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효자의 눈물 맺힌 절규를 들으며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효자의 눈물 맺힌 절규를 들으며

김용복/칼럼니스트

  • 승인 2025-04-27 10:3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김연수는 대전시 중구의회 의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엄마 없이 평생을 살고 있는 필자를 울게 하고 있다.



필자는 열 살 어린 나이에 얼마를 잃었다. 그래서 평생을 엄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면서 마음 따뜻한 여인네들을 보면 나이 상관없이 그 품에 안겨 엄마 같은 사랑을 받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그 가운데는 손에 낀 장갑을 벗고 두 손을 잡아주는 마음 따뜻한 여인도 있고, 언제나 만나도 따뜻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여인도 있다. 그럴 때마다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느껴 온종일 편안한 마음으로 지나게 된다.

그런데 여기. 그런 엄마가 밥을 안드시고 쇠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눈물로 절규하는 효자가 있다.



그 사람이 바로, 김연수 전 의장이다.

오늘 아침 그가 올린 글을 보며 함께 울어보자.

같은 처지에 있는 분이라면 엉엉 소리내어 울어도 좋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우는 울음인데, 좀 크게 울면 어떠랴!

『밥을 안 드시는 우리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키 150cm 조그마한 체구에 5남매 외아들을 두셨고, 43세에 혼자 되시어 영세민으로 온갖 고생을 하시며 자식들 건사하는 데만 일생을 바치셨다.

고생하신 만큼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셔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치매가 찾아와 기억을 잃으셨고, 지금은 밥을 드시지 않아서 아침밥 먹는 시간은 어린아이 밥 먹이듯 "한 수저만 더 한 수저만 더…" 달래가면서 일상을 시작한다.

그나마 야채를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아내는 야채반찬을 이것 저것 준비하다보니 아침밥상에 반찬 수가 20여 가지나 된다.

밤새 포장마차 식당을 운영하고, 아침에 퇴근하여 시어머니 밥상차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진데 조금만 차리라고 성화를 대도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야채반찬들을 정성껏 즐비하게 차리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한없이 감사하기도 하다.

"엄마! 아침밥 든든하게 드시고 학교 (주간보호센터) 가셔야지요" 하고 권해도 야채만 드신다.

"엄마가 밥 안 드시면 며느리가 밥 안 차려주고, 그러면 저도 굶어야 해요"라고 하면 아들이 밥 굶을까 봐 몇 수저 드시고, 또 야채만 드시다 보니 반찬 수가 늘어났다.

부여 시골 분이라서 야채를 좋아하시고 그거라도 드시니 다행이다.

"엄마 밥이 보약이야! 밥 많이 드시고 더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함께 살아요."

이렇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불효자는 출근하면서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1
며느리가 차려준 밥상 앞에서 밝게 웃으시는 어머니 모습.
효자의 눈물에 대한 일화를 보자.

경기 안산시 화정동 산58번지에 가면 '고송정(枯松亭)'이 있다. 이곳 고송정은 세조 2년 단종 복위운동에 가담했다가 참화를 당한 김문기(金文起)의 손(孫)인 김충주(金忠柱)가 살던 자리이다. 김충주는 조부 김문기, 부친 김현석(金玄錫)이 참화를 당하자 밤중에 도성을 탈출하여 여러 곳을 전전하다 화정동에 숨어 살았다고 한다.

그는 풀을 엮어 집을 짓고 숯을 구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스스로 호를 '탄옹(炭翁)'이라 칭하고 평생 고기와 술을 먹지 않고 베옷에 평립을 쓰고 다녔다고 전한다. 그는 단종을 생각하며 단종의 묘소가 있는 영월을 바라보며 통곡하였으며, 조부와 부친이 비명에 간 것을 애통해 하여 눈물을 흘렸는데, 그의 이러한 눈물에 소나무마저 말라 죽었다고 한다. 그 말라 죽은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세운 것이 바로 고송정으로, 1827년(순조 27)김문기의 9세손인 진사 김처일(金處一)이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효자의 눈물은 소나무까지도 말라죽게 한다.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올린 김연수의 피눈물 나는 효심은 대전시민을 울리고, 더 나아가 이글을 읽는 모든 효자들을 울게 할 것이다.

아아! 어머니, 김연수의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아드님의 절규가 들리지 않습니까?

김용복/칼럼니스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4.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5.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1.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4.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5.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