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배면적' 축소 현실화...정부에게 던져진 숙제는

  • 정치/행정
  • 세종

'쌀 재배면적' 축소 현실화...정부에게 던져진 숙제는

농식품부, 쌀 재배면적 축소의 불가피성 강조...구조적 공급 과잉 상황
일본처럼 쌀값 급등 우려...재고량과 유통 구조 등을 통해 탄력적 수급으로 불식
정치권과 농민단체, 식량 안보 위기 문제도 제기...사회적 합의가 관건

  • 승인 2025-03-30 14:15
  • 신문게재 2025-03-31 7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연동면 쌀
연동면 한 농가의 쌀 농사 재배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가 이 같은 쌀 재배면적 축소안을 내놓으면서, 원활한 사회적 합의가 남은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당장 우려의 시선은 일본과 같은 쌀 부족 사태 재현에 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 의견을 우선 언급했다. 최근 일본의 급격한 쌀값 상승 원인이 재배 면적 감축에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023년 흉작에 더해 대지진 우려로 인한 사재기, 관광 산업 회복으로 인한 외국인 수요 증가 등 일시적 수요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의견부터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 증가 등 유통량 파악 문제라는 진단까지 다양한 측면을 언급했다.



이는 한국의 구조적 쌀 공급 과잉 반복 우려와는 다른 양상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기계화율이 높은 벼농사 특성과 공급 과잉 시 정부의 시장격리 추진 등이 공급 과잉을 부추겼다는 뜻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력한 벼 재배면적 감축안은 과잉생산과 쌀값 하락, 농업인 생존권 위협, 시장격리, 정부 예산 투입이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라며 "쌀의 적정 생산이 이뤄지면, 쌀값과 농가소득 안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산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맞아 충남 서산시 운산면 산지 유통업체를 방문한 모습. 이 자리에서 수확기 쌀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앞선 피해 벼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인들을 격려했다. 사진=농림부 제공.
일본과 달리 쌀 수급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생산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유통 체계 구축부터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을 통한 유통 흐름과 재고량 파악이 가능하다. 또 2020년산 쌀 생산량이 급감하거나 대내외적 환경 변화로 인해 쌀 수요량이 급등하는 경우에도 정부양곡 공급 등으로 쌀값 급등락을 관리할 수 있다. 1월 말 기준 정부 양곡 재고량은 2022년산 이하 36만 톤, 2023년산 47만 톤, 2024년산 69만 톤 등 모두 151만 톤까지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벼 재배면적 감축은 '논'의 형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추진함으로써 쌀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농림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쌀 부족을 넘어 식량 안보 위기 우려에서도 인지된다.

지난 3월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위원장 어기구)와 더불어민주당·진보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언급됐다. 농림부 구상대로 8만 ha를 줄이면, 쌀의 자급률이 80%로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식량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지난 5년 간 쌀 자급률 평균은 94.7%로 조사됐다.

농민단체들은 농민들의 경작 자주권 침해부터 수입쌀(40만 8700톤) 감축 배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간척지나 고령 농가 그리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증가 체험, 판로 확보의 어려움 등이 다른 작물 재배로 전환을 꺼리게 하는 요소로 제시했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당장 감축 계획 수립의 어려움 ▲앞선 9년에 걸쳐 실제 이뤄진 벼 감축 이행 면적은 연간 2~3만 ha, 지난 3년 간 쌀값은 하락세, 8만 ha는 감당하기 힘든 면적 ▲면적 감축 시, 벼 재배 농가당 연간 75만 원 소득 감소, 강력한 인센티브 필요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물량의 조절 방안 부재 ▲8만 ha는 전국 벼 재배 면적의 12%(서울시 전체 면적보다 2만 ha 넓은 규모), 과거처럼 점진적 축소 방안 마련 ▲최근 3년 간 쌀 소비 감소율(1.56%)보다 생산량 감소(5.7%)와 재배면적 감축률(4%)이 더욱 컸던 점 고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다양한 우려와 문제제기를 해소하고, 쌀 재배면적 축소와 농업 경쟁력 강화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사)한국청소년육성연맹, 관저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물품 전달식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