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출산 비용' 폭등...국세청, 세무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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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 비용' 폭등...국세청, 세무조사 착수

젊은 세대, 결혼과 출산 기피 심화 배경 판단
스·드·메, 산후조리원, 영어유치원 46개 업체 조사
불투명 계약과 추가 비용으로 소비자 기만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으로 젊은 세대 지원

  • 승인 2025-02-12 17:13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세무조사
세무조사 결과를 설명 중인 민주원 조사국장. 사진=국세청 제공.
결혼과 출산, 육아 비용이 급등하면서 젊은 세대의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자,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고비용 시장 구조에서 세금을 회피하는 결혼 준비 서비스와 산후조리원, 영어유치원 등과 관련한 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민주원 조사국장은 2월 11일 이와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전반 내용을 설명했다.

일상생활과 미래에 직결된 비용의 증가는 2030세대의 결혼·출산 기피 현상을 가져왔는데, 이 같은 배경에 불투명한 업계 계약 관행과 만연한 추가 비용 부과 등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산후조리원은 직장인 평균 월급을 훌쩍 넘는 이용료에도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며, 영어유치원은 연간 대학 등록금의 3배가 넘는 원비를 부과하고 있다. 이 같은 고비용 시장 구조에서 세금 회피 업체가 있다고 보고,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업체 24개와 산후조리원 12개, 영어유치원 등 10개 업체를 대상군에 올렸다.



이들 업체는 매출 누락과 사업장 쪼개기, 비용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해왔다.

스·드·메 업체들은 불투명한 계약과 추가금 폭탄으로 소비자도 기만했다. 예비 부부들은 계약 후 추가금 견적서가 날아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적잖았고, 일부 업체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매출을 누락하고 자산 증식의 재원으로 유용했다.

산후조리원은 공급 부족을 이용해 출산 비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일부 산후조리원은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조건으로 현금 할인가를 제시하며 매출을 누락했고,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본인 건물에 산후조리원을 입점시켜 시세를 초과하는 임대료를 받아 사치품 구입에 사용했다.

영어유치원과 학원은 고액 사교육의 상징으로 육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은 수강료 외의 교재비, 방과후 학습비, 재료비 등을 쪼개어 현금으로 받은 후 신고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빼돌린 소득을 자녀들의 해외 유학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세청의 이번 조사는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고비용 시장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첫걸음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불투명한 계약과 가격 횡포를 바로잡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사례1] 스튜디오
[사례2] 드레스
[사례3] 산후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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