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솔산 일제 금 광산 답사 "도심에 남은 수탈흔적 사실기록 필요"

대전 도솔산 일제 금 광산 답사 "도심에 남은 수탈흔적 사실기록 필요"

10일 향토사 및 유적발굴 연구자들 현장답사
갑천습지 옆 1930년대 동굴 2개 수직갱도 3개
"채굴과 선광과 및 인력동원 사실적 접근 필요"

  • 승인 2025-01-12 17:22
  • 수정 2025-01-13 09:45
  • 신문게재 2025-01-13 4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KakaoTalk_20250110_201044815_25
10일 대전 서구 도솔산과 월평공원에 남은 일제강점기 조선제련의 금광 노천광산 현장을 지역 인사들이 답사했다. (사진=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제공)
일제강점기 대전 도솔산과 월평공원에서 금 광산을 운영한 옛 조선제련의 흔적을 찾아 지역 인사들이 탐방을 다녀왔다. 대전 도시권에 100여 년 전 금광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사실에 가까운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전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0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서구 월평동 도솔대교에서 모여 갑천습지를 따라 10분 정도 걸어 1933년 일제강점기 금광에 도달했다. 이날 현장답사는 류기정 금강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과 안여종 문화유산울림 대표, 이주진 이사, 조현중 한밭문화마당 사무국장, 임재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 정성일 기획홍보팀장, 김광태 대전 대흥동성당 사목회장, 최장문 대신고 교사가 참가했다. 이보다 앞서 전북 군산지역 일제 방공호를 조사한 조인진 군산대 학예연구사와 지구물리 탐사 민간기업 보민글로벌 부설연구소 이동권 연구소장은 2024년 9월 중도일보 안내를 받아 현장을 답사한 바 있다.



갑천습지 산책로를 걸어 도솔터널과 도안대교 아래에 도착해 시작된 답사는 동굴 형태로 형체가 그대로 남은 금광을 관찰하고 20m 위에 있는 노천광산의 일종인 수직갱도 3개를 탐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1970년 대전시 일원을 촬영한 항공사진에 검은색 반점 형태로 촬영된 장소를 찾아 조사하던 중 발견된 이곳 금광은 조선총독부 광구일람에 따르면 1933년 조선제련주식회사가 조성한 광산으로 유성금산(儒城金山)이라고 불렸다. 식민지 산업·금융 지배 일환으로 설립한 조선식산은행에 의해 설립된 조선제련은 충남 서천에 국내 유일 장항제련소를 지어 조선의 금과 은을 일본으로 수탈한 역사가 있다.



KakaoTalk_20250110_201056908_16
10일 대전 서구 도솔산과 월평공원에 남은 일제강점기 조선제련의 금광 노천광산을 지역 인사들이 답사했다.  (사진=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제공)
이날 현장 답사에서 동굴 2곳과 수직갱도 3개 그리고 여러 건물지 현장을 둘러보고 착암기를 사용해 금맥을 따라 남북방향으로 채굴해 지금의 수직 형태의 갱도가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에 평탄지와 폐석 더미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샘터가 발견되는 것을 보아 이곳에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광석에서 가치가 있는 것만 고르고 광석을 잘게 부숴 물로 씻어내는 과정까지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됐다. 또 이 과정에 상당히 많은 근로자가 채굴과 선광 그리고 운반에 동원되어 종사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일제강점기 금광에 대해 연구를 했거나, 실제 금광 개발 경험이 있는 이가 현장을 보고 조사했을 때 착굴 기술부터 인력동원 그리고 운반까지 사실에 가까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답사에 동행한 류기정 이사장은 "시민들이 찾는 갑천습지에 일제시대로 여겨지는 금광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인상 깊다"라며 "많은 시간이 흘러 조성 당시 목격자나 증언이 현재는 수집되지 않는다면, 광산 연구자와 원로를 초빙해 현장을 검증해 지금이라도 사실에 가까운 기록을 만드는 게 필요해 보인다"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4.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5.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1.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2.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3.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4.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5.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