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변함없는 거대한 역사의 증거 ‘고창 고인돌’ 새로운 미래를 열다

  • 전국
  • 광주/호남

[독자투고] 변함없는 거대한 역사의 증거 ‘고창 고인돌’ 새로운 미래를 열다

정광진 고창군 세계유산과 고인돌유산팀장

  • 승인 2025-01-20 10:49
  • 전경열 기자전경열 기자
정광진(고창군 세계유산과 고인돌유산팀장) (1)
정광진 고창군 세계유산과 고인돌 유산팀장
'우리 동네에는 고인돌이 사방 천지에 있었어', '봄이면 고인돌 옆에 쑥이 나고, 가을이면 쑥 나던 자리에 버섯도 나왔지', '잡은 고기를 구워 고인돌에 상을 차려 먹기도 했어' 고인돌 주변 죽림리 일대 할머니들의 옛 기억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은 현재의 인류사적 의미를 부여하기 전 한낱 돌무덤에 불과했다. 인류문명이 발달하기 이전 고대사회에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거석문화의 중심에 고창이 있었다는 사실은 비단 대단하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고창군은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고인돌 유적을 2000년 12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2008년 9월 고인돌박물관을 건립했다. 박물관은 청동기시대 각종 유물과 생활상, 세계의 고인돌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한 5만7988㎡의 거대한 공원이며, 유적지는 죽림리 고인돌 442기와 도산리 고인돌 5기를 포함하여 총 447기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되어 있어 우리나라 고인돌 최대 밀집지이다.

규모의 방대함과 함께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가 혼재되어 있어 거석문화 연구의 살아있는 장이 되고 있다. 또한 고인돌 축조 과정을 알 수 있게 하는 채석장은 고인돌 변천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세계유산을 보존할 책무가 있는 국가 유산 청과 고창군은 세계유산 등재 25주년을 맞은 올해 고인돌과 채석장 정밀실측사업으로 고인돌 유적 학술연구와 기초자료 확보를 추진한다. 또한, 3D 입체영상제작과 선사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고창군 간 고인돌 유적의 학술조사연구 및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여 범국가 차원의 조사연구를 하고 있어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고인돌박물관과 유적지 등 거석문화의 결정판, 고창 고인돌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칠 보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 번째, 선진 사례 연구를 통해 세계유산을 활용한 관광사업 발굴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영향으로 건물, 교회, 광장, 요새 등 유·무형 문화유산에 해당하는 다(多)문화의 유산으로 2008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말레이시아의 믈라카와 조지타운에는 전통 숍하우스(shophouse, 주택과 상점 겸용)를 활성화하여 기존 원주민의 경제활동을 테마로 관광 상품화한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효과가 나타났다.

선사 시대 사회를 유추할 수 있는 자원으로 1986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영국,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 유적의 경우는 스톤헨지를 모티브로 지역과 세계유산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인쇄물 등을 제작해 주민 스스로 지역 유대를 증대시킨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세계유산에 대한 주인의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러한 사례를 고인돌 유적지에 접목하여 고창형 관광사업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다각적이고 트렌디한 국내외 홍보로 관광객을 유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창군은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 회장 도시로서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31개 도시와의 교류를 통하여 체계적인 유산보존과 활용 정책 수립과 함께 고인돌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 속에 고인돌을 알리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세계문화유산 축전를 기회 삼아 세계인을 고창에 끌어들일 트렌디한 홍보와 각종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고창군은 선조들이 남겨준 역사와 전통문화, 청정하고 수려한 자연환경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가진 게 많은 고장이다. 고창군이 가진 보물들의 가치를 보존, 발굴하고 재창조하여 군민의 풍부한 삶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미래 100년 후세에 전하는 사명을 신명 나게 할 때다.

/정광진 고창군 세계유산과 고인돌 유산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도, 1조 2059억 원 규모 제2회 추경예산안 도의회 제출
  2. "준비는 끝났다" 글로컬 대면심사 시작… 지역대 준비 만전
  3. 청주 필한방병원-시체육회, 상생발전 한뜻
  4. 청소년 자살률 1위 세종시, 고령층도 위태롭다
  5. [현장취재]백소회에서 조세현 공익법인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 특강
  1. 에너지의 날 맞아 사랑의열매에 성금 기탁
  2. 대전 아파트 외벽작업 50대 근로자 추락해 숨져
  3.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수 14년새 98%↑
  4. [현장취재]제24회 철우언론법상 시상식 및 기념 학술세미나
  5. 한국타이어, 2023∼24년 근골격계 산재자 142명… 안전 외면 여전

헤드라인 뉴스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투석환자 교통편의 제도정비 시급…지자체 무관심에 환자안전 사각

<속보>20일 대전 한 병원에서 만난 조한영(49·가명)씨는 이틀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혈액 투석을 8년간 이어왔다. 월·수·금 오전 7시 병원에 도착해 4시간동안 투석을 받고 나면 체중은 많게는 3㎏까지 빠지고 어지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이 먼저 나빠졌고, 오른쪽 눈은 실명했으며, 발에도 질환이 생겨 깁스처럼 발 전체를 감싸고 목발을 짚어서야 겨우 걸음을 뗀다. 투석은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집과 병원을 오가는 병원의 교통편의 제공마저 앞으로 중단되면 혼자서 투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는 심각하게..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날씨] 12호 태풍 '링링' 영향…폭염·열대야 강화

주말인 23~24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무더위가 이어질 가운데 내륙 곳곳에 국지적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2호 태풍 '링링'이 동북 동진 중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일본 남동쪽 해상 가장자리를 따라 규슈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23~24일)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결합해 한반도 고기압이 두터워지며 지금보다 온도가 1~2도 더 올라 폭염이 다소 강화된다. 또한, 내륙 중심에 5~40㎜의 국지적 소나기가 내리겠다. 특히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폭염특보 발효에..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 요구… 정부 "추가 지급 결정"

충남도가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에 따른 지원금을 정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정부가 추가지원을 결정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폭우 피해 지원대책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건의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현장점검 등에서 '호우 피해 지원금 현실화'를 요청해 왔다. 김태흠 지사도 1일 열린 대통령 주재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분야별 지원금 현실화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농업 분야와 관련해 정부의 지원기준인 복구비(대파대) 50%를 100%로 상향하고 농업시설 복구비도 기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드론테러를 막아라’ ‘드론테러를 막아라’

  •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폭염에도 가을은 온다

  •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2025 을지훈련 시작…주먹밥과 고구마로 전쟁음식 체험

  •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시의회 거센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