습. 1958년 재건 대전역을 설계한 이상순 옹은 여러 보퉁이를 지닌 승객들이 사진 속 지붕구조물 아래에서 호남선 0시 50분 기차를 기다렸고, 그 안에 우동 가게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사진=이상순옹 제공)
특히, 허 교수는 2019년 가수 장윤정이 노래한 '목포행 완행열차'가 앞서 '대전 부르스'(1959)의 마지막 구절을 제목으로 한 노래로, 60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눈물도 부슬비도 노랫말에 보이지 않지만, 대전역을 무대로 삼은 이별하는 광경이라고 해석했다.

『목포행 완행열차』 작사 신유진, 작곡 임강현, 노래 장윤정, 2019.

「목포행 완행열차 마지막 기차 떠나가고

늦은 밤 홀로 외로이 한 잔 술에 몸을 기댄다

우리의 사랑은 이제 여기까지가 끝인가요(중략)」

허 교수는 "'목포행 완행열차' 속의 무대는 대전역 그것도 역사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한 카페라고 생각해야 현장감이 살아난다"라며 "'대전 부르스'에서 이별과 '목포행 완행열차'에서 이별하는 모습에서도 두 노래의 60년 시간 차이가 있는 만큼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전역을 소재로 한 노래는, '모정의 대전역'(작사 임혁, 작곡 강건인, 노래 임혁, 2023)을 비롯해 '대전쯤에 가고 있나요'(작사 조동찬, 작곡 원희명, 노래 전성만, 1993) 등이 있으며, '모정의 대전역' 노랫말을 짓고 노래한 임혁 씨는 대전 출신의 원로 배우다.

『모정의 대전역』

「그리워 그리워서 고향집 툇마루의 흙을 병에 담아

책상머리 맡에 두고 오늘도 바라보며

어머니 불러봅니다(중략)」

대전역을 소재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못 잊을 대전의 밤'(작사 이삼향, 작곡 김현, 노래 안다성, 1962) 역시 대표적 대전 노래로 손꼽힌다.

『못 잊을 대전의 잠』

「가로등 희미한 목척교에 기대서서

나 홀로 외로이 이슬비를 맞으면서

그 옛날 그 님을 안타까이 불러보는

첫사랑 못 잊는 대전의 밤이여(중략)」

허 교수는 "대중가요 속 '대전역'은 역 광장과 그 주변 공간까지 포함하는데 목척교는 대전역 앞에 있으면서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찾던 장소"라며 "목척교는 대전의 역사이자 대전시민의 삶의 애환이 담긴 곳"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중가요 속 대전역 노래가 이별과 기다림에 편중되면서 산업화 시기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애환이나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노동자들의 노래가 많지 않아 대전의 사회문화사를 제대로 알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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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동광장 철도보급창에서 9월 6일 진행된 '대전역사문화 학술대회'에서 허부문 교수와 이준희 평론가가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음악평론가 이준희 씨는 대전(역)을 소재로 한 노래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하고, 철도 하나만이 두드러진 대전의 이미지가 그 배경에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준희 평론가에 의하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대전(역) 관련 대중적 노래는 1999년 이전 발표작은 16곳이었고, 2000년 이후 발표작까지 범위를 넓히면 70곡 정도가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희 평론가는 이날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 "같은 충청권에서 부여 관련 대중가요가 많이 발표된 이유는 그곳이 백제의 마지막 왕도였다는 역사적 배경 때문이었다"라며 "대전은 일제강점기 조성된 신도시이면서 명산대천 같은 자연적 배경도 뚜렷이 없으며 오직 철도만이 두드러져 보이는 요소이므로, 대전 소재 대중가요 중 대전역 관련 작품 비중이 높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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