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체육인을 만나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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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체육인을 만나다]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의 새로운 성지로

'언더독의 반란' 일으켰던 대전이글스…아이스하키 불모지서 큰 성과
"대전 대표로 전국체전 출전이 목표", 미래 꿈나무들, 오늘도 성장 중

  • 승인 2025-05-07 10:32
  • 신문게재 2025-05-08 10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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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글스 유소년 아이스하키 클럽.(사진=심효준 기자)
하계올림픽의 중심에 마라톤이 있다면, 동계올림픽의 최고 인기 종목은 단연 아이스하키다. 차디찬 빙판 위를 빠르게 질주하며 스틱을 활용해 퍽을 다루는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는 고도의 집중력과 스피드, 그리고 민첩성을 요구한다. 빙판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에 한 번 매료된다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게 아이스하키 매니아들의 전언이다.

대전에서도 매일 아침 빙판 위를 가르며 미래의 꿈을 키우는 유망주들이 있다. 바로 대전이글스에 소속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다. 이들은 동계 전국체전 대전 대표 선수를 목표로 매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토요일 저녁 대전 아이스하키 미래 꿈나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남선공원종합체육관 실내 스케이트장 현장에 중도일보가 직접 찾아가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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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글스 소속 유소년 선수들이 남선체육공원 실내 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아이스하키는 빠른 스피드와 고도의 민첩성이 요구되는 스포츠이지만, 기본적인 기술만 습득한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토요일 저녁 8시 30분. 대전 서구 탄방동 남선공원종합체육관 1층 실내 스케이트장 안에는 유니폼과 스틱을 장착한 대전이글스 아이스하키 선수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평일 아침과 주말 저녁에 모여 감독님과 코치진들로부터 새로운 기술과 전술을 연마한다. 유치부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양하게 모인 선수들은 모두 아이스하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에 흠뻑 빠졌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이 함께 이뤄지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청소년기 체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신체 능력 향상과 더불어 협동심을 길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2005년 팀 창단부터 현재까지 약 20년간 대전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도현민 감독은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때로는 아이스하키가 과격하고 위험한 스포츠로 외부에 비춰지는 순간도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안전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경기를 펼친다면 부상의 위험도 현저히 낮다. 아이스하키 참여를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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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글스 소속 유소년 선수들이 남선체육공원 실내 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그는 고려대를 졸업한 이후, 한라위니아 아이스하키팀에서 활약한 선수 출신 감독이다. 대전이글스와 함께 무수한 대회에서 입상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도 감독은 지난 겨울 열린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도 이변을 연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선발전을 거쳐 대전 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단으로 선발된 대전이글스는 전국 최대 강팀으로 분류되는 대구 연합팀을 16강에서 마주하며 첫 위기를 맞았다. 대구지역 내 6개 아이스하키팀의 연합으로 구성된 대구와 맞붙게 된 대전이글스 선수들에게 도 감독은 모든 전술의 기본과도 같은 수비력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그는 "대구라는 강팀을 만나 긴장한 선수들에게 차분히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수비해야 할 지역을 단단히 틀어막아 상대방의 실수를 유발하고 역습을 노리는 게 저희 전술의 핵심이었죠. 강팀들을 수비로 잡는 게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도 감독의 지휘 아래 사기를 끌어올린 대전 대표팀은 대회 시작과 함께 기량을 발산하며 대구팀을 당황케 했다. 촘촘한 디펜스로 열세를 점차 극복해낸 대전은 11회전 연장전까지 진행된 혈투 끝에 대구를 1-0으로 잡아내며 '언더독의 반란'을 이끌었다.

이후 대전은 8강에서 충남지역 대표팀을 만나 3-2로 패배하며 대회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다음 대회를 도모할 수 있는 소중한 동기부여를 얻었다. 전국 아이스하키 생태계의 불모지 중 하나인 곳으로 지목되는 대전이 이뤄낸 최대 성과다. 선배 선수들의 활약을 곁에서 지켜본 대전이글스의 후배들도 꿈을 한층 더 높이 키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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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글스 소속 정선우(8세) 군이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저도 대전을 대표해 동계 전국체전에 출전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이날 정기 훈련에 참석한 정선우 군(8세)의 목표도 대전 대표 선수가 되어 동계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것이다. 미래의 대전이글스 주전 골리를 향해 나아가는 정선우 군은 코치님의 휘슬이 울리자 일사불란하게 빙판 위를 가르며 반사 신경과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훈련에 집중했다.

씩씩하게 훈련에 매진하는 그를 보며 스케이트장 관중석에서 흐뭇하게 미소 짓는 '열혈 팬'이 있다. 바로 그의 어머니 임선영(36세) 씨다. 매일 아침 정선우 군의 훈련 참석을 돕는 임선영 씨는 피곤한 와중에도 항상 즐거워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 본인의 피로도 함께 풀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 가족을 따라 아들이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됐다"라며 "고된 훈련에도 아이스하키를 재밌게 즐기는 아들을 보면 기특하다. 아들이 전국체전 주전을 목표로 삼은 만큼, 최대한 아이의 꿈을 지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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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글스 소속 김유준 군(10세)이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정선우 군과 함께 꿈을 매일 키워나가는 김유준 군(10세)은 아이스하키의 가장 큰 매력으로 성취감을 꼽았다. 골을 기록했을 때의 짜릿함과 상대 팀의 공격을 봉쇄한 뒤, 마침내 승리를 쟁취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에게 어떤 것과 비교해도 바꿀 수 없다.

그는 "골을 넣었을 때 드는 상쾌한 느낌과 상대 팀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의 성취감이 아이스하키를 계속하게 되는 이유다"라며 "저도 선배 선수들처럼 전국체전에 출전해 활약하고 싶다. 앞으로도 열심히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유준 군은 훈련을 함께 견뎌내는 동료 선수들에게도 "항상 옆에서 함께 노력해줘서 고맙다. 모두 함께 대전 대표가 되는 그날까지 같이 힘내자"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건넸다.



●대전이글스는…2005년 대전에서 창단한 아이스하키 클럽팀으로 유치부와 초등부, 중등부로 운영된다. 취미반, 선수 육성, 해외 교류 등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쉽게 아이스하키를 즐길 수 있도록 무료 체험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훈련 활동은 대전 서구 탄방동 남선공원종합체육관 실내 스케이트장에서 이뤄진다.

최근 주요 수상으로는 유·청소년 아이스하키 주말리그 3위(2024년 6월), 강릉 집결지 2차 리그 우승(2024년 7월), 유·청소년 아이스하키 주말리그 3on3 2위(2024년 8월) 등이 있다. 대전이글스 출신 국가대표 선수로는 진건호(U18·U20 국가대표), 김경민(U18 국가대표), 이남규(U18·U20 국가대표), 송준섭(U20 국가대표), 오경훈(U18 국가대표)이 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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