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신탁부동산 전세사기, 보증금을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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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신탁부동산 전세사기, 보증금을 지키는 방법

한승환 법무법인 지원P&P 변호사

  • 승인 2025-03-09 12:54
  • 신문게재 2025-03-10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한승환변호사
한승환 변호사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주택소유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일반가구 2,207.3만 가구 중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245.5만 가구로 전체의 56.4%에 해당하고, 무주택 가구는 961.8만 가구로 전체의 43.6%를 차지한다. 연령대별로는 주택을 소유한 개인 중 50대가 전체의 25.2%를 차지하고, 30대는 9.5%, 30세 미만은 약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위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 혹은 신혼부부는 30대 혹은 30세 미만으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주로 월세 혹은 전세를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 과거에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했다.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월세에 비해 부담도 적었기 때문이다. 전세로 살면서 열심히 돈을 모은다면 번듯한 집을 구매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세제도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전세가도 함께 하락하게 되는데, 이 경우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KRERI 부동산 시장 동향 24년 3/4분기'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2019. 9.부터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하다가, 2021. 10.부터는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전세사기가 2022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세사기의 유형은 다양하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다가구주택의 총 임대차 보증금액을 속이는 것부터 무자본 갭투자까지. 사기꾼들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돈을 편취하기 위해 기발한 수법을 개발해 냈다. 최근에는 신탁부동산을 이용한 전세사기로 많은 사람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위탁자가 되어 수탁자에게 그 부동산을 이전하거나 담보권을 설정 또는 그 밖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 또는 특정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의미한다.

전세사기에는 신탁 중 담보신탁이 문제가 되는데, 담보신탁이란 부동산 소유자가 부동산을 신탁사에 신탁하고 수익권증서를 받아 이를 금융기관에 제시하여 대출을 받는 것이다. 담보신탁은 근저당권에 비해 담보가치의 하락을 방지하기 쉽고, 채무불이행에 따른 환가절차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소유자가 담보신탁을 통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 부동산 소유자는 수탁자인 신탁사의 동의를 얻어야만 전세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만약, 부동산 소유자인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하면, 이는 곧 전세사기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탁부동산 전세사기의 경우, 결국 부동산 소유자인 임대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금융기관은 위 부동산을 매각하여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원칙적으로는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신탁부동산 전세사기의 경우 신탁사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집주인이 건물의 인도를 요구하면 더 이상 거주하지도 못하고, 그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구할 수도 없다.

결국 임차인은 기존의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밖에 없는데, 기존의 임대인은 이미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위와 같은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부동산의 신탁 여부는 등기부등본의 '갑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약을 체결하려는 부동산에 신탁등기가 있다면, 신탁원부를 발급받아 전세계약 체결에 수탁자의 동의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수탁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면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인에게 동의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신탁부동산 전세사기는 임차인이 신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전세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집의 등기부등본에서 신탁등기를 발견하였다면, 위와 같은 사항을 잘 살펴 소중한 보증금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한승환 법무법인 지원P&P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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