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생공원 사업 파문 '일파만파'… 시의회 시정질문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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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상생공원 사업 파문 '일파만파'… 시의회 시정질문 도마에

실적 없는 신생 업체에 천억대 공사 맡겨
市, 공원조성 공사비 47%(340억) 증액
아파트 건립사업비도 7000억원 늘려줘
입주민들 부담 가중.비자금 조성 의혹도

  • 승인 2025-03-03 16:2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실적이 전무한 신생 업체가 1천억 원대의 포항상생공원 조성 공사를 수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사회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와 업체에 따르면 포항시 대잠동에 있는 A 업체는 2022년 5월 ㈜세창으로부터 공사금액 720억원의 '상생근린공원(옛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 중 공원사업을 도급받았다.

공사금액은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당초보다 340억원(47.2%) 많은 1천60억원으로 늘어났다. 설계변경 이유는 물가상승과 건축자재 단가 상승 등이라고 했다.

지역 건설업체들은 난공사가 아닌 단순 설계변경으로 340억원의 공사비를 늘려줬다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세창이 신생 업체에 공사를 맡긴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21년 2월 설립한 A 업체는 1년 3개월 만인 2022년 5월 세창으로부터 '상생근린공원 조성 사업 중 공원사업' 공사를 수주했다.

포항시의원들은 "시공 실적이 없는 회사가 1천억원대 규모의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느냐"며 공사 관련 협약서 및 사업체 측 자료 제출을 포항시에 요구했으나 시에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퇴직 공직자들은 "100억원 규모의 관급 공사의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선 100억원 규모의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A 업체 대표이사는 K 포항시의원 전 부인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이혼했기 때문에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이혼시기가 불분명하다" "서류상 이혼"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신생 업체이고 공사 실적이 없어도 대기업 출신 직원들이 많다"며 "메이커 업체에 하도급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도급대금에 대해서는 함구했으나 "당초 계획대로 2027년 9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A 업체에 공사를 발주한 세창은 2017년 4월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포항시에 의해 선정됐다. 이후 양학근린공원은 상생근린공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상생근린공원은 포항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란 공원시설로 오랫동안 지정됐으나 사업성 등을 이유로 진행되지 않은 공원을 민간 사업자와 지자체 등이 함께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세창은 2020년 3월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과 관련, 포항시와 협약을 체결했다. 시와 함께 공동 시행사가 됐다.

이로써 1천342억원을 들여 포항시 남구 대잠동 산 70-2번지 일원 국공유지 94만7천65.7㎡ 공원 대상 부지를 사들여 77만6천975㎡(전체면적의 82%)를 공원으로 개발, 포항시에 기부채납하고, 17만91㎡(전체면적의 18%)에 공동주택(아파트)을 건립해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세창은 포항시에 기부채납 할 경관보행교, 실내수영장이 포함된 복합체육센터, 문화센터 건립과 조경 등을 위해 A 업체에 관련 공사(공사비 1천60억원)를 발주했다.

공동주택 건립지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에 '힐스테이트 더 샵 상생공원' 1단지(999가구)와 2단지(1천668가구) 시공을 각각 맡겼다.

아파트 건설 사업비는 당초 보다 75%나 급증했다. 포항시가 두 차례(2022년 11월 5926억여원, 2024년 1월 1050여억원 증액)에 걸쳐 사업비 증액을 승인해줬기 때문이다.

9450억원이던 사업비는 민간특례사업으로 승인된 지 2년도 안 돼 6976억6560만원(74.78%)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상생근린공원 공동주택의 분양가는 3.3㎡당 1618만 원으로 포항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84㎡형 평균 분양가는 5억6000만 원으로, 기존 남구 최고가 아파트보다 6100만 원이나 높다.

2단지(지하 5층~지상 35층 12동) 입주는 2027년 9월 예정이다.

지역 분양 업계에서는 곧 분양에 들어갈 1단지(지하 3층~지상 35층 7동) 분양가는 2단지 분양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재개발조합장은 "5~10% 아파트 건립사업비 증액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려 74.78%나 증액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업비 증액과 관련,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시민들은 "포항상생공원을 생각하면 경기도 대장동과 백현동 사태, 물의를 빚은 포항 송라면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이 떠오른다"며 "공원 조성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에 1천60억원 규모의 공사를 맡긴 의혹과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 340억원을 늘려준 의혹, 아파트 건립비를 7천억원에 가까이 늘려준 의혹 등이 어떤 형태로든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50대 전문직 종사자는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개발업체가 수천억 원대의 공사를 진행할 능력이 되는지, 특정인의 개입은 없었는지, 비자금 조성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며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포항시에서 철저히 지도·감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시와 수도권 지자체 관계자들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의 시행사는 지자체와 민간업체다"며 "지자체에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협약서(입찰참가자격, 상한가 등)대로 진행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포항시와 함께 공동 시행사인 무명의 부동산개발업체인 세창이 단독으로 공사를 진행할 능력이 있는지, 담보 제공 업체와 실제 주인이 따로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학근린공원 민간공원(상생근린공원) 조성 특례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세창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가했다는 당초와 달리 단독 입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세창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S주택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고, 포항시 관계자는 "세창 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업체 기록이 없다"고 확인해줬다.

세창은 지역사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개발업체다. 회사를 알리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없다. 포항시청 측면(시의회 쪽) 작은 길 건너편 2층짜리 건물 내 2층에 입주했다. 간판도 없고 건물이나 유리창에 부착된 홍보물도 없다.

2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으며, 방문하려면 먼저 사무실에 연락해 직원이 내려와 문을 열어줘야 들어갈 수 있다. 2017년 무렵부터 전세를 얻어 입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건물주는 세창 핵심 인사의 선배로 전해지고 있다.

세창이 입주한 건물은 2025년 4월 건축허가를 받아 같은 달 착공, 같은 해 7월 사용승인을 받아 2개월 16일 만에 2층 규모로 건립됐다. 1층과 2층 면적은 각각 140㎡(42평)다.

포항상생공원 조성사업과 관련, 김은주 포항시의원(건설도시위)은 6일 제322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펼친다.

시민들은 "불법으로 백사장을 포함시켜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포항에서 희한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 사업에 권력층 인사 개입설이 나돌고 있어 감사원 감사와 검찰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건설 사업비 1차 증액은 시행사의 전체 사업비에 누락분이 있어 반영한 것이며, 2차는 물가 변동 지수를 적용한 증액이다"고 해명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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