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철강도시 포항’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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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철강도시 포항’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절실

포항제철소 2개 공장 폐쇄.현대제철 철근공장 가동 중단
지역권 철강 수출액 급감.고용인원 감소.생산실적 줄어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워" 재래시장.상가 곳곳 아우성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하라"

  • 승인 2025-01-23 17:5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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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문을 닫은 포항중앙상가 대로변 대형건물 매장들.


위기에 처한 철강도시 포항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중국발 저가 철강 공급과잉, 내수 부진 등이 겹쳐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이 폐쇄되고 이달까지 현대제철 포항 1공장 내 철근공장 가동이 중단된다. 현대제철 포항 2공장의 제강 및 압연 공정도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해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철강 업계의 대규모 실직사태 우려와 고용 불안, 인구 감소 가속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 상권 침체를 넘어 포항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권 철강 수출액은 2018년 103억1700만 달러에서 2021년 85억5700만 달러, 2023년 64억6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포항철강산단 고용인원은 지난해 9월 1만3528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9월 1만6178명보다 2650명(16.4%) 감소했다. 생산실적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1조 2918억원으로 10년 전 같은 기간 12조 5413억원보다 1조 2495억원(10%) 줄었다.



이 같은 여파로 지역 상권은 초토화되고 있다.

경북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 상인들은 "이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0%에 그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 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70대)는 "요즘 하루 손님은 10명도 안 된다"며 "이런 날이 이어지면 은행 대출 이자 갚기도 어려워 식당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고, 과일가게 주인 B씨(70)는 "하루 매출이 작년의 30%도 안 되며, 굿하기 위해 과일 사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진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생선을 고르던 70대 주부는 "실직한 자녀들로 인해 설 명절 생선 구입량을 지난해보다 절반이상 줄였다"며 "불황을 몰랐던 IMF 때와 달리 요즘은 최악"이라고 탄식했다,



상인들도 "설 명절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평소보다는 매출이 낫지만 대목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사정은 한때 불황을 몰랐던 중앙상가도 비슷하다.

중앙상가 상인들은 "왜 이렇게 거리가 한산하냐"란 질문에 "평상시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4~5년째 '점포 임대'라 써 붙인 빈 점포들도 수두룩했다. 보세골목에는 수십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문을 연 점포들도 대부분 개점휴업 상태였다.



대로변의 대형건물도 문을 닫은 매장들이 즐비했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문 닫은 중앙상가 빈 점포는 전체 25% 이상 된다"며 "요즘은 경기가 더욱 나빠져 가게를 구하는 문의 전화도 없다"고 말했다.



포항 죽도동에서 독일전기레인지 대리점을 운영하는 C씨(71)는 "몇 달 째 수입은 고사하고 구경 오는 고객도 없다"며 "태어나서 이런 불황은 처음 본다"고 울상을 지었다.



포항시의원들은 "정부가 즉각 나서 신속하고 강력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는 회복이 어려운 장기적 침체에 빠질 것은 물론 국가 산업기반 역시 심각한 위험에 처해 국가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포항시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보장할 것과 철강산업 위기는 곧 국가 경제의 위기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철강산업 생존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시, 울산시, 경주시는 23일 경주에서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을 출범시킨 뒤 '철강 및 이차전지 위기 극복을 위한 포항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공동 건의문으로 채택, 국회에 전달했다.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은 2017년 6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제도다.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은 실직자 재취업 및 이직 알선을 포함한 창업 지원과 고용 안정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소상공인은 자금 보조와 융자 등을 확대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해당 지역 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한 특별보증을 받을 수 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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